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8. 1. 21. 14:32


오래전부터 마라탕으로 유명한집이 대림동 <봉자마라탕>이었다. 건대에도 <대림 봉자마라탕>이 생겨났는데, 분점인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대림동의 본점이 <봉선마라탕>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렇다면 건대의 <봉자마라탕>은 본인만의 길을 가겠다는 걸까?

건대에서 약속을 잡고 마라탕이 먹고싶어 <봉자마라탕>에 방문했다. 약간은 좁은 실내에 소박한 분위기지만 오래전 건대 중국요릿집 느낌이라 낯설지가 않다.

마라탕이 양고기마라탕과 그냥 마라탕으로 나뉘어져 있다. 당연히 양고기가 들어가면 술안주하기 좋으니 양고기마라탕으로 주문했다.


양고기 마라탕(9000원)

강렬한 마라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어 크게 당황했다. 눈에 보이는 모습도 그렇고 향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굉장히 맵고 얼얼하다. 알싸한 매움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접시에 마라소스 거의 대부분을 걷어내고서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걷어낸 마라소스는 적당히 개인접시에 가감하여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양고기 마라탕인만큼 양고기는 엄청나게 올려져 있었다. 설마 고기만 잔뜩 올려져 있는 걸까 하고 뒤집어보니...


안쪽에 야채와 콩나물, 당면들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부주(부죽,腐竹 두부 腐에 대나무 竹, 푸주)와 언두부 따위는 많이 들어 있지 않아서 살짝 아쉽다. 그냥 마라탕을 시키면 두부류가 많이 들어가 있었을까?

육수가 진하거나 특별하지는 않지만 강렬한 마라의 맛을 좋아하거나 양고기를 특히 좋아하면 괜찮은 메뉴라고 할 수 있겠다.


경장육사(경장육슬, 京酱肉丝, 징장러우쓰, 12000원)

즐기는 메뉴 중 하나인 경장육사, 짜장에 볶은 돼지고기와 야채를 건두부에 싸먹는 음식이다. <봉자마라탕>의 경장육사는 야채가 소박하긴 하지만 쪽파와의 조합이 제법 좋았다. 이정도 야채조합이 딱 좋은 것 같다. <봉자마라탕>의 경장육사는 짜장소스를 아낌없이 넣어 뒤심심하지 않고 야채와의 궁합이 좋았다.

<매화반점>같이 손님 많고 어수선한 것보다 조용하고 소박한 식당이 술 마시기엔 제법 괜찮은 것 같다.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