식유기2018. 1. 4. 19:08


이케아로 먹으러 가자!

사촌동생이 가구 사러 간다길래 쫓아 갔다.

<이케아 광명점>은 사람도 많고 가구도 많고....


가구를 쌓아놓고 팔다니 진짜 대단했다.

집처럼 꾸며놓은 부스에서 가구 번호를 적어와서 가구가 쌓여있는 곳에 와 번호에 맞는 가구를 찾아 구입하는 시스템이다.


쇼룸을 한 바퀴 돌면 끝부분에 엄청나게 큰 푸드코트가 나오는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하지만 식당이 크고, 자리가 많아서 줄은 금방 줄어든다. 줄을 서서 가면서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메뉴를 하나씩 집어야 한다. 곧 줄이 당겨질 것이라고 예상되니 마음이 다급해진다. 


가구를 보다가 배가 무척 고파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으 징그러운 가재가...


이게 뭐였더라... 북유럽 플레이트였던가...

정말 신비로운 현지의 느낌이었던 메뉴다. 연어도 좀 있고, 햄도 좀 있고, 채소에 미트볼, 감자까지. 이거 하나면 그냥 한 끼가 되었을텐데....

북유럽 스타일의 식사였다고 위로해본다.


연어 파스타.

이 메뉴야말로 무난무난했던 메뉴. 제법 괜찮았다.


훈제 연어랩

연어에 딜이 뿌려져 있고... 약간 상태가 별로인 감자 샐러드가 한 덩이가 올라가 있다.


닭다리와 치즈케이크까지 주문했더니 둘이 먹기엔 너무 많은 양이 되어버렸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진 않았는데, 이것저것 욕심대로 고르다 3만원이 훌쩍 넘어버렸다.

다급해 하지 않고 좀 여유있게 음식을 고르면 나았을 뻔 했다.


맛은 좀 별로긴 한데, 양이나 가격면에서는 훌륭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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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8. 1. 4. 18:27


홀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가 오랜만에 재 방문한 오사카.

가족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야겠다 마음 먹고, 어딜 가볼가 고민하다가 가까운 일본에 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길도 대충 아니까 부모님 안내도 해줄 수 있을테고. 무엇보다 예전 일본 여행 때 미처 가보지 못한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들은 하루 뒤에 출발하라고 하고, 나는 혼자 하루 일찍 오사카에 도착했다.



혼자 있는 하루 동안, 오사카 덴덴타운에 눌러 앉을 생각이었다.

이전 여행 때 마주쳤던 통천각(通天閣, つうてんかく)이 보이니 매우 반가웠다.

덴덴타운은 신이노미야 인근부터 시작해서 난바 옆의 닛폰바시까지 길게 뻗어있다.

아예 작정하고 덴덴타운을 구경할 목적으로 이 근처로 숙소로 잡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려고 에어비앤비(airbnb)에서 도미토리(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는 방)를 예약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게스트 하우스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며, 2인실을 사용하라고 단독 방을 주셨다.

게스트하우스는 아무래도 더 크고 청소할 곳이 많으니, 좁은 2인실을 내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신 듯 했다. 영어로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것도 너무 좋았다.


숙소 바로 옆에 덴덴타운이 있어서 실컷 구경했다.

뭘 살까 고민도 많이 했다. 특히 FSS(파이브 스타 스토리) 레진킷을 살까 말까 결정내리기 힘들었다. FSS 리부트 사태로 작가가 구 FSS의 디자인을 포기함에 따라 구 디자인을 구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돈을 아끼기로 결정...


몇 년 사이에 덴덴타운은 크게 바뀌었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가 여러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다. 대부분의 가게가 촬영금지 딱지가 붙어 있었다.

촬영은 하지 않고 열심히 구경했다. 몇 개의 프라모델 부품도 구입했다.


점심은 대충 도토루 커피에서 때웠다.

도토루 커피는 커피도 무척 저렴하고 와이파이도 되고 충전도 할 수 있고 여러모로 좋다.

일본 여행 때마다 요긴하게 이용하는 듯.


유명한 건프라 건물.


도시락 구입할 곳도 미리 찾아놨다.

덴덴타운 인근, 숙소 가는 길에 있던 <타마데 슈퍼>(スーパー玉出)이다.

저녁 8~9시가 되면 조리된 모든 식품들이 할인에 들어간다. 각종 도시락, 반찬이 반값!



덴덴타운 근처에는 오락실이 많다. 그 중 타이코스테이션에 들어가 보았다.

한국에서는 오락실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일본에선 대기업들 위주의 대형 오락실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인형뽑기 기계가 절반 넘게 있지만, 그 외에도 아케이드 게임류가 많이 있다.


한국에 들여와도 잘될 것 같이 보이는 드래곤볼 게임.

이런 건 수입해도 잘 팔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아케이드 시장은 리듬게임을 편향되어 있어 어떨지는 잘 모른다.


일본은 아케이드가 잘되니 특이한 형태의 조이스틱도 많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컨트롤러인지;;;;


이날 술은 난바역 근처의 로컬 선술집.

포장마차같이 생겼는데, 가게를 물색하던 중에 차 있던 두 테이블이 비어 사람이 없었다.

한쪽 구석에 들어가 사장님께 추천메뉴를 여쭈어봤다.

"오스스메와 도꼬데스까? - 추천메뉴는 무엇입니까?"

"오스스메 구다사이 - 추천메뉴 부탁해요."

짧은 일본어지만 이정도쯤은...


뭔가의 술을 추천받았지만 이름을 모르니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신한다.



토실토실한 연어 사시미.

상태도 좋고 간장과 와사비도 좋았다.

바닥에 시소잎(차조기)를 깔아주었다.

일본 선술집은 이렇게 1인분 정도 되는 적은 양의 안주를 많이 판다.

직장인들이 퇴근하면서 잠깐 들러 간단한 요깃거리와 함께 잔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처럼 회식자리니 뭐니 해서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술도 한 잔 더 시키고, 문어 튀김도 한 접시 시켰다.

일본어 메뉴판을 읽을 줄 아니까 이렇게 술집에서 주문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소금과 함께 내놓았는데, 찍어먹어보니 꽤 괜찮은 조합이었다.

보니까 옆집에서 튀김을 주문해서 옆집 고객에게도 제공하는 것 같았다. 이런 방법의 장사도 있군.

나는 이런 일본 선술집이 너무 좋다.



숙소로 돌아가다가 타마데 슈퍼(スーパー玉出)에서 몇 가지 도시락과 맥주를 샀다. 크으 정말 내가 사랑하는 조합의 저녁이다.



이튿날 아침.


오사카 덴덴타운 옆 동네의 유명한 맛집중 하나인 <야마토 우동>을 찾았다.

<야마토 우동>은 키츠 시장에 있었다. 아침 일찍 가니 줄 서있는 팀이 내 앞으로 둘이나 있었다. 이렇게 아침일찍....

그러나 현재는 폐업상태로 나온다.

오전 5시에서 오후 2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현재 영업시간이 아니라서 그런 건지 어떤 건지.

한 달전 평가도 나왔는데....


이렇게 푸짐한 튀김 우동을 판다.  (새우 튀김 고기 우동이었던가..)


옆자리에선 어떤 사람이 재털이를 달라고 하더니 담배도 피우고. (ㅋㅋㅋㅋㅋ)

할머니께서 맛 보시라며 키츠네(유부)를 한덩이 넣어주셨다.


우동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키츠네 우동과 타누끼 우동은 이름이 재미 있다. 키츠네는 여우이고 타누끼는 너구리인 셈인데, 키츠네 우동에는 간장에 졸여진 유부가 들어가고, 타누끼 우동엔 튀김가루가 들어간다. 여우 우동, 너구리 우동이라니 재미있는 이름이다.



무척 나이드신 할머니께서 장사를 하시던데 건강이 안 좋아지셨나. 폐업이 사실이라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위치는 아래




덴덴타운 옆에 텐노지(천왕사)가 있으니 좀 멀더라도 걸어서 가볼까 하고 천왕사에 갔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공사중으로 닫은 상태...;;;;

이른 아침이라 천왕사 학교에 가는 학생들만 구경했다.


테미즈야(手水舎).

테미즈야는 쵸즈야라고 하기도 한다. 손과 입을 물로 씻는 행위를 하는 곳이다.

국자(히샤쿠)에 물을 떠서 왼손, 오른손 순서로 헹구고, 왼손에 물을 담아서 입에 넣고 헹군다. 입을 다 헹구면 왼손에 한 번 물을 붓는다. 마지막으로 국자에 물을 담아 쳐들어 물이 국자의 손잡이를 적시도록 한다.


한적한 천왕사 앞 공원에서 산책이나 했다. 덴노지동물원쪽으로 걸었는데, 문도 열지 않았다.



모두들 출근하고 가게는 문을 닫아 한적한 통천각 거리.


통천각 앞에는 24시간 영업한다는 쿠시카츠집도 있다. 이 근방에는 로컬 음식점들이 참 많다.

가보지 않아서 맛은 장담할 수 없지만...



오전의 번화한 쿠로몬 시장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유명한 곳이 <마구로야 쿠로긴>(まぐろや黒銀), 참치회로 유명한 가게다.

참치회를 사서 안쪽의 식당에서 사먹을 수도 있다.

먹을만한 회가 2000엔 수준인데, 가격이 싸다는 느낌은 안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혼마구로(참다랑어)는 정말 비싼 음식이다. 일본 혼슈 북방에서 잡히는 참다랑어만이 혼마구로라는 이름을 달 수 있다. 흔히 먹을 수 있는 눈다랑어나 황새치 수준이 아니다.


이 날은 홀로 먹을 수가 없어서 가족과 함께 먹기로 하고... 패스.



마구로야 쿠로긴의 위치는 아래... 쿠로몬 시장을 걷다보면 한 사거리에 사람이 드글드글한 곳을 발견할 수 있다. 그곳이 바로 쿠로긴.





이 날 점심은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천지인> 부타동(돼지고기덮밥), 1000엔정도 한다.

어마어마한 양에 압도당한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맛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듯.

사실 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점심으로 먹기에는 나름대로 괜찮은 메뉴인 것 같았다.

대만인들과 한국인들이 참 많았다.




이날 가족들이 오사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 먼곳을 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전날 봐뒀던 프라모델을 사기 위해 돌아다녔다.


프라모델을 사면서 그중에 사진 찍어도 될만한 곳에서 사진 한 장.

일본의 피규어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로봇들. ㅠㅠㅠ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전철..

해가 늬역늬역 진다.


이날 무사히 간사이 공항에 도착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생과 카톡으로 위치를 주고받은 덕분에 지루한 입국심사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다음날부터 가족들이 사용할 스룻토 간사이패스를 미리 구입했다. 가족들의 여권이 필요해 미리 사둘 수는 없었다.


아버지께서 일본 최고의 음식을 드시고 싶다는데 뭘 선택해야 할까.



그러다 선택한 것이 <시장초밥> 난바점 (市場ずし, 시장스시라고 안적혀 있고 시장'즈'시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 오사카에서 벌어진 와사비 테러가 발생했던 그 집이다. 테러 파동이 발생하기 4달 전에 방문했던 것이다.

초밥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아주 싸거나 아주 비싼 집도 아니고, 이정도 가격이면 적당한 수준이랄까? 방문객 중에는 한국인도 많겠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일본인들이 훨씬 더 많았다.


아버지께서 두 피스에 만원짜리 마구로(참치) 대뱃살 초밥을 드시고 엄지를 치켜세우셨다. 한평생 먹어본 초밥 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하셨다. 네에. 네.

나는 아버지 시중을 드느라 거의 먹질 못했다. 신경질이 다 날 지경. 혐한이고 뭐고 아버지 미워 못살겠네.

아버지가 밥 다 드시고 가자 하실 때, 나는 한 개도 못 먹었다. 으 성질나.


뒤늦게 내가 좋아하는 초밥 위주로 주문...

성게알이 너무 먹고싶어 성게 초밥을 시켰는데, 완적 낙제 수준이었다.

꺼내기는 캘리포니아 산 성게라고 적힌 그릇에서 퍼왔는데, 캘리포니아가 성게는 맛이 없나?


연어알 초밥은 그런데로 합격.

터진 알도 조금 보였지만, 맛은 그럭저럭 있었다. 그 외의 초밥들도 맛있게 먹었다. 아무래도 100엔 초밥집들보다는 나은 듯. (물론 한국 초밥집들보다 나았다.)



도톤보리 천.

가족과 함께 번화가를 돌아다녔다.



역시 가장 유명한 곳은 보여드려야겠지 싶어 구리코 상에 잠시 다녀왔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해 둔 숙소로 이동했다.




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8. 1. 4. 15:28


오래전 친구들과 다녀왔던 순천, 전주 여행.

툭 하면 창녕 출장을 다니던 친구녀석이 창녕 한우가 횡성보다 훨씬 맛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순천에 가기 전에 쇠고기를 사 가자며 창녕에 들렀다.

창녕에 들린 김에 내가 꼭 우포를 가보고 싶었다고 하자 친구가 우포를 안내해줬다.





우포늪은 약 1억 4쳔만년 전에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습지로서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로 이루어져 있다.

우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큰고니, 큰 기러기를 비롯하여 청머리오리, 넓적부리 등 철새의 주요도래지이며, 가시연꽃, 줄, 부들, 생이가래와 같은 각종 수생식물과 어류, 수서곤충, 무척추동물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한다.

우포늪은 그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8년 3월 2일에 국제습지보전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을 뿐만 아니라, 1999년 8월 9일에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외래종인 뉴트리아가 살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

친구가 창녕 일을 하다가 뉴트리아 때려잡는 일을 하시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줬다.

뉴트리아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적되면서 마리 당 5000원인가 만원까지 현상금이 붙었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할아버지가 뉴트리아를 트럭 째로 갖다 주더란다.

공무원들은 이 할아버지가 뉴트리아를 키우고 있나보다 하고 어떻게 잡았냐 묻자, 할아버지는 몽둥이를 가지고 잡았다며 시범을 보이더란다. 공무원들은 잡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그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불쌍한 뉴트리아들.
어쩌다 머나먼 한국 땅에 와서 생태계 교란종이 되어서. ㅠ


수풀 속을 헤매보았지만 별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우포늪은 70여만평, 2.3km^2정도 된다. 

엄청난 규모의 습지가 아닐 수 없다.

(홈페이지에는 습지보호구역이 8500km^2이나 된다고 적혀 있다. 8.5km^2를 잘못 적은 거라고 생각된다. 창녕군 면적이 537km^2다. 홈페이지에 적힌 대로라면 습지보호 구역이 창녕군의 열 배가 넘는다고?)


약간 아침에 안개가 자욱할 때 왔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한 낮에 왔더니 땡볕이...;;;;;


창녕군은 양파로 유명한 지역이다.

당시 창녕은 한창 양파를 수확하던 시즌이라 여기 저기 양파 냄새가 자욱했다.

양파가 맛있는 곳은? 짜장면이 맛있다. (고 친구가 주장했다.)

그래서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 창녕 시내에 있는 <영신반점>.

역시 양파의 산지 답게 짜장면이 맛있다.




그 날 밤은 창녕에서 사온 한우를 구워 먹으며 순천의 펜션에서 숙박을 했다.


전날 민물의 습지를 봤으니 오늘은 바다의 습지다 하고 찾아간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입장료 8000원, 입장시간: 08:00~일몰)

순천만에는 갈대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갯벌에는 온갖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짱뚱어와 게들이 뛰노는 즐거운 갯벌이다.


갯벌은 어패류, 물새 등의 야생동물의 서식지이며 동시에 온갖 오염물질이나 토사를 여과하는 등 환경적인 가치가 큰 곳이다. 순천만에는 5.4km^2의 갈대밭과 22.6km^2의 갯벌이 있다.



순천만을 가로지르는 갈대숲탐방로와 데크를 걸어 지나면 용산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순천동천 건너 <용산>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약간만 올라가도 풍광이 제법이다.


전망대 끝에 가면 넓게 펼쳐진 순천만을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순천동천이 바다에 닿는 곳까지 보인다.


생태공원에는 갈대밭과 갯벌만큰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박물관도 많아 구경하기 좋은 듯 하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할 것 같았다.

(순천만 지도를 찾았더니 조류독감으로 임시 폐쇄했다.)





순천을 뒤로 하고 친구들과 전주로 향했다.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베테랑 칼국수>를 방문했다.

전주에 맛있는 음식이 많지만, 내가 좋아하는 식당 중 <베테랑 칼국수>는 단연 톱 순위권이다.

(나는 칼국수를 무척 싫어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먹기 좋아하는 칼국수 집들도 있다. <베테랑 칼국수>는 내가 인정하는 칼국수 집 두 군데 중에 한 곳이다.)

이 집은 칼국수도 맛있지만, 가쓰오부시가 아닌 멸치로 맛을 낸 메밀 국수(메밀 소바)도 맛있다.


뒤에 작은 주차장이 있어서 잠깐 차를 댈 수 있다. 혼잡하니까 걸어서 가는 것이 좋다.






이미 전주는 여러번 방문했던 곳이라 시내를 빠져나와 한가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를 마시기 위해 방문한 까페 <하루>.

전주시 근교 옥정호 인근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전주에서 27번 국도를 타고 임실군 근처까지 와야 한다.


한옥건물이 운치를 더해준다.

마침 도착하자마자 소나기가 쏟아진다.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진다. 툇마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매우 멋지다.


녹차 스무디와 쿠키. 

달지않고 녹차의 향을 아주 잘 표현한 것 같다.

쿠키 아래에는 녹찻잎.

씹어먹어보니 잎이 쌉싸름하면서 향긋하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던 녹차,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통에 까페 구석구석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참 분위기 좋은 까페.

웨딩 촬영도 심심치 않게 온다는 것 같았다.

까페 내에 울려퍼지는 피아노 연주곡에, 한옥 건물에서 마시는 녹차라니.

정말 분위기 최고였던 곳이다.




전주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전일갑오>


<전일갑오>는 '전일 갑오징어'의 약자겠지. <전일슈퍼>라고도 한다.

전주에는 <가맥집>이 유명하다.

이른바 가게 맥주집인데, 동네마다 가맥집이 있다. 아마도 슈퍼마켓에서 맥주를 사다가 가게 앞에서 술을 마시던 문화가 <가맥집>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슈퍼는 전국 어디에 가도 있었으니까. 이 전일갑오는 수퍼마켓 사장님께서 맥주를 팔며 말린 갑오징어와 황태를 구워 안주로 내오던 것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전주에서 가장 유명한 가맥집이다보니 이렇게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는다. 안에도 테이블이 있지만, 나와 친구들은 숙소에 가서 한 잔 하자며 테이크 아웃을 했다.


근처에도 가맥집이 많고 모두 황태와 갑오징어를 판다. <전일갑오>와 같이 다른 가게들도 특별히 조제한 간장소스를 함께 주는데, 맛이 약간 다른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일갑오> 쪽 간장소스가 더 맛있다고들 하지만, 사실 나는 소스 말고 다른 걸 더 쳐준다. 전일슈퍼의 황태는 얼마나 때려댔는지, 황태에 보푸라기가 잔뜩 일어 있다. 이 상태에서 황태를 구우면 보푸라기가 그대로 바삭하게 익으면서 특이한 식감을 가지게 된다. 스펀지 상태에서 구워졌달까? 정말 특이한 별미이다.


쫀득쫀득한 말린 갑오징어 맛도 일품이다. 그냥 오징어와 다른 향을 가지고 있고, 묘한 감칠맛이 돈다. 가맥집에서 주는 MSG 섞인 간장과 함께 찍어먹으면 소맥이 목구멍으로 콸콸 들어간다.







전날 과음한 상태로 정신을 못차리다가 해장을 하기 위해 나섰다.

전주에서 해장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역시 콩나물국밥이다?

3대 콩나물국밥집으로 손꼽히는 곳은 <왱이집>, <현대옥>, <삼백집>이 있다.

이 날은 <삼백집>으로 갔다.

왜 이름이 삼백집이냐? 예전에 사장님께서 국밥을 만들어 하루에 딱 300그릇만 팔았다고 해서 삼백집이다.


왱이집과는 다르게 수란 대신에 달걀후라이가 나왔다.


<삼백집>의 콩나물국밥.

달걀후라이에 김을 찢어 넣는 동안 국밥이 나왔다.

3대 콩나물국밥집들은 각자 특색이 있다.


왱이집이 칼칼하고 약간 맵다면 삼백집은 은은하게 감칠맛이 돈다.

세상에 많은 국물 요리 중 전주 콩나물국밥만큼 이해 안갈 정도로 맛있는 국물 요리는 없는 것 같다.

다른 음식들은 먹어보면 딱 어느정도 식재료가 떠오르는데, 이 콩나물국밥은 어디서 이런 시원하고 맛있는 맛이 나오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MSG는 곁다리가 분명하고, 이 시원함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 콩나물로 즙을 낸 걸까? 콩나물+무+다시마... 그 다음은 모르겠다. 너무 깔끔하고 시원하다.

이 날 최고의 음식 당첨.






이날 오전 관광은 완주 근처의 <송광사>로 향했다.


본래 백제 때 백련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하는 절이다. 


송광사 입구에서 보이는 금강문.



입구에 있던 4천왕 상. 용과 여의주를 들고 있는 서방광목천왕(좌)과 창과 보탑을 들고 있는 북방다문천왕(우).

사천왕은 사방을 수호하는 방위신이다. 불교에서는 불법과 사찰을 수호하는 호법신이다. 대게 천왕문에 설치된다.

이 사천왕은 진흙으로 만들어졌는데 인조 27년(1649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보물 1244호 종루.

1814년이나 1857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는 건물이다. 일반적인 종루는 사각형으로 지어지는 것에 반해 송광사의 종루는 십자 형태로 지어져 있다.


절에 갈 땐 늘 종루를 눈여겨 보곤 하는데, 종루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들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범종을 치는 것은 천상과 지옥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고, 법고를 치는 것은 짐승을 비롯한 각종 육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며, 운판을 치는 것은 공중을 날아다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천도하기 위함이고, 목어를 치는 것은 수중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다.



나한전은 1656년에 건립되었다. 오래된 건물인 것처럼 처마의 칠이 벗겨지고 있었다.

나한전엔느 석가삼존상과 16나한, 500나한이 봉안되어 있다.

송광사에서 가장 유명한 기도장소라고 하는 것 같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송광사. 주차장도 바로 옆에 있어 나들이 가기 좋다.





송광사를 들리고, 근처의 유명한 맛집 중 하나인 <화심순두부> 본점에 방문했다.



순두부 집에 가서 굳이 두부돈까스를 시키는 친구.

두부만 들어간 줄 알았는데 고기도 있었다는 듯.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두부전을 시키니 커다란 동그랑 땡이 나왔다.

퍼석퍼석할 것같은 기대와는 달리 촉촉하고 야들야들했다.

갓 부친 두부전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내 몫이었던 버섯 순두부.

원래 순두부 찌개는 좋아하지만, 이날 먹었던 순두부 찌개도 특별하게 맛있었다.

호남에선 어느 식당, 뭘 먹어도 맛있다.(치킨 빼고)





전주를 자주 방문하니 갈 곳이 <덕진공원>과 동물원밖에 남지 않았더라.

그래서 찾은 <덕진공원>.

전북대학교 커플들이 비밀연애를 하다가 꼭 이곳에서 들통이 난다고 하는 전설을 들었다.

덕진호에는 온통 연꽃이 심어져 있었다. 


아쉽게도 연꽃이 핀 것은 보지 못했다. 연잎이 둘둘 말리고 펴진 것만 보인다.

철을 맞춰서 오면 장관일 것 같은데....


친구 한 녀석이 일정이 있어서 빠지고 간단하게 저녁은 회로 때우기로 했다.


생선튀김이 무척 맛있었는데... 이게 우럭튀김이었던가.




이튿날 해장을 위해 방문한 <현대옥> 분점.

현대옥의 슴슴한 콩나물 해장국도 좋다.



함께 나온 수란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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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