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8. 2. 19. 19:45


상계역 뒷골목에는 술집들이 많은데, (개중엔 꽤 알려진 식당도 있지만) 썩 땡기는 집은 별로 없다. 친구와 함께 근처에서 술 한잔 하려고 연어 참치 전문점인 <홍연집>에 방문했다. 가게가 깨끗하고 자리가 넓어서 친구들과 술 마시기엔 매우 좋은 분위기다.


좀 더 예쁜 연어회라면 좋았을텐데, 연어에 기름기가 잔뜩 올라 있었다. 이정도면 괜찮은 편이다.


이날 일찍 방문한 탓인지 참치회는 해동이 덜 되어 있었다.

맛은... 음. 연어가 낫다.


간바레 오또상(31000원)

일본 마트, 편의점에서 '마루'와 함께 흔하게 보이는 술. 개인적으로는 팩사케는 요리에 넣는 술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 계열은 많이 마시면 뒷날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다.

간단하게 마시려 팩사케를 시키고....


연어+참치 세트(22000원)

연어+참치 무한제공이 1인당 14900원(초등학생 9900원)인데, 많이 먹을 사람은 무한으로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굳이 연어+참치 세트 하나만 먹은 것은, 생선구이도 먹고싶어서.....


네코준마이(15000원)

500ml, 13.5% 알콜의 저렴한 사케다. 막 마시기엔 좋을 듯. 노란색 덕분인지 바나나향과 같은 달콤한 향기가 조금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썩 맛있는 느낌은 아니지만 고양이는 귀여우니까.


네코준마이를 시키면 (기간한정인지 잘 모르지만) 이렇게 예쁜 고양이 인형을 선물로 준다.


메로+연어머리 구이(14900원)

생선구이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메로다. 메로는 쫄깃쫄깃하고 두툼하고 큰 살이 매력이다. 커다란 연어머리 구이도 맛이 있다.


타코야끼(6900원)

속이 부드러워 좋았던 타코야끼다. 개인적으로는 오버쿡 되어 딱딱한 타코야끼를 싫어하는데, 보통 장사가 잘되어 회전률이 좋은 타코야끼집에서 주로 부드러운 걸 먹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먹는 것보단 가격이 비싸지만 술 한잔 한다면야.


영업시간 17:00~02:00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19. 12:50


<이찌고이찌에>는 홍대입구 5번과 6번출구 사이에 있는 수제야키토리(일본식 닭꼬치) 집이다. 

가격도 적절하고 꼬치도 맛있게 하는 집인데 사진이 별로 없어서 포스팅을 잘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숨겨져 있는 맛집도 아닌 게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 옆집의 보쌈집으로 간 적도 있다. (휴무일을 체크하지 못해 발길을 돌렸던 적도 있고....)

일식 꼬치집 특유의 분위기라 일본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베이컨토마토(4500원)

닭고기를 못 먹는 사람이 있어서 야채와 기타 등등의 메뉴를 중심으로 주문해야 했다. 닭고기 꼬치 몇 개와와, 파 꼬치, 표고버섯 꼬치를 시켰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상당히 맛있었다.


꼬치집에 가면 늘상 시키는 대파꼬치(2000원)

대파는 불에 구우면 달큰한 맛이 생긴다.


타코와사비(7000원)


명란구이(8500원)

기타 메뉴들도 팔고 있었는데, 명란구이가 꽤 맛있었다.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연어나 바게트 빵에 명란젓을 발라 굽는 메뉴들도 있어 보기 드문 메뉴는 아닐 듯 하다. 

이외에 타코와사비 등을 시켰는데, 타코와사비는 그저 그랬다.


야끼교자(4000원)


감자 샐러드(6000원)


술은 간단하게 한라산으로.

난 왜 이렇게 한라산 소주가 좋은지 제주도 가서 살아야 할 듯 하다.(X마트에서 팔고 있긴 하지만....)

찾아보니까 사진들이 좀 더 나와 포스팅에 추가하였다.


영업시간 18:00~01:00 일요일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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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18. 16:02


평양냉면 맞집 랭크를 굳.이. 만든다면 빠지지 않는 식당에 <우래옥>이 있다. 1940년대부터 꾸준하게 사랑받아 왔기 때문에, 어르신 사이에서도 맛집으로 통하고 있고 충성도도 굉장히 높은편이다. 또한 평양냉면의 맛에 빠진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우래옥>은 미쉐린가이드에도 소개된 바 있다.

개인적으로는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집이라고 자주 찾지는 않지만, 가꿈 <우래옥> 평양냉면 국물의 육향이 생각나 찾곤 한다. 오픈시간에 맞춰 2~30분 일찍 가도 사람들이 종종 있곤 한다. 항상 갈 때마다 느끼지만 연령대는 어르신들이 압도적으로 높은 듯.


평양냉면(13000원)

백김치와 무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점이 특징. 고춧가루가 뿌려져 있지 않고 쪽파가 썰어져 있는 것이 다른 식당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이다.

국물맛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이다. 우유맛과 비슷한 강렬한 쇠고기 육향이 코로 확 밀려들어온다. 물과 기름을 섞게 하는 유화제를 쓴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물론 그랬을리는 없고 육수를 낼 때 유퉁(乳筩, 젖가슴살)을 쓰지 않았을까 막연하게 추측할 뿐이다. 

면발도 좋고 육수도 좋다. 고명이 시원해 냉면과 잘 어울린다. 냉면 맛집을 몇 개만 선택하라면 <우래옥>을 제외하기 어렵다.


이 강렬한 육향은 호불호가 좀 있는 편이다, <을밀대> 냉면만 먹어본 사람이 간다면 당혹스러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가격이 상당히 높은 점은 초심자에게 상당한 불만으로 다가올 것이다. 때문에 <의정부평양면옥>의 냉면들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에게만 추천하는 편이다. 특히 평양면옥을 먹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는 비추천인 식당이다.


영업시간 11:30~21:30 명절휴무 월요일휴무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15. 18:12


빙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한국식 빙수야 얼음을 갈아 단팥과 연유를 넣어 먹는 것을 기준으로 다양한 토핑을 올리지만 대만의 경우엔 대패로 갈아낸 결이 보이는 빙수를 만든다. 일본식 빙수는 얼음을 갈아 시럽을 뿌려 먹는데, 사실 애니메이션이나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본 적은 없다.

망원동 <도쿄빙수>는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일본식 빙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언젠가 짱구 만화를 보았을 때, 짱구가 갈아낸 얼음 위로 시럽을 뿌려 먹고 아픈 머리를 쥐어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후지산말차 빙수

가격대가 약간 높긴 하지만 양이 많아 적절한 느낌이 든다. 가느다란 얼음알갱이라 식감도 좋고 맛도 좋다.

토마토빙수가 매우 유명하다고 한다. 다른 빙수를 먹고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계절한정이라고 한 것 같았다. 무난한 말차빙수 한 그릇 뚝딱.


월요일 휴무, 평일 12:00~20:00, 토요일과 공휴일은 12:00~22:00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13. 23:31


서울에서 평양냉면집으로 손을 꼽으라고 하면 여러집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 손 꼽기 꺼려하기 어려운 집 중 하나가 바로 <봉피양>이다. 혜성같이 나타나 그동안 서울을 주름 잡던 <우레옥>과 <의정부평양면옥>계열의 냉면집들을 상대하여 당당히 순위권에 얼굴을 내비쳤다. 그 이후로 <봉피양>을 최고의 평양냉면 맛집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벽제갈비>에서 평양냉면을 본격적으로 브랜드화하여 <봉피양>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제는 벽제갈비라는 이름보다는 봉피양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해졌다. 때문에 <봉피양>은 평양냉면도 맛있지만 갈비도 맛이 있다.


돼지본갈비(1인분 25000원)

냉면 먹으러 왔다가 본의 아니게 술 한잔 하겠다는 일행이 생겨 갈비를 몇 개 시켜 먹었다. 돼지갈비 치고는 가격대가 살짝 높긴 하지만, 본가가 <벽제갈비>인만큼 가격만큼의 맛은 보장한다. 육질과 맛 모두 최고다. 


<봉피양>은 한우가 유명하지만, 그건 회식 때나 먹구요. 회삿돈 아니면 쉽게 먹을 수 있을 리가... 술 한잔 하기엔 돼지갈비로도 충분하다.


순면(17000원, 그냥 평양냉면은 13000원)

<봉피양>의 냉면 가격은 다른 평양냉면집과 비교해봐도 너무 비싼 것은 사실이다. 면발과 국물 맛만은 기가 막히게 좋다. 상상 속에서 존재하는 평양냉면의 이상적인 모습과 똑 닮아 있다. 가격을 빼면 평양냉면 매니아 사이에서 거의 백점 만점에 백점 수준.

그냥 평양냉면은 메밀 함량 80퍼센트이고, 순면은 100퍼센트이다. 사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메밀 100퍼센트'를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메밀 함량에 목 매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순면을 먹어야 하나 싶다.


영업시간 11:00~ 22:00 (주문가능시간 21:15분)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집 줄 세우는 짓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가는 집이 있기는 함) 매일같이 방문해도 때때로 맛이 다른 것이 국물맛이고, 면발맛이다. 평양냉면집들은 고유한 특징들이 있어서 서로 비교하기도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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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12. 15:34


상수역 근처의 <쿠시무라>는 정통 일본식 꼬치요릿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무수히 추천 받았고, 나도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기 주저하지 않는 집이다. <쿠시무라>는 실제 일본의 꼬치집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다만 가격대나 웨이팅, 좁은 실내는 각오해야 한다.

사진첩을 뒤져보다가 꽤 오래전 방문했던 사진이 남아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다.


기본 안주로 양배추가 나오고...

달큰한 양배추는 술 한 잔 하는 동안 주워먹기 좋다. 이전에 일본에 방문했을 때 쿠시카츠 집에서 양배추 썰린 것에 달콤 짭짤한 꼬치 양념을 부어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제는 한국의 일식 주점에서 흔히 쓰는 기본 안주가 되었다.


월계관 누벨 쥰마이긴죠 (50000원)

좋은 일본요리를 먹을 때는 일본술이 제격이다. 소주를 즐겨 먹는 나도 사케를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사케도 좋긴 한데... 내 경우엔 사케를 마시면 숙취가 생긴다. 팩청주의 경우 숙취가 정말로 심하다. 아무거나 사마시면 다음날 죽는 수가 있다. ㅠ


아스파라거스베이컨(5000원)

맛없기 어려운 조합. 오독오독 달콤한 아스파라거스에 짭쪼름한 베이컨을 말아 굽는 메뉴다. 방울토마토를 말아 굽는 메뉴도 있었지만, 아스파라거스가 맛있으니깐...


사사미(닭 안심, 4500원)

닭 가슴살의 겉면을 살짝 익혀 와사비와 함께 먹는 꼬치다. 닭 육회를 먹는 기분인데, 이건 잘 모르겠다. 나는 한번 더 강불에 겉면만 바짝 빠르게 익히면 좋을 것 같다.


네기(대파, 2500원)

야채 꼬치는 맛있다. 닭+대파 꼬치도 있지만, 파구이가 유난히 맛있고 좋아하므로 파만 시켜 먹었다.


나스(가지 3000원)

마찬가지로 야채를 좋아해 시킨 가지 꼬치. 한국식으로 조리하지 않은 가지요리는 전세계 어딜 가도 맛있다.


카와(닭껍질, 4500원)

닭껍질 꼬치는 일본식 꼬치요리 중 가장 맛있는 꼬치 중 하나이다. 바작바작한 식감도 훌륭하고 기름진 맛도 좋다. 닭껍질을 이렇게 훌륭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꼬치집에 가면 거의 무조건 시키는 메뉴이다.


소리레스(고관절주변살, 5000원)와 야끼오니기리(구운 주먹밥, 3000원)

'고관절주변살'은 잘 모르는 부위인데 아마도 날개나 다리의 관절부위에 작게 나오는 부위인 듯 십다. 탄력이 넘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야끼오니기리는 주먹밥에 간장양념을 발라 구워낸 요리인데, 누룽지같은 식감이 있어 재미있는 맛이었다. 나는 술 마실 땐 밥을 먹는 편이 아니라 그다지 당기는 메뉴는 아니었다.


마시멜로(3500원)

훌륭하게 구워준 마시멜로. 일행이 구운 마시멜로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해서 주문했다. 구어진 마시멜로는 살짝 부풀어오르며 겉이 마르는데, 그 속은 열을 받아 녹은 부드러운 마시멜로 크림으로 차 있다.


<쿠시무라>는 워낙 유명한 집이라 구구절절 설명을 할 필요가...

맛있고, 분위기도 좋아서 항상 탑순위에 들어가 있는 일품 일식당 중 하나이다.


영업시간 19:00~04:0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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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9. 11:34


동대문에서 맛집이라고 할만한 집이 그다지 없다고 생각한다. 이따금 보석같은 집들이 있는데. 종로의 <백제정육점>도 그런 집 중 하나이다. 동대문에서 20여분을 걸어서 찾아가야 하지만 그렇게 해도 좋을 식당 중 하나이다.(사실 종로쪽에 가면 갈 수록 먹을만한 집들이 늘어나긴 한다.)

<백제정육점>의 육회비빔밥은 엄지척을 내밀기 주저하지 않는다. 맛, 가격, 특별함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인근의 유명 육회 맛집들과 견주어봐도 특히 그렇다.


육회비빔밥(7000원)

<백제정육점>의 육회비빔밥에는 육회와 부추 무침이 함께 들어간다. 육회는 배를 썰어넣어 시원하고, 부추무침은 액젓을 넣어 감칠맛이 강하게 돈다. 이를 함께 비벼 먹으면 맛있기 이를데가 없다. 젓갈맛이 강하게 도는 부추무침은 거의 '신의 한수'다. 육회와도 정말 잘 어울리고 비빔밥을 더욱 맛있게 한다. 육회 양도 푸짐해서 먹고나면 속이 든든하다.

사실 <백제정육점>엔 이 육회비빔밥을 먹으러 점심 주로 찾아갔다. 다른 분들은 국밥도 많이 드시고, 고기도 구워 드시지만 한 번도 다른 메뉴를 먹어본 적이 없다.


육회(28000원)

비빔밥이 아닌 육회 한 접시. 감칠맛이 도는 부추무침이 들어간 비빔밥이 생각난다면 양념밥(2000원)을 시켜 비벼먹을 수 있다.

사실 인근 동대문 광장시장의 유명 육회 맛집으로 알려진 <자매집>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자매집>의 육회는 살코기로 정갈하게 만들었다면, <백제정육점>의 육회는 지방이 섞인 냉동육을 썰어 거칠게 만들어냈다. 배와 대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입 속에서 맛이 폭발한다. 두 집 모두 좋아하지만 우열을 가르기엔 각자의 색채가 다르다.


영업시간 11:30~22:3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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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8. 11:09


오랜만에 친구집에 방문해 술을 마시기로 해서 잔뜩 들떠 있었다. 안줏거리를 사가지고 가기로 하고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문득 <만족오향족발>을 떠올렸다. 친구들과 야구장을 갈 때 곧잘 들러 족발을 포장해 갔었다. 서울 3대 족발 맛집이라느니 5대 족발 맛집이라느니 이상한 문구로 포장되고 있는 집이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포장이 깔끔하게 되는 집은 흔치 않았고, 맛도 나쁘지는 않았다. 

시청 지하철 역을 나가다보면 오향 냄새가 풍겨오는 출구가 있다. 그곳이 바로 <만족오향족발> 시청본점 근처다. 아직까지 매장 내에서 먹어본 적은 없고, 늘 포장을 해 바깥에서 먹었다. 웨이팅이 길게 늘어선 장면을 늘 봤었는데 이날은 그것이 없었다. 매장에 미슐랭가이드 빕구르망 2017, 2018년에 연속으로 선정되었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족발은 중자 32000원, 대자 38000원, 특대자 53000원이다. 


포장된 족발 중자.

<만족오향족발>은 다른.... '3대 족발집?'이라고 불리우는 집들보다 맛이 달달 달큰하다. 오향을 넣고 함께 끓여내 향기롭다. 아마도 맛집으로 불리우는 최대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싶다. 

추운 날씨에 먼길을 오는 바람에 족발이 차게 식었다. 족발끼리 서로 엉겨붙어버린 바람에 떼내느라 고생했다. 여름에 포장해오면 이런 일이 없는데, 유난히 추운 올해 겨울 날씨 탓이다. 겨울 탓인지 고기가 유난히 쫀득쫀득하다. 따뜻할 때 먹으면 부드러운데....


족발에는 양배추 채썬 것과 양배추에 부어 먹는 마늘 소스, 그리고 오이, 양파 마늘, 부추 무침, 생채, 쌈장, 산고추 절임이 함께 포장된다. 쌈채소가 없지만 이 구성은 포장해갈 때 매우 좋다. (저 산고추를 할라피뇨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저것은 중국에서 '산고추'를 수입해 만든 짱아찌다. 한국의 식당에서 흔하게 쓰는 반찬)


이날 함께 주문해 간 <형제상회> 모듬회.

다른 안주를 먹어야 해서 약간 고급부위로 적게 먹으려고 2인분 8만원짜리로 주문했다.


연어 뱃살, 방어뱃살, 도미 배꼽살, 광어 지느러미가 접시의 윗부분에 잔뜩깔렸다. 방어뱃살의 크기로 보아 상당한 '대방어'를 잡은 듯 하다. 이날은 회 상태가 아주 좋았다. 이날 모여 술을 마신 모두가 크게 만족했다.


<만족오향족발>에서 사온 족발과 모듬회를 깔아놓고 한 상. 즐거운 술자리가 되었다. (결국 이마저도 부족해서 안주를 추가 주문했지만...)


만족오향족발 시청점 영업시간: 평일 11:00~22:30, 주말 14:00~21:50,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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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30. 12:47


최근에는 <평래옥>의 초계탕이 조명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초계탕을 먹으러 찾는다. 하지만 <평래옥>은 오랫동안 평양냉면으도 사랑받았던 집이다. 나는 주로 평양냉면을 먹으러 찾아간다. <평래옥>의 평양냉면은 <의정부평양면옥> 계열과는 또다른 색다른 맛이라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명동성당과 비교적 가까워 놀러 나갔다가 즐겨 찾기도 한다.


<평래옥>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한 접시씩 맛을 보라며 제공하는 매콤한 닭무침이다. 원래는 20000원씩 주고 파는 메뉴인 것 같은데, 혼자 방문할 때도  이렇게 맛을 보라며 한 접시씩 주니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닭무침을 집어먹을 때마다 소주 한 병씩 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평양냉면(10000원)

얼갈이 배추가 올려져 있는 것이 <평래옥> 평양냉면의 특징이다. 이곳 말고는 어떤 평양냉면집에도 얼갈이 배추를 쓰지 않는다. 때문에 평래옥의 국물은 알싸한 얼갈이의 향이 감돈다. 육수에 고기 향뿐만 아니라 야채의 풋내도 함께 나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다른 평양냉면 집과 비교 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만)

<평래옥>은 냉면을 싫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찾아갈 수 있는 식당이다. <평래옥>엔 평양냉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북식 만둣국이나 초계탕 등의 식사도 함께 판매한다. 초계탕도 제법 맛있다. 2인분 이상부터 주문 가능한데, 커다란 그릇에 담아져 나누어 먹으라며 국자와 함께 서빙된다. 새콤 알싸하고 시원한 국물에 메밀면을 말아 먹는 맛이 좋다. 닭고기와 얼갈이, 오이, 양상추 등이 듬뿍 들어 있어 푸짐하기 이를 데 없다.


초계탕 13000원(2인 이상), 평양냉면 10000원

영업시간 11:30~15:30, 17:00~22:00 일요일 휴무, 라스트 오더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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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9. 13:38


쌀국수집을 처음 추천받았을 때, <미분당>이라는 이름도 낯설고 딱히 기대하지 않았다. 웨이팅이 조금 있길래, 낯선 결제 시스템에도 놀라고, 약간 복잡한 것 같아 크게 당황했다. 모르는 것이 많아 어리둥절하던 사이 <미분당> 쌀국수를 처음 받고 깜짝 놀라버렸다. 고기 고명이 왜 이렇게 많이 올라가 있던지...

이후에 신촌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미분당>에 곧잘 방문하게 되었다. 거의 최애식당이 되어버린 것이다.


차돌,양지,힘줄 쌀국수(9500원)

즐겨 찾는 쌀국수 메뉴, 몇 조각의 힘줄(스지)을 먹고싶어 시킨다. 차돌, 양지, 차돌+양지, 힘줄 쌀국수가 있다. 차돌+양지+힘줄은 다양하게 먹어볼 수도 있어 매력적인 메뉴다.

일단 고기와 숙주가 듬뿍 올라가고 국수도 많이 들어 있어 양으로 압도한다. 국물도 시원하고 정말 좋다. 단... 전혀 동남아식 쌀국수 국물 맛이 아니다. 이건 그냥 한국식 쌀국수다. 복잡미묘한 맛의 베트남식 쌀국수를 기대한다면 많이 실망할 지도 모른다. 고수를 요청해 고수와 절인양파를 함께 넣어 먹으면 그럭적럭 이국적인 맛이다.


가게 밖 기계에서 미리 주문계산 후 들어와 식사하는 형태이다. 바Bar로 되어 있어 여러사람이 앉기에는 힘든 구조로 되어 있다. 등쪽에 옷걸이에 옷을 걸거나 의자 옆에 가방을 걸어놓고 혼밥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혼자서 식사하기 좋다.


고수를 달라고 하면 그릇에 크게 담아주신다. 고수를 얹어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다. 앞그릇을 하나 주는데, 그 그릇에 면과 고기, 채소, 절인양파를 덜어 기호에 맞게 소스를 넣어 비벼 먹어도 좋다. 머리 위의 찬장에 개인별로 2종류의 핫소스와 해선장이 놓여 있다. 매우 매운 핫소스가 있으므로 조금씩 맛을 보고 가감하는 것이 좋다.

쌀국수 위에는 청양초가 썰어져 올라가 있다. 기본적으로 약간 칼칼한데, 더 매운 것을 원하면 매우 매운 소스를 한 바퀴 돌려줘도 좋겠다.


차돌박이 쌀국수 7500원, 양지 쌀국수 8000원, 차돌양지 쌀국수 8500원, 차돌양지힘줄 쌀국수 9500원, 힘줄 쌀국수 10000원, 하노이 맥주 7000원, 사이공 맥주 6500원

여름에 하노이, 사이공 맥주와 함께 먹으면 정말 좋다.


영업시간 11:00~15:00, 17: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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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7. 10:26


학창시절 일본 라멘을 먹으러 수도 없이 <부탄츄>를 찾아갔다. 국물도 정통 돈코츠 맛을 내는데다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라멘이다. 무엇보다 야채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최고 장점이다. 숙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할 것이다.

걸어서 찾아갈 수 있는 거리는 신촌점과 홍대점이 있었고, 그 중 홍대점은 훨씬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더 자주 찾아갔다.


토코돈코츠라멘(7000원) 치지레멘, 소스 적게, 마늘 보통, 숙주 많이, 파 많이

<부탄츄>는 육수의 종류, 면의 종류, 소스의 양, 마늘의 양, 숙주의 양, 파의 양을 차례대로 정할 수가 있다. 

토코톤코츠, 토코시오톤코츠, 쇼유톤코츠, 시오톤코츠를 정할 수 있다. 토코톤코츠는 쇼유톤코츠는 간장으로 맛을 낸 육수이고 '시오'는 소금으로 맛을 낸 육수이다. 토코가 들어간 것은 돼지뼈로 우려낸 걸죽한 육수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약간 맑은 국물이다.

면의 종류를 선택해 굵기를 조절할 수 있다. 호소멘<치지레멘<드래곤멘 순으로 두꺼워진다. 나는 약간 두꺼운 면을 좋아한다.

보통 소스가 적으면 깊은 맛이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본 돈코츠 라멘에서 소스는 간을 담당한다. 국물의 깊은 맛은 어차피 우러나온 육수가 담당하므로 소스의 많고 적음은 의미가 없다. 대개 일본라멘은 한국인 입맛에 너무 짠 경우가 많으므로 난 항상 소스를 적게 한다.

숙주와 파를 많이 넣으면 푸짐해서 좋다. 개인적으로 챠슈나 달걀을 등을 추가하기보단 야채를 푸짐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숙주를 좋아한다면 많이 넣는 것을 추천하지만, 그 푸짐한 숙주에 질려버려 태반을 남기는 사람을 여럿 봤다.


쇼유돈코츠라멘(7000원) 치지레멘, 소스 적게, 마늘 보통, 숙주 많이, 파 많이

<부탄츄>신촌과 홍대에서도 알아주는 라멘 맛집 중 하나이지만, 명백히 홍대점이 신촌보다 낫다. 육수를 잘못 끓였거나 청결도가 의심되는 맛이 빈번하게 났다. 

신촌점 방문 중에 '숙주 많이'로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매번 숙주가 떨어졌다는 둥, 명절이라 숙주를 구할 수 없다는 둥 직원분이 변명을 했다. 그래서 신촌점은 늘 숙주를 아예 포기한 상태로 방문했다. 추가로 주는 것이 싫으면 차라리 유료로 돌렸으면 좋겠다. 떳떳하게 돈 내고 사먹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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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6. 15:06


전기구이통닭은 각별하다. 나이 먹고 뒤늦게 입맛을 들였던 음식이다. 내가 번 돈, 월급으로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통닭을 사먹고 혼자 감동했던 음식이다. 만원에 전기구이통닭 2마리를 살 수 있었던 때였다. 6000원짜리 닭 한마리를 사다가 소주에 먹으면 돈이 만원이 채 나가지 않았다.

그 후 길거리표 전기구이가 폐사한 닭을 사용한다고 위생문제가 심각하다며 뉴스매체에서 지적한 것을 보고 사먹는 것을 그만두었지만, 속살이 부드러운 전기구이 통닭의 맛은 잊혀지지가 않았다. <영양센터>라는 곳에서 전문적으로 전기구이를 판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 이후의 일이었다.

튀긴 치킨이 싫어서 늘 바베큐치킨이나 먹으러 다니던 시절, 우연찮게 <영양센터>를 혼자 발견했다. 그 곳에서 파는 전기구이통닭 맛이 딱 내 입맛에 맞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즐겨가던 곳이 노원 <영양센터>다. 인근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삼계탕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늘 전기구이통닭을 먹으러 갔다.


전기구이통닭(15000원)

사실... 길거리표 전기구이통닭은 냄새가 나서 먹을 수가 없다. 그런 통닭은 냄새가 나는 부위를 제거하지 않아 늘 꼬리부분과 날개부분은 남기기 일쑤였다. 그런 음식과 영양센터의 통닭을 비교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영양센터>의 통닭은 껍질이 바삭하고 속살이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것이 특징이다. 오래동안 구워서 방치되었다면 속살이 뻑뻑하고 딱딱할텐데, 신선한 통닭은 그런 것이 없다. 살을 찢어 소금에 콕 찍어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입이 심심하면 치킨무와 샐러드를 함께 먹으면 좋다. 


나름 <영양센터>라고 스프와 모닝빵을 주문할 수 있다. 아마도 <영양센터> 50년 전통의 메뉴이겠지. <영양센터>의 매장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이런 가게들이 점점 사라진다니 정말 애석한 일이다.


닭개장(6500원)

술을 마실 때, 전기구이통닭과 함께 시키면 좋은 것이 닭개장이다.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은 느끼한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치킨무나 샐러드와는 다른 차원의 개운함이다. 2인 이상 방문해 술을 마실 때는 무조건 닭개장 하나를 주문해 치킨과 먹어야 한다. 이만큼 좋은 안주가 없다.


안 간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그새 매장 자리를 옮긴 것 같다. 날씨가 풀리면 한 번 방문을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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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6. 14:24


1960년. 명동에서 전기구이통닭으로 치킨의 신세계를 열었던 식당이 있다. 명동의 <영양센터>는 한국 치킨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집이다. 삶아먹는 법만 알았던 닭을 전기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명동의 회사원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치킨을 선사했던 것이다. 나는 어려서 잘 모르지만, 그 당시에 전기구이 닭 한마리를 포장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모습은 성공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한국의 치킨 시장은 림스치킨을 거쳐 켄터키후라이드치킨을 본격적으로 모방에 현재에 이르렀지만, 그 5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도 <영양센터>는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다.(치킨의 역사는 대한민국 치킨전에 잘 나와있다.)

<명동영양센터>는 아직도 명동 한가운데에 남아 55년 전통을 자랑하며 관광객들과 명동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삼계탕과 전기구이통닭을 판매하고 있다. 당시의 치킨맛, 전기구이치킨의 맛을 느끼기 위해 <명동영양센터> 본점을 찾아갔다.


통닭정식(런치스페셜, 10000원, 평일 오후 4시까지, 휴일 2시까지)

점심에 찾아 런치스페셜을 주문했다. 전기구이치킨 반마리와 스프, 모닝빵과 잼, 치킨무와 샐러드가 식판에 담아져 나왔다. 

너무... 옛날스럽다. 모양새가 별로다. 초라하다. 특히 저 모닝빵과 스프는 뭐랄까. 좀 더 성의가 있으면 좋았을텐데. 옛날엔 이렇게 서빙이 되었다는 걸 재현한 걸까? 아무리 그래도 빵 하나와 양배추 샐러드, 스프라니 이래도 되는 걸까? 같이간 동료가 군대 짬밥이 생각난다고 한다.

이런 메뉴라면 먹는 방법은 잘 알고 있다. 스프에 후추를 톡톡 뿌려서 먹고 모닝빵에 잼을 발라 먹거나, 모닝빵의 반을 갈라 속에 잼을 바르고 샐러드를 넣어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군대에서 먹은 군대리아 먹는 방식이다. ...;;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잘 염지된 닭을 맛있게 구워냈다. 과연 전기구이통닭만큼은 최고의 수준이다. 특히 술 한 잔,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메뉴다. 모닝빵과 스프의 구성에 실망할 것 같다면 그냥 치킨을 시켜 맥주 한 잔 들이키며 먹어도 좋을 것 같다. 그냥 전기구이통닭은 15000~16000원 선에 판매한다.

치킨의 맛은 추억 그 이상이지만 정식의 맛은 추억 그뿐이다. 그러나 다음에 또 점심시간에 찾게 되면 분명히 통닭정식을 시킬 것이다. 각자 식판에 통닭 반마리씩 놓고 사이좋게 다리 하나 날개 하나를 먹는 것은 정말 이상적이다. 어린시절 가정에서 닭을 시켜놓고 다리 한 쪽 날개 한 쪽을 못먹어봤던 추억을 생각해보면 특히 그렇다.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6. 14:00


충무로에서 일하던 시절에 날씨가 추워지면 늘 저녁을 먹으러 가던 집이 있었다. 매운 건 먹고싶지 않고 뜨끈한 국물이 먹고싶어지면 항상 우동을 찾게 되는데, 그럴 땐 <동경우동모밀>에 찾아갔다.

사무실 근처이기도 했고,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서 정말 좋아했던 가게이다. 특히 일요일에 문을 연 식당이 별로 없을 때, 이 집만은 문을 열어 장사를 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우동정식(6000원)

따끈한 우동에 유부초밥 4개를 합해 6000원에 판매했다. 국물맛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본식 우동 국물 맛이다. 사누끼(여우의 일본말, 유부를 넣은)에 다누끼(너구리의 일본말, 튀김부스러기를 넣은)를 합친 우동이다. 고명이 다양하고 많다.


날씨가 추운 날이면 늘 생각나던 따끈한 우동. 가정적이고 정감있는 우동이다. 별 것은 없어도 늘 사랑스럽고 생각나는 맛이다.

모밀(6000원, 정식은 8000원)도 먹을만 하다.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4. 16:09


어느 일요일에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메이탄> 상계점에 방문했다. 지나가다 본 곳이라며 찾아갔다가 만석에 기다리는 사람이 꽤 있어서 30여분을 기다린 것 같다. 근처 교회에서 단체손님이라도 받은 듯 했다. 여러 가족 손님들이 기다리는 인파를 보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약간 기대되는 상황....

입점한 지 얼마 안되었는지 실내가 매우 깨끗하고 쾌적했다. 가족단위 방문이 많은 이유가 있는 듯.


기본으로 제공되는 게살스프와 샐러드.

게살스프는 잘 먹지 않지만 웨이팅에 배가 고픈 나머지 후르륵 들이켜버렸다. 샐러드는 평범하지만, 이렇게 주는 식당을 좋아하는 편이다. 식사 때 야채를 먹는 것이 너무 좋다.


기본찬으로는 단무지와 양배추초절임, 짜사이(榨菜, 착채, 자차이, 청채두(靑菜头)라는 식물의 뿌리)가 제공된다.

짜사이도 좋아하지만, 양배추초절임도 매우 좋아한다. 단단하게 씹히면서 새콤한 느낌이 너무 좋다. 짜사이의 양념상태는 평범한 편. 직원분이 계속 리필해주시는 것이 너무 친절하다.


동파육야채차우(Small, 24000원)

이 날의 베스트 메뉴인 동파육이다. 표고버섯, 죽순, 아스파라거스, 목이버섯, 청경채, 피망, 브로콜리 등 야채가 풍부하게 들어간 것도 너무 좋고, 오향 소스의 진한 풍미도 너무 좋다.


돼지고기를 정말 잘 쩌냈다. 돼지껍데기가 있는데도 야들야들하고 질긴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입에서 녹는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입에 착착 감기는 양념의 맛이 일품이다.

야채도 어쩜 이렇게 잘 볶아냈는지, 아삭거리는 식감이 정말 마음에 든다. 야채를 이렇게 아낌없이 사용하고도 잘 조리한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깐풍기(Small, 22000원)

잘 튀겨낸 닭튀김에 깐풍소를 넣어 볶은 요리다. 적당히 매우면서 감칠맛이 돌아 맛있었다. 특히 닭고기의 상태가 매우 좋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이 되어 좋았다. 땅콩가루를 아낌없이 사용한 것이 너무 좋았다.


삼선짜장면(8000원)

내공이 상당한 짜장면이다. 면발도 짜장 상태도 상당히 수준급. 특히 짜장소스의 구성이 매우 좋다. 새우는 주워먹지 않았지만, 아마 잘 손질하였을 듯 하다.(짜장에서 새우 비린내가 나긴 쉽지 않으니 뭐...)


전체적으로 너무 만족한 방문이었다. 간판도 뭐도 없는 가게 같았는데 이렇게나 요리를 잘하니 어리둥절했다.

런치코스도 있고, 스페셜코스도 있어 구성이 매우 좋은 것 같다.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일 듯.


영업시간 11:30~21:30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4. 15:41


젝스키스 장수원이 운영한다는 싱가폴 중식요리집 <야미캄퐁>에 다녀왔다. 현지에서 공수해온 재료로 현지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현대시티아울렛 지하 2층에 위치해 있다. 그 인근에는 상당한 수준의 식당들이 있어서 기대를 매우 많이 하고 갔다.

조금 당황했는데, 결제가 선불이라 일단 계산을 하면 요리를 해다가 주는 방식이다. 나시고랭, 볶음밥, 새우가 들어있는 면류가 주종이다. 한국식으로 어레인지를 했는지 짜장면의 메뉴도 보인다.


유린기면(9000원)

한 끼 식사로 꽤 괜찮을 것 같은 메뉴다. 평소에 유린기를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야미캄퐁>의 매콤새콤하니 소스가 꽤 괜찮다. 면과 닭튀김의 조합은 그럭 저럭. 누군가 꽤 요리를 잘한 사람이 개발한 레시피를 프랜차이즈에 맞게 조합한 느낌이다. 깊은 맛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


정통탕수육(18000원)

생각보다는 조금 미흡했다. 튀김상태나 소스는 평범했고, 가격대비 양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듯 하다. 메뉴얼만 숙지한 초보가 조리한 느낌이다. 좀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려나....


싱가폴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에 왔으면, 그 쪽 메뉴 위주로 시키는 것이 맞는 듯 하다. 하지만 나는 중식 위주의 먹어본 메뉴를 시킨 것이므로 패착이며 대실패라고 할 수 있다. 새우를 싫어해도 새우요리를 좀 시켜 먹어볼 걸 하는 아쉬움만....

싱가폴 음식의 맛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궁금증만 증폭되는 방문이었다.


영업시간 11: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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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4. 14:02


<예향>은 노원역 부근에서 약속이 잡힐 때, 중식을 먹고싶을 때 늘 찾아가는 곳이다. 짜장면이나 짬뽕 등의 기본 식사 메뉴도 제법 하는데, 주로 찾는 이유는 요리에 술을 마시기 위해서이다.

<예향>에는 좋은 코스메뉴가 많다. 스프와 유산슬, 고추잡채, 탕수육, 식사 등을 포함하는 20000원 선의 코스도 있고, 15000원 정도의 점심코스도 있다. 찾아가는 시간이 늘 저녁이라 점심코스는 먹어본 적이 없지만, 저녁 코스도 술 한잔 마시기에 좋다.


깐풍가지(11000원)

이 날따라 코스에 없는 가지요리가 먹고싶어 코스를 주문하지 않고 깐풍가지라는 새로운 메뉴를 시켰다. 중국요릿집에서 즐겨먹는 가지튀김에 깐풍소스를 끼얹은 요리였다. 나초를 튀겨 올린 것이 재미있다.

<예향> 요리의 장점은 재료가 신선하고 튀김 상태가 매우 깨끗하다는 것이다. 야채가 상큼하고 튀김에 군더더기가 없다. 가지튀김이야 원래 내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깐풍소스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찹쌀안심탕수육(소, 18000원)

새하얗게 튀겨진 탕수육 고기를 보면 얼마나 주방 관리를 착실하게 해오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말랑하다. 탕수소스도 정갈하게 만들었다. 면발을 튀겨 올린 것이 <예향> 요리의 특징이다.


짜사이(榨菜, 착채, 자차이, 청채두(靑菜头)라는 식물의 뿌리)와 양배추식초절임, 단무지가 기본찬으로 제공된다.

후식으로 주는 자몽주스도 맛있다.


영업시간 11:30~22:00, 쉬는시간 15:00~17:00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3. 14:36


망원동에는 맛집과 멋진 가게들이 많이 있는 편인데, 괴이하게 특정 집들에만 사람들이 몰린다. 사실 몇군데는 약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몰리는 것 같은데, 개중에 숨어있는 맛집들도 있다.

사촌동생이 숨어있는 맛집이라며 망원동의 <황금룡>으로 안내했다. <황금룡>에는 일반 중국집에서 볼 수 있는 짜장면 짬뽕들도 있지만, 중국 현지에서 먹을 수 있을 법한 메뉴들도 간간히 눈에 보인다.


어향동구(어향동고 중, 魚香冬菇 38000원)

처음 먹어보는 메뉴인데, 표고버섯에 다진 새우를 넣고 튀긴 후 어향소스에 볶아낸 것이다. 평소에도 가지요리는 좋아하는 편이지만 새우는 싫어한다. 하지만 이렇게 조합해서 요리하는 것도 굉장히 맛있어 놀랐다. 보통 새우에는 새우 비린내(아마도 내장을 제거하지 않아서 나는 듯한)가 나기 마련인데, 그런 잡내도 하나 없고 표고버섯과 새우의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어향은 물고기 맛이 나는 소스인데, 어향육사나 어향가지 등의 요리 등에 사용된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매우 잘 맞는 편이다. 사실 물고기 맛이라고 해서 물고기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고추와 생강, 두반장, 식초, 설탕 등을 조합한 소스이다.

정말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하는 메뉴다.


탕수육(소)

탕수육(소) + 짬뽕술국 + 주류 세트메뉴를 30000원에 저렴하게 판매한다. 술안주로 삼기 딱 좋은 조합이다.


짬뽕술국

다양한 야채와 해산물들이 들어간 시원한 짬뽕국물. 내가 먹기에는 다소 매웠지만 신라면을 아무렇지 않게 먹는 사람들은 맛있게 먹을 것 같다. 짬뽕은 대개 MSG로만 맛을 내기 마련인데 그럴 때면 늘 뭔가 부족한 맛이 나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채소를 풍부하게 쓰니 부족한 맛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짬뽕도 꽤 맛있을 것 같다.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1. 16:06


을지로-충무로 근처에서 태국음식을 맛보기는 쉽지 않다. 이 근처에서 태국음식으로 유명한 집이 있는데, 바로 <점보식스>이다.

인근 직장인들 중심으로 맛집으로 알려진 터라 점심시간에는 제법 붐비는 편이다. 인제대학교 백병원 부근 중부경철서 사거리 빌딩의 2층에 위치해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무, 양배추 피클.



팟타이꿍(12000원) 새우가 들어간 태국식 볶음면 요리다. 팟은 '볶다' 타이는 '태국' 꿍은 '새우'를 뜻한다.

숙주와 땅콩등을 예쁘게 담아 서빙해주는데, 간이 약간 심심하지만 먹을만 하다. 타마린드(새콤하고 톡쏘는 맛을 만드는 향신료)와 피시소스(생선 액젓)를 팍 때려 넣은 강한 향을 기대했지만, 이정도면 한국사람들 입맛에는 무난무난 할 듯 하다.

집게를 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먹기도 좋다. 나는 그냥 팟타이도 좋아하는데, 다른 메뉴를 만들어주는 건 힘드려나...


뿌팟봉커리(뿌팟퐁커리, 23000원), 뿌는 '게', 팟은 '볶다', 퐁은 '가루'를 뜻한다.

소프트크랩을 튀겨 태국식 커리소스 끼얹은 요리다. 소프트크랩은 게가 딱딱한 허물을 벗자마자 잡아 냉동한 게다. 게는 허물을 벗은 직후에 껍질이 부드러운데 이를 튀겨내면 소프트크랩 튀김이 된다. 사실 게는 먹을 줄 몰라서 뿌팟퐁은 그냥 구경만 했다.

한편 코코넛 밀크를 듬뿍 넣은 태국식 커리는 인도네팔식 커리와도 사뭇 다른 달콤하고 향긋한 향을 가지고 있다. 태국식 커리는 내가 좋아하는 편인데, 소프트크랩은 다른 사람에게 열심히 먹으라고 하고, 나는 커리를 밥에 비벼 먹었다. 커리는 무척 맛있다.


런치세트 (뿌팟봉커리 + 팟타이꿍 + 공기밥, 32000원)를 시켰던 것 같다.

(런치세트 주문시간 11:30~14:00)

영업시간 11:30~21:3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토요일 휴무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1. 15:18


을지로 3가 부근에 점심만 되면 늘 사람들로 붐비어 줄을 서는 식당이 있다. <동경우동>이라는 이름의 식당인데, 12시만 되면 인근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모여든다. 오래전부터 장사가 잘되는 집으로 유명했다.

<동경우동>은 오뎅백반(4300원)과 우동(3500원)으로 유명하다. 원래 우동집이니 우동이 유명할텐데, 사실 나는 밀가루면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카레를 먹으러 갔다. <동경우동>은 카레로도 유명하다.



사실 반찬이랄 것은 별로 없다.

시판 피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특이한 맛은 오이피클과 단무지가 반찬으로 나온다.


카레라이스를 시키면 나오는 우동국물.

뭐랄까. 일본식 우동국물이라기 보다는 한국식 우동국물이랄까? 한국식 우동이라면 가락국수를 흔히 생각하는데, 다시다 육수에 김가루 맛이 강한 가락국수 맛이랑은 또 다르다. 국물이 엄청나게 진한 편은 아니다. 유부를 아낌 없이 듬뿍 주는 것은 인상적이다.


카레라이스(4300원)

이른바 가정식 카레라이스라고 부르면 딱 적당할 것 같다. 집에서 야채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뭉근하게 끓여 만든 홈메이드 카레이다. 야채를 좋아하는 나로선 반가운 맛이다. 한편으로는 어쩌면 군대의 짬밥식 카레와 겹치는 이미지를 갖는 남자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맛은 좋지만....

사실 이집은 맛집으로 불리기엔 조금 어색하다. 맛집이라기 보다 합리적인 가격선에서 꽤 괜찮은 맛의 음식을 판매하는 집이랄까? 

서울 시내에서 5000원 이하의 금액으로 적당한 음식을 사먹기는 쉽지 않다. 저렴하고 별 것 아닌 음식을 정성과 공을 들여 판매하는 집은 정말로 흔치 않다. 높은 가격대의 음식 재료를 사용해 특이한 음식을 만들고 고가로 판매하는 집들은 널리고 널렸다. 그래서 그렇게 직장인들이 이토록 <동경우동>에 줄을 서서 먹는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점심을 후다닥 먹고 나갈 수 있는 식당이다.

여유있게 먹기 위해서는 평일 점심은 피해야 한다.


영업시간 09:00 ~ 21:00 일요일 휴무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