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랑기2018. 2. 18. 18:01


제주도 사는 친구를 만나러, 서울 사는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로 날아갔다. 친구 얼굴도 보고 술도 한 잔 하고 숙소에서 뒹굴뒹굴하며 쉬다가 올 생각이었다. 비행기도 오후 느지막하게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티켓을 끊었다. 아무것도 안 보고 가격이 제일 싼 걸로 골랐다.

제주도에 도착해 렌트카를 빌려 나오고 서귀포를 향해 달리자 곧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중문에 사는 친구를 픽업하자 지치고 배는 고프고.... 그 와중에 장으로 보러 서귀포 올레시장까지 들렀지만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점포만 있어서 원하는 것을 모두 구하지 못했가. 결국 숙소 근처의 플러스 마트까지 들렀다.

주린 배를 끌어 안고 숙소에 찾아가 제주도 사는 친구가 가져온 회를 꺼냈다.


오늘의 메인 메뉴 짠. 친구가 반나절을 숙성시킨 도미회를 꺼내 사시미 칼로 썰어주었다. 약간 덜 숙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이정도면 꿀맛이다. 덩치가 꽤 큰 참돔이다.


다음은 방어회. 크기는 작은 놈. 사실 대방어가 아니고선 방어가 맛있긴 힘들지. 그래도 몇 조각 주워먹을만 하다.

숙성회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뜰 때, 포만 뜨고 회썰기를 안하면 숙성시킬 수 있단다. 저렴한 사시미칼 하나를 사놓으면, 집에서도 숙성회를 먹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사시미칼을 하나 샀다.)


초밥도 좀 만들고, 푸짐하게 한상을 차렸다. 친구들과 맛있는 숙성회로 시원한 한라산 소주 한 잔.


이튿날 친구가 아침준비를 엉망으로 해 약간 힘들었다. 에그 베네딕트를 하기로 한 상태에서 홀란다이즈 소스를 홀랑 태워버렸다.... 베이컨과 빵을 간신히 구워 아침요기를 때우고..


정방폭포를 보러갔다.

제주도 3대 폭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높이가 20여 미터 되는 큰 폭포로 폭포수가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 폭포로 알려져 있다.(해안 폭포는 자메이카의 던리버폭포정도만 있다고 한다.)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러 '서복'(서불)이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전설이 있다. 정방폭포 근처에는 '서복전시관'이 있어서 어떻게 서복이 진시황에게 사기를 치고 제주도까지 오게 되었는지 전시되어 있다. 서귀포라는 지명은 '서불이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진실은....

제주도민은 입장료 할인을 해주더라. 제주도민이 되고싶었다.


전복죽(10000원)

해장도 할 겸 점심을 먹으러 <중문 해녀의집>을 찾았다. 꼴랑 죽 한 사발에 만원씩이나 하나 싶지만, 먹어보면 그 소리가 죽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안에 전복이 통째로 엄청나게 들어가 있다. 몇 개인지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술 한 잔 해야 할 정도로 듬뿍 들어가 있다.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잘 모르겠지만, 죽의 감칠맛으로 보아 자연산 전복에 준할 정도의 맛이다. 요새 마트에서 파는, 저렴하지만 내장이 맛이 없는 전복과는 전혀 다르다.


제주도 곳곳에 이런 해녀의집들이 숨어 있다. 유난히 유명한 <중문 해녀의집>같은 집들도 있지만, 유명하지 않은 곳도 꽤 맛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복죽같은 건 먹어봐도 괜찮을 듯 하다.

해녀의집 맞은편 방파제를 건너면 화산석 바위로 된 해변이 펼쳐져 있다.




친구들이 쇠소깍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함께 들렀다. 날씨가 우중충해 고즈넉한 느낌이 들지만, 궂은 날씨에도 방문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튿날 숙소는 성산 근처로 잡았다. 숙소로 가기 전에 광치기해변에 잠깐 들렀다. 이전에 해무(바다 안개)가 짙게 끼는 바람에 멋진 모습을 하나도 보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풍광이 좋긴 하지만, 다음번에 날 맑은 날 다시 찾아오고 싶었다.


<복자씨 연탄구이>의 제주돼지 근고기(600g, 42000원) 쫀득쫀득한 돼지고기에 꼬릿한 멜젓(멸치젓)을 찍어먹는 맛이 그만이다.

제주도에 왔으니 흑돼지를 먹는 것이 어떠냐며 노래를 불렀지만, 제주도민 친구에게 까였다. 까였다기 보단, 흑돼지가 맛있기는 한데 맛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제주도민의 평가가 있었다. 

제주도 돼지고기는 육지에 비해 맛있다. 굳이 흑돼지를 먹지 않아도 그냥 돼지로도 맛있다. 아무 식당에 들어가 돔베고기를 먹어봐도 아무렇게나 구운 앞다릿살을 먹어봐도 그냥 맛있다. 그렇다면 굳이 흑돼지를 먹을 필요가 있나.... 싶지만.

제주도민은 그냥 가격이 비싼 것이 불만인 것 같았다. (서울 살다 제주로 간 친구는 제주도 음식이 맛이 없단다.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흑돼지 근고기는 54000원으로 좀 더 비싼 편이다.



돼지고기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2차를 했는데, 밤새 먹은 것이 채해 고생을 좀했다. 약을 좀 먹으니 나아져 제주도민 친구를 서귀포에 내려놓고... 서울에서 함께 온 친구들과 함께


<제주 오설록 티 뮤지엄>에 왔다. 배가 고파 일단은 까페로 가 커피와 롤케이크를 시켰다. 친구 하나가 녹차를 시켰는데, 녹차 맛이 진짜 좋았다.


고즈넉해보이지만 사실 전혀 고즈넉하지 않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오설로 티 뮤지엄>은 곧잘 찾는 곳이 되었는데, 주차장이 넓어도 어쩔 땐 주차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기도 하다. 중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 되어버려 더더욱 혼란스럽다.


티 뮤지엄 근처 가까이에 차밭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선 좀 더 깊숙히 가야 할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오설록 티 뮤지엄>의 깨알 재미는 '녹차비누 만들기 체험'인 것 같다. 비누에 녹찻가루를 섞어 손으로 주물주물 주물러 모양을 내는데,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 친구들이랑 세트를 사 나눠 만들어 비누를 각자 가져갔다. 비누도 씻을 때 잘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제주공항을 가던 중에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삼성혈해물탕> 해물탕 대(4인, 70000원)

꿈틀꿈틀 다소 충격적인 비쥬얼의 해물탕.... 나는 살아있는 거 좀 부담스러워.

엄청나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다. 낙지맛도 좋고 국물 들이키기도 좋다.


영업시간 11:30~22:30 연중무휴



숙소를 옮겨다니면 피곤하기만 하다란 사실도 깨닫게 되었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혼자하는 여행과는 많이 다르단 사시로 깨닫고.... 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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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7. 12. 30. 18:57


4년 전, 제주도 여행.

처음 낯선 제주도에 내려 해안을 따라 한 바퀴 돌 생각으로 배낭을 짊어지고 왔다.

미리 게스트 하우스를 제주도 해안을 따라 빙 둘러 예약을 해 둔 상황이었다.

성산을 돌아 서귀포까지 내려온 상황.


이 날은 서귀포에서 오토바이를 예약해 놓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제주도의 나머지 반 바퀴를 돌아 제주도에 가 반납할 요량이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제공하는 빵과 달걀을 냠냠 맛있게 아침으로 먹었다.


첫 눈에 서로 친해진 고양이.

이 녀석 아주 사근사근해 예쁜 아이였다.

식당 한쪽에는 이 고양이가 낳은 예쁜 아가고양이들이 있었다.

고양이를 놀래켜서는 안돼. 어미 고양이랑만 놀아주었다.


그런데 어쩌나. 그 전날 그렇게 습하더니 결국 비를 쏟아지고 말았다.

오늘도 갈 길이 먼데.....

소싯적 비오는 날에도 오토바이를 꽤나 몰아봤다.

그래서 내린 결론.

"비가 조금만 와도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혹시나 오토바이 랜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우천 라이딩을 절대로 만류하고 싶다.

저는 3년간 아르바이트로 오토바이를 몰았던 사람입니다.

빗물 위에서 오토바이의 브레이크를 잡는 순간 당신은 도로에 뒹굴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오토바이를 몰 지 마세요.


눈물을 머금고 예약해뒀던 오토바이를 취소했다.



 아니 비가 뭐 이렇게 많이 오는 거야 ㅠㅠㅠㅠㅠ

다행히 배낭에 레인커버와 비옷, 우산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운동화가 일부 쎄무 재질이었는데, 완전히 젓혀버렸다.

망했다.



간신히 도착한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물로 가득 찼다.

핸드폰에는 제주도 전 지역에 호우경보, 풍랑경보, 강풍경보가 떴다.

기상특보 트리플 크라운이다.

하필이면 여행하는 시기에 이런 악천후라니.

동쪽으로 향하는 버스를 일단 타고 대정으로 향했다.


대정읍은 더 심각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우비는 찢어져버렸고, 우산은 계속해서 뒤집어졌다.

어떤 수단으로도 비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정읍에 있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우산을 들고 모슬포를 향했다.

모슬포의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제주도 사는 친구가 말하길 "바람이 너무 불어 못산다고 '모슬포'라는 지명이 붙은 거"란다.






원래 돼지 수육으로 유명한 <산방식당>에 가려고 했다.

산방식당은 밀면과 수육을 파는 집인데, 독특한 밀면과 맛있는 수육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내가 찾았을 때 <산방식당>은 휴무로 문을 닫아 점심을 먹을 수가 없었다.

식당 앞에서 외로이 서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찾아오시더니 식당이 문을 닫았냐고 물으셨다.

네... 할아버지.


그 대신에 모슬포에서 유명한 보말국을 맛보러 <옥돔식당>에 찾아갔다.

나는 이날 만원짜리 보말국을 먹고 구원받았다.

따뜻하고 감칠맛 나는 보말국이 찬바람에 얼어있는 몸을 녹여주었다.

보말은 제줏말로 '팽이고동'을 일컫는다.

보말을 삶아 살을 빼고, 미역과 함께 끓여 밥을 말아 먹거나 칼국수면을 삶아 먹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감칠맛이 난다.

제주도 가는 사람들에게 항상 강력하게 추천하는 메뉴다.

고기국수 맛은 잊혀져도 보말국의 맛은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도 추측컨데, 제주도의 고동은 미역따위를 먹고 사는 듯 하다.

마찬가지로 전복 내장이 전복죽에 사용되는 이유도 그러하다.

전복도 해조류를 먹고 산 자연산과 양식산의 맛 차이는 하늘과 땅 수준이다.

제주도의 보말이 특별한 맛을 지닌 것은 전복과 마찬가지지 않을까?







날씨는 별로고 할 것도 없어 까페에 들어가 시간으 때우기로 했다.

몸을 데워도 시원찮을판에 팥빙수를 시켜놓고 먹었다니....




모슬포 항이 보이는 까페에 앉아 시간 때우기.




한참 시간을 때우다가 날씨가 잠잠해져 바깥으로 나갔다.


모슬포항을 떠날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 고등어회 때문이었다.

<만선식당> 고등어회.

모슬포에는 많은 횟집이 있는데, 고등어 활어를 파는 가게가 제법 많다.

밥을 고등어회와 함께 김에 얹어 특제로 만든 간장 소스에 찍어먹으면 엄청나게 맛있다.

특히 이집이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특유의 고등어 비린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에서 고등어회를 먹어보았지만, 특별히 이 집이 괜찮았다.




우연하게 전날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의 스텝분들을 만선식당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그분들도 고등어회를 먹으러 오셨는데, 나보다 일찍 도착해 드시고 계셨다.

나는 그분들과 합석해 함께 고등어회를 먹었다.

이런 게 배낭여행의 묘미이다.

처음 있었던 경험이 아니라서 즐겁게 술 한 잔 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스텝분들이 산방산 근처의 까페에 가서 당근케이크를 먹자고 하셨다.

비바람을 뚫고 도착한 산방산.

이 아래에는 맛있는 당근케이크로 유명한 <레이지박스>라는 이름의 까페가 있다.

까페에서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닷가가 보인다.


까페 뒤에 있던 산방산.

높이가 어마어마하다.


산방산에 관해서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제주도에 설문대할망의 500 아들이 살았는데, 그 중 맏형이 허공에다가 활을 날렸다가 옥황상제가 맞고 만다.

옥황상제가 화가 나 한라산을 뽑아 던졌는데, 날아가 꽂힌 한라산 정상이 산방산이 되었고, 정상이 뽑힌 자리에 백록담이 남았다고 한다.

실재로 백로담과 산방산의 둘레가 같고 백록담 외벽과 암질이 같은 조면암질로 되어 있다고 한다.

산방산에는 100여 평쯤 되는 동굴이 있는데, 이곳에 부처를 모시고 있어 산방굴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저 멀리 용머리 해안이 보였다.

날씨가 날씨인지라 찾아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게스트 하우스의 스텝분들과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길로 떠났다.



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7. 12. 30. 12:12

4년 전 제주도 여행 중,

광치기 해변과 김영갑 갤러리를 둘러본 후 서귀포로 향했다.

도중에 먹을만한 곳이 없나 검색하던 중에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했다.



하효동 근방의 <아서원>은 짬뽕과 탕수육으로 유명하다.

수요미식회니 3대천왕이니 여러 방송에 나온 듯 하다.

당시에는 현지 주민들이 많았는데, 으레 중국집이 그러하듯 짜장면을 시켜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장 압도적인 것은 역시 짬뽕이었는데, 오징어와 새우, 홍합살, 돼지고기를 넣고 숙주와 호박등 야채도 듬뿍 들어간 푸짐한 짬뽕이었다.


강릉의 X동짬뽕과 굳이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각자 입맛이 다르니...) 나의 경우엔 시뻘건 국물보다는 이렇게 약간 연하고 담백한 국물이 더 좋다.

음식을 맵게 만드는 것은 음식재료의 감칠맛이 부족할 때나 하는 짓이다.





뚜벅이에게 가장 고달픈 것은 동선을 잘 짜야 한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을 때도 다음 여행지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정해야 했다.

마침 <아서원>은 내가 가려고 했던 <쇠소깍>에서 걸어서 이동 할만한 거리에 있다.






쇠소깍으로 향하는 길에 건천이 있었는데, 이 냇가를 효돈천이라고 한다.

효돈천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효돈천은 백록담 남벽과 서벽에서 흘러내린 물이 효돈해안까지 흐르는 하천이며 계곡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부분 건천(비가 오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이다.

바위는 조면암질 용암류로 이루어져 있다.

내심 효돈천이 말라서 쇠소깍을 볼 수 없을까 걱정을 했다.

사실 쇠소깍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멀리 쇠소깍의 푸른 물이 보였다.



쇠소깍은 올레길 5코스와 6코스에 걸쳐져 있다.

비교적 잘 정돈된 숲 속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쇠소깍 근처에 당도하자 투명카약을 탄 구조요원이 보였다.

물이 얼마나 깊은지 바닥이 새카맣게 보인다.






관람객들이 투명카약을 타고 여기저기 둘러본다.

바닥에 바위가 보이는 걸 봐서는 분명히 물은 깨끗한데, 얼마나 깊을 지는 상상도 가질 않는다.


커플이 정답게 페달보트를 타는 모습도 보였다.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깊은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쇠'와 '소'는 효돈의 옛지명인 '쇠둔우둔'에서 유래했고, '깍'은 제주말로 '하구'(끝지점)를 뜻한다.

효돈천에서 내려온 물에 의해 오랫동안 하식작용을 거친 결과 이와 같이 깊은 웅덩이가 형성된 것이다.

전설에는 이곳에 용이 살고 있다 믿어 가뭄이 들 때마다 기우제를 올렸다고 한다.


손으로 밧줄을 끌어당겨 이동하는 뗏목도 있다. 가족단위로 오면 이용하기 좋을 것 같았다.


쇠소깍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는데, 약 350여 년 전 하효마을 어느 부자집의 무남독녀 딸과 그 집 머슴이 사랑하다가 결국 머슴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쇠소깍 상류의 담내소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이를 늦게 안 부자집 딸이 머슴의 죽음을 슬퍼하며 시신이라도 거두게 해달라고 쇠소깍에서 빌었는데, 마침 큰 비가 내려와 머슴의 시신이 떠내려와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부자집 딸은 시신을 끌어안고 울다고 기원바위에 올라가 '쇠소'에 몸을 던져 자살하게 된다.

그 이후로 하효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기우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쇠소깍 부근엔 검은색 현무암 자갈로 된 해변이 있다.

상류의 현무암이 떠내려오고 풍화작용으로 깎이면서 이렇게 해변에 검은 모래와 검은 자갈이 되었다.







쇠소깍에서 버스를 타고 서귀포 시내로 들어갔다.

벼르고 별렀던 이중섭미술관에 찾아갔다.

위 사진은 이중섭 동상, 그의 유명작을 조형물로 표현해 뒷편에 장식했다.

조형물 하단에 그의 어린아이 그림이 표현되어 있다.

이중섭은 소를 그리기로 유명한데, 그가 첫째 아들을 잃은 후 뛰어노는 어린아이를 많이 그렸다.



서귀포에는 이중섭 작가의 산책길이 있는데, 서귀포 시내를 구석구석 도는 루트의 길이다.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볼 거리도 많다고 했지만 오전부터 김영갑갤러리와 쇠소깍을 도느라 힘을 다 빼버렸다.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습했고...)



이중섭미술관만은 고즈넉하니 분위기가 좋다.

너무 감동하여 미술관을 보았지만, 사진 하나를 남기지 못했다.

사실 이중섭미술관의 작품들은 모두 복제된 작품이다.

이중섭 작가는 본래 평안남도 평원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제주도에 피난을 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작품들은 그의 노모에게 맡기고 오게 된다. 남아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보니 그의 위작도 상당히 많다.



이중섭 작가가 생활했다는 집도 그대로 남아있다. (옆에 개가...)

이중섭 작가는 피난시절 서귀포에서 매우 고생하며 살았다고 한다.

못쓰는 엽서나 담뱃갑의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은박지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에도 전시될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아쉽게도 그의 죽음 이후였다.

이중섭 작가는 살아생전에 인정받지 못하고 불우하게 살다가 떠난 빈센트 반 고흐와 비슷한 예술가였다.







마침 이중섭미술관 근처에 예술가 벼룩시장이 열렸다.

제주도 예술가들이 각자 자신들이 만든 작품들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벼룩시장에서 넋을 잃고 쳐다보게 만들었던 분이 있었다. 바로 목각인형을 깎는 분이셨다.

완성된 작품을 수 십 여가지 깔아놓고 열심히 작업을 하시고 계셨는데, 그 분이 깎고 계셨던 고래 조각이 너무나 탐이 났다.

미완성이라며 팔지 않겠다는 고래조각을 억지로 구입하고 덩달아 고양이 커플 인형도 구매했다.

고래와 고양이 조각은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다.



이중섭미술관에서 매일올레시장까지는 가까운 편이다.

이곳에는 관광객들이 즐길만한 먹거리들이 굉장히 많다.

(대신에 일반 마트에서 살 수 있을만한 것들은 사기 어렵다.)


제주도 떡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오메기떡>.

원래 오메기떡은 차조) 가루를 반죽해 삶은 떡에 콩고물이나 팥고물을 묻혀 먹는 제주도의 향토 음식이다. 

차조는 찰기가 있는 조인데, 밥을 지어먹을 때 섞기도 한다.

오메기떡은 뜨겁게 만들어져 구입 당시에도 살짝 온기가 남아 있었다.

이 떡의 최대 단점은 쉽게 상한다는 것이다.

떡 3개를 집어먹고 나머지는 그 다음날 먹으려고 남겨두었는데 모두 상해버렸다.







게스트 하우스 근처의 식당에서 60000원쯤 하는 백반을 먹었는데 진수성찬이 나왔다.

돔베고기와 옥돔구이, 게장이 나오고 잔반찬이 깔렸다.

식사가 맛있어 소주를 마시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주도에선 항상 이렇게 식사를 잘해서 늘 좋은 기억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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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7. 12. 23. 00:34

4년 전, 홀로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

남들은 수학여행이다 졸업여행이다 해서 다들 제주도에 가봤는데 나만 못가봤더라.

버스를 타거나 걸으며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볼 욕심에 떠난 여행이다.

비록 날씨 사정에 친구 사정이 겹쳐 반 바퀴 정도 돌았지만, 좋은 추억이 많았다.



제주도에 도착한지 셋째날 아침, 온통 해무가 껴서 멀리 보이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식당을 찾았다.


지나가던 길에 들른 식당에서 오분자기뚝배기를 시켰다.

하지만... ㅠ

오분자기와 딱새우, 게가 들어간 해물 뚝배기였다.

갑각류는 못 먹는 관계로 거의 먹지 못했다.


광치기해변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해변이다.

물이 잔잔하고 맑은 날 이곳에서 성산일출봉쪽을 찍으면 그림같은 사진이 나온다.

내가 사진을 찍겠다고 삼각대까지 들고 왔는데, 이 날씨는 뭐람 ㅠㅠㅠㅠ



화산암이 굳어진 것이 파도에 휩쓸리고 쪼개지면서 이렇게 특이한 지형이 생겨났다.

쪼개진 화산암이 넓직한 바위가 되어 바닷가에 깔려 있다.



그런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성산일출봉은 이쪽일까.

내 눈에 흐르는 것은 눈물일까 아니면 안개에 젖은 물일까.

해무가 어찌나 짙은지 옷이 다 젖는다.



아아 이런 해변에 보말이 있었구나.

하며 주워든 순간 기겁을 했다.

저것은 모두 '집게'다. 소라껍질 속에 숨어 걸어다니는 그 '집게'.

이 해변에 엄청 많았다.

다 주워봤지만 보말은 한 개도 없었다.

나는 집게 징그러워 ㅠ


여기저기 희안한 모양의 물구멍이 생겨났다.

저 작은 구멍속에는 집게들이 많다. (으.... 이 날 왜 이랬지)



가면 갈 수록 해무는 짙어가고.

내 가슴만 아파온다.

다음 기회에... ㅠ


뚜벅이는 버스를 탑니다.

다행히 제주도에는 버스 노선이 아주 많다.

자주 오지는 않는다.



광치기 해변은 제주 올레길 1코스 마지막 부근에 있다.




아침에 초연하게 핀 아벨리아(꽃댕강나무)




광치기해변에 갔다가 버스를 타고 일찍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에 왔다.

나는 이 갤러리에 올 때마다 항상 시간을 못 맞춘다.

이 날도 30분 넘게 일찍 와서 주변에서 제비 구경이나 하며 기다려야 했다.

(이후엔 갤러리가 닫을 때 도착한 적이 있다.)

버스로 가려면 정류장에서 한참 걸어가야 했다.



김영갑갤러리 마당에는 조형물들이 매우 많다.

갤러리 안과 다른 또다른 볼 거리를 제공한다.


원령공주에서 나왔던 '코다마'같은 작은 돌 인형이 여기저기 있다.


작은 인형들과 정원의 조화가 좋다.


아침 일찍 왔더니 한적하고 좋다.


곳곳에 앉을 곳도 마련되어 있다. 썩 보기 좋은 풍경.


고 김영갑 작가는 제주도에 정착하여 오랫동안 고생하며 사진을 찍었던 사진가다.

루게릭 병 진단을 받고도 몸을 움직여 사진 전시관을 만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미술관이다. 

그는 투병한 지 6여년 만에 돌아가셨고, 그의 뼈는 두모악 마당에 뿌려졌다.

미술관에는 그의 사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에는 마라도, 오름, 숲, 바닷가 등 여러가지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탁 트인 사진의 모습이 매우 속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감동을 카메라로 남기는 건 우스운 것 같아 사진만 감상하고 전시된 사진은 찍지 않았다.


고 김영갑 작가는 용눈이 오름을 사랑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고 바람에 따라 날씨가 변화무쌍했다.

김영갑 사진가는 불편한 몸에도 무거운 카메라를 지고 오름에 올라가 삼각대를 펴고 광활한 오름의 풍광을 사진에 담았다.

이 곳의 사진들이 모두 김영갑 작가의 기다림과 인내의 산물들이다.


전시관 뒷편에는 공연장과 자율매점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산수국.

이곳 저곳 꽃이 피어서 더욱 좋았다.



고즈넉하니 여유롭게 기분 좋은 산책, 관람을 할 수 있는 곳,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내가 제주도에 가봤던 곳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이었다.




버스를 타고 삼달교차로에서 내려서 걸어갔다.

도보로 20분쯤? 15분쯤 될 것 같다. 약간 오르막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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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7. 12. 13. 14:55


올레길 1코스를 걷다가 제대로 마치지 않고 도중에 숙소에 짐을 놓고 우도로 가기로 했다.

우도에도 올레길 코스가 있으니까 하고 위로하며.


성산항에서 출발하는 우도행 배에 탔다.


아름다운 우도에 어서오세요.


우도를 스쿠터로 돌기로 했다.

우도는 오토바이로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다.

스쿠터, 2인 스쿠터, 4륜 바이크 등이 정신 없이 다닌다.

단체로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사고가 발생하기 쉬워 보였다.

안전 운전 하시길.


나는 오토바이 배달 경력 3년이라 비교적 능숙하다.

스쿠터를 탈 때 가속핸들을 한번에 많이 돌려서는 안된다.

최대속도는 느린 주제에 저속에서의 가속은 높은 편이라, 무턱대고 핸들을 돌렸다간 급발진을 하고 만다.

스쿠터 대여가게 사장이 운전미숙여부를 체크하는 모양인데, 스쿠터는 사실 운전하기 어렵지 않다.

가속핸들만 조심스럽게 당길 줄 알면 된다.


<불턱>. 즉 '불을 피우는 자리'

해녀들이 옷을 갈아 입거나 물질 중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불을 지피던 공간이다.

안쪽이 보이지 않도록 이중으로 쌓기도 한다.

물질 중 휴식하던 곳이기도 하며, 잡은 소라같은 것을 구워먹는 공간이기도 했다.

현대에는 온수시설을 갖춘 현대식 탈의장이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원담>이라는 수로장치치다.

돌을 둘러쌓아 멸치를 잡을 수 있는 담이다.

원담은 밀물 때 들어온 멸치 등을 가두어 썰물 때 잡게 하는 장치인 것이다.

주민들이 함께 쌓기 때문에 마을에서 공동운영을 한다.


곳곳에 아름다운 까페와 음식점이 많다.


<하고수동해수욕장> 너무 아름다웠던 해변.

만약 다음에 제주도에 오게 된다면 우도에서도 한 번쯤 숙박을 하게 되길 바랐다.


에메랄드 빛 바다.

보기만해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우도 옆에 붙어 있는 <비양도>.

작은 다리가 있어 건너갈 수 있다.

주변에 돌도 예쁘게 쌓아놓기도 한다.

이근처 해녀의 집에서 밥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술 한 잔 하게 될 거 같아서 지나쳤다.


멀리 보이는 <우도등대공원>


<검멀레 해변>


우도의 절벽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보트.


지금은 사라진 가게에서 점심으로 먹었던 성게비빔밥.

지금은 그 자리에 스테이크 가게가 있는 것 같다.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고 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검멀레 동굴을 보고 한 바퀴 도는 보트가 운영되고 있다.


곳곳에 예쁜 조형물이 있다.


돌아가는 배.

우도 가는 배는 트럭과 차들이 실릴 정도로 크다.


성산일출봉 근처 <카페코지>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케잌을 먹었다.


하루종일 싸돌아다니느라 무척 지쳤다.


<암웨이> 광고판이 아름답게 장식된 성산일출봉.

이당시 중국 암웨이에서 대규모의 직원들을 제주도로 여행을 보냈다.

제주도에서 이를 기념해 <암웨이> 광고판을 성산일출봉에 설치하였다가 주민, 각계의 강력한 비난을 받고 철거했다.

완전히 코미디였던 상황이다.


게스트 하우스의 침대.

이당시 제주도는 비수기라 게스트하우스 여행객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

숙소에서 샤워를 한 후.


성산읍 오조리의 <소희네 해산물천국>에 저녁을 먹으러 왔다.

문어가 쫀득쫀득하니 맛있었다.

혼자 술 한 잔 하기 좋은 가게였다.


이 날은 순한 한라산을 마셨네.


문어를 먹다 모자른 것 같아 추가로 시킨 물회.

항상 심심한 해산물 회같은 걸 먹다보면 자극적인 맛이 생각나기도 한다.


술집 맞은편 바닷가에서 찍은 밤바다 사진.

이 날 크게 곯아떨어졌었다.



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7. 12. 11. 01:00


4년 전.

제주도에 도착한지 바로 다음 날, 올레길 1코스를 걷기로 했다.


1코스(시흥~광치기)는 시흥초등학교에서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거쳐 성산일출볼 근처를 지나 광치기해변까지 가는 길이다.

시흥초등학교에서 오름을 오르 내리는 동안 매점이 없다.

종달1리 교차로에 편의점이 있다.

소요시간은 4~5시간, 언덕 가파른 곳이 없어 비교적 수월한 편.



이 전날 좋은 숙소에 묵었다.


제주도의 돌담벽은 언제나 봐도 신비롭다.

밭과 길의 경계마다 이렇게 돌담이 쌓여 있는 모습은 매우 이국적이다.


아침 일찍 나온 해변.

새카만 돌로 된 해변은 신기했지만, 별 감흥이 없던 바닷가.


숙소의 식당.


이 날 숙소에서 먹었던 맛있는 식사.


올레기를 가보도록 합니다.

올레길 길목엔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다.

이날은 걷기 좋았던 날이었지만, 비가 한차례 쏟아지고 나면 걷기 힘든 길이 제법 많다.

짐은 가볍게, 신발은 등산화같이 발목까지 덮을 수 있는 신발이 좋다.

진흙과 물구덩이를 만날 수 있다.


밭 사이로 난 돌담길을 걷는다.


군데군데 화장실도 있고 화살표로 된 표지판도 있다.

파란색과 분홍색은 각각 올레길 반대방향을 가리킨다.


두산봉 트래킹으로 시작.


또 가는 길마다 올레길 코스를 알려주는 리본이 매달려 있기도 하다.


올레 언덕에서 보면 풍광이 매우 좋다.

넓게 펼처진 평평한 땅 위에 오름만 솟아 있으니 시야를 가리는 것이 별로 없어 멀리까지 볼 수 있다.


올레길 코스에 말 방목장이 있었는데, 말들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사람만 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두었다.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


오름


오름 정상부근에서 경치도 구경하며 올레길을 걷는 재미가 있다.


말 방목장 근처라 말도 구경할 수 있다.

무서워서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했다.


올레길에서 만난 인동덩굴 꽃.


도로 길가를 걸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차가 다니면 조금은 불편한 상황.


제주도에는 이런 식으로 문에 나무 막대기를 걸어놓는다.

정낭이라고 부르는데, 제주도에는 방목되어 있는 짐승들, 말이나 소등이 있으니 집 안에 들어와 널어놓은 곡식이나 채소등을 먹을 수가 있었다. 나무를 걸어놓아 짐승들이 들어올 수 없게 한 것이다.

한편 나무를 걸쳐놓은 것에 따라 의미하는 바도 서로 달랐다. 나무가 걸쳐져 있지 않으면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한 개 걸쳐 있으면 가까운 곳에 있다는 뜻, 두 개는 이웃 마을에, 세 개 모두 걸쳐저 있으며 멀리 출타 중이라는 뜻이다. 제주도민들의 지역 공동체 의식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제주도에는 궨당문화(괸당)가 있다. 궨당은 친척이라는 뜻이다. '육지것', '육지사름'들을 배척하기도 한다. 동네사람들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나갔다 들어오면 집에 누구나 찾아온다. 제주도에선 당연한 일이다.

위의 사진은 사람이 있다는 뜻이 되겠다.


바닷가 근처로 온 것 같은데.......


바닷가엔 살이 통통한 오징어를 말리고 있었다.

근처에 오징어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


종달리 해안도로를 걷다가, 이날 묵을 숙소에 도착해 올레길 1코스는 중간에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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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7. 12. 9. 23:08

제주도를 세 번 다녀왔는데,

그 중 혼자 배낭 여행으로 갔을 때 기억은 각별하다.

구글포토를 넘겨보다가 그 때의 사진이 있어 추억이 되살아났다.

(사진은 좋은 저장수단인 것 같다.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기를)



이 사진이 왜 있나 싶었는데, 아마도 오전 근무를 끝내고 배낭을 들고 나온 모양이다.

직장 근처에 있던 순두부찌개집, 공덕역 부근 도화동 <북창동순두부>.

넓어서 식사하기 좋은 편이다. 점심시간엔 사람들이 붐비는 편.

맛은 그럭저럭 괜찮다. 강렬한 맛도 괜찮다면 추천할 만함.

(맛있기만 하면 조미료 쯤이야)

서울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아마도 처음 제주항공을 이용했던 날인 듯 싶다.


예쁜 구름도 보고


난생 처음 보는 제주도 앞바다.

에메랄드 빛의 바닷물을 처음 본다.

검은 바위들도 인상적이다.


이국적인 남국의 모습. 제주공항 한 컷


혼자 여행하는 관계로 버스로 이동하겠습니다.

자주 오는 편은 아니지만, 꽤 구석구석 버스 노선이 닿는 편이다.


곧장 간 곳은 제주도 고기국수 거리.

거리에 국수집이 꽤 많이 있는 편이다.

자매국수 옆집도 사람이 많은 편이었는데, 사람이 많았던 자매국수에서 먹기로 마음을 결정했다.

국수집이라 테이블 회전이 빠른 편.


<자매국수>집의 고기국수

굵은 소면에 고깃국물, 국물맛을 도와주는 김가루, 잘 삶아진 돼지고기 수육.

처음 먹어보는 고기국수였는데, 그 맛이 꽤 익숙했다.

마치 후쿠오카의 돈코츠 라멘을 먹어을 때랑 비슷한 기분.

찹찹 달라붙는 고깃국물이 꽤 매력적이었다.

이 때 먹어보고 제주도 가는 사람들에게 고기국수를 자주 추천했다.





버스 타러 가는 길에 본 신산공원과 제주도 문예회관.

뚜벅이 신세라 버스정류장까지 열심히 걸어다녀야 한다.


헤매지 않고 곧장 버스에 탄 것 같은데, 버스를 30여 분 기다리는 동안 해가 져버리고 말았다.

지나는 차도 없고, 버스는 들러야 할 정류장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예약된 숙소 근처에 내렸을 때엔 깜깜한 한 밤중이 되어버렸다.


예약해두었던 숙소의 굉장히 좋은 방.


제주도 첫 날밤은 이렇게 건전하게 끝이 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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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