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랑기2017. 12. 8. 21:59

4년전 일본 여행.

전날 무리하지 않고 아침 일찍 오사카의 숙소에서 나섰다.

JR패스를 이용해 오사카에서 교토까지 이동할 작정.


이게 무슨 우산인가? 오늘 비오나 했더랬다.

결국 이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숙소에서 1시간쯤 걸려 교토 역에 도착했다.


역사 근처에 있는 빵집에서 메론빵을 발견했다.

아침을 때울 겸 하나 냠냠.

난생 처음의 메론빵은 소보로빵에 설탕 발라진 빵인 것만 같았다.

실제로 재료도 유사한데, 한국의 소보로빵이 땅콩가루가 추가된 버전이다.

소보로빵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왔으나, 실제 소보로빵은 일본에서 발견하기 어렵고, 이 메론빵이 과거 소보로빵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한국은 나름대로 땅콩가루를 추가해 업그레이드 되었다.)

메론빵엔 메론이 추가된 것이 아니고, 그냥 메론모양의 빵이다.

소보로빵과 마찬가지로 쿠키반죽을 씌운다음 빵을 굽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교토는 볼 거리가 아주 많다.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슷한 곳.

약 천년간 일본의 실질적 수도였던 곳이다.

일본은 수도는 나라->교토->도쿄 순으로 옮겨간 셈.

시영버스 1일 무제한 티켓(500엔)을 사면 교토 시내의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첫 관람지는 니조 성.

니조 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축조한 성으로 교토에 방문했을 때 자신이 머물 곳으로 삼았다고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 다음의 쇼군이다.)

이 커다란 성을 몇 년 이용하지도 않았는데, 막대한 건축비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충성하던 다이묘들에게 삥을 뜯었다고 한다.







니조성의 니노마루 궁전 입구.

니노마루의 바닥은 못을 이상하게 박아 삐걱거리는데, 이는 암살자가 소리없이 드나드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니조성의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니조성에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적의 침입에 대비해 깊은 해자도 설치되어 있다.

당시 쇼군의 직책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잘 설명되는 모습.


성터에 올라가 볼 수 있는 혼마루 궁전

니조성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와 곧장 금각사로 향했다.


금각사(로쿠온지).

정식명칭이 로쿠온지지만 킨카쿠지라고 더 잘 알려져 있다.

무로마치 막부의 제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츠가 별장으로 건립하였으나 후에 선종 불교의 사원이 되었다.

이와 대응되어 긴카쿠지(은각사)가 있다.

1950년도에 정신질환 증세가 있는 승려가 불을 질러 완전히 실되었다가 다시 재건된 건물이다.


미시마 유키오가 금각사 화재 소실을 모티브 삼아 <금각사>라는 소설을 쓴 바가 있다.

건물 하나가 유난히 화려하지만 볼 거리가 별로 없다.

그저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

관람객도 엄청나게 많았다.


금각사보다 덜 유명하지만 더 고즈넉하고 분위기가 좋았던 료안지.

사실 이당시엔 그다지 유명한줄은 몰랐고, 금각사 바로 옆에 있길래 동선이 맞을 거 같아 들른 곳이었다.

료안지는 1450년 선종 사찰로 지어져 불과 30여년 만에 오닌의 난 때 소실되었다가 다시 재건했다.

재건하면서 크기가 줄었다고 한다.


고즈넉하니 사람도 없고 좋다.

(아니면 이날 일찍 방문한 탓이었을까?)

이 날 교토 방문 중 가장 좋았던 곳.


가레산스이 정원.

폭 25미터 길이 10미터의 자갈과 돌로 구성된 정원.

어떠한 각도에서 봐도 15개의 돌중 14개만 보인다고 한다.

이날 사람이 없어서 멍하니 앉아 구경했다.


가레산스이 (枯山水, かれさんすい)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과 모래를 이용해 산수를 표현하는 양식이다.

흰 모래나 작은 돌 등이 수면이고 표면의 문양은 물의 흐름을 나타낸다.







엽전 모양의 츠쿠바이.

네모난 입 구(口)자를 중심으로 한자가 써 있는데 吾, 唯, 知, 足 (오유지족) '나는 단지 만족을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만족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을 일깨워주는 말이라고 한다.


이날 운이 좋았는지 사람이 별로 없어 료안지 내부의 깨끗하고 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 베스트 여행지.


아침일찍 쏘아다니느라 힘들었다.

은각사 입구 근처에서 돼지고기볶음으로 식사를 했다.

정갈하니 맛이 좋았다.


은각사에 가는 길, 또 교토의 명소 중 <철학의 길>이 있는데, 그곳인줄로만 알고 찍었던 사진.

철학의 길은 교토의 철학자였던 니시다 키타로가 오가며 사색하던 길이다.

물론 니시다 키타로는 이 길도 걸었겠지.


은각사(긴가쿠지) 입구에서 볼 수 있는 가레산스이.

가운데 커다란 산은 후지산을 나타낸다.


은각사는 무로마치 막부 8대의 아시카가 요시마사 쇼군이 별장을 짓다가 죽어버려서 끝을 못 맺은 거라고 한다.

요시마사가 죽고 그의 유언에 따라 사찰로 바뀌었다.

금각사와는 다르게 은칠이 되어 있지 않고 굉장히 간소하다.


그래 사찰이라면 이정도 수수함은 갖추고 있어야지.

금칠(금각사)이 다 무어냐.


은각사 뒷산의 정원.

볼거리도 많았고.

금각사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은각사의 정원은 고즈넉하니 분위기가 좋다.

어쩜 저렇게 손상 하나 없이 이끼를 잘 키웠는지 모르겠다.

특히 바닥에 잎사귀 한 장 떨어져 있지 않은 게 놀라웠다.

이끼를 안 밟고 어떻게 정원을 정돈하는 것인지.


은각사에서 나오다가 일본 전통음식 당고도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에 사들었던 당고.

간장맛 소스가 발라져 있는 찹쌀떡인데, 꼭 팥죽에 들어 있는 찹쌀심을 먹는 것 같았다.

달짝지근한 맛을 기대했는데 짭조름한 맛이라 놀랐다.

아마 맛은 지역마다 다르겠지?(내가 먹은 게 맛이 없던 거였겠지?)







이 다음엔 청수사로 향했다.

청수사를 가려면 언덕길을 2~30분정도 올라가야 한다.

청수사 올라가는 길에 일본전통 기념품과 먹거리, 선물용품을 파는 가게가 아주 많다.

그만큼 볼 거리도 많다.

교토 제일의 관광지라고 생각한다.

다른 곳은 제외해도 청수사만큼은 가봐야 한다.

청수사(기요미즈데라) 입구에 왔다. 

사람도 엄청나게 많고 사진을 찍을 수조차 없다.


청수사까지 올라왔던 길.

좌우로 일본전통가옥처럼 보이는 상점들이 줄을 섰다.

나도 이 근처에서 사기로 된 일본인형을 하나 샀다.

특이한 기념품과 먹을 것들이 많았다.


언덕을 오른 김에 청수사에 들어가야했는데,

맥이 딱 빠지면서 온 몸에 힘이 안들어갔다.

'들어가면 뭐해. 다 똑같겠지.'하는 생각만 들었다.

너무 힘들게 여행을 하면 중간에 매너리즘에 빠진다.

원래 이럴 땐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숙소에 쳐박혀 있는 게 최고다.

청수사는 다음번에 들르기로 하고 이 날은 이대로 철수했다.


어쨌든 교토까지 왔으니 기온거리는 가봐야지 하며 또 무작정 걸었다.

청수사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기온거리인 줄 알았다.

근데 아니다. 날씨는 덥고 습하고. 아침일찍부터 싸돌아다니느라 피고하고.

와이파이도 잡을겸 스타벅스.


교토에는 일본전통복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외국인 일본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일본복장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었다.

이날 학회 때문에 교토에 왔다는 어떤 박사님은 초등학생 따님에게 일본전통복장을 사줬다고 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이제 쉬었으니 조금 힘이 나는 듯 해서 기온거리 구석을 기웃기웃.

그러다가.....


이 날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관광은 무리라 교토에서 철수.

오사카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햅파이브 대관람차를 타러 왔는데....

너무 지쳐서 올라갈 수가 없었다.

완전 포기.

그냥 밥이나 먹고 쉬고 싶었다.


오사카도 비가 한창 쏟아졌다.

비는 오다 말다 하고 덥고 지치고 좀 돌아다니다가 쓰러져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식사는 해야지 하면서 난바에 찾아갔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많이 찾는 긴류라멘의 돈코츠라멘

쌀밥과 김치가 무한리필이 되었던가 그렇다.

이집은 한국인 입맛에 꽤 잘 맞을 듯 하지만, 잘 찾아보면 더 괜찮은 로컬 라멘집이 많다.

현재 한국인은 잘 찾아가지 않는 듯 하다(청겱도묹제고먓됴볅로곣이래저래검색번역방지)

정통 라멘을 먹어본 것은 이 집이 처음이다.

사실 라멘은 한국에도 맛있는 집이 많다.

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7. 12. 7. 20:28

4년 전 일본여행.

JR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오사카에서 나라와 교토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사카-교토-나라만 여행하는 여행객이라면 간사이 쓰루 패스(스룻토 간사이 패스) 2일권이나 3일권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또 오사카 시내만 구경할 경우 오사카 주유 패스가 간사이 쓰루 패스보다 유리하다.

(사실 각 패스들은 '여행을 싸게 잘 다니는 사람들의 여행비'보다 비싼 편이다. 

그러나 잦은 길헤맴이나 변덕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다. 여행 초보자들이 쓰면 시간과 감정 소모를 훨씬 줄일 수 있다. 

특히 패스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의 감정적 부담감은 엄청나게 차이 난다.)


숙취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9시에 출발.


나라에 왔습니다.

숙취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날.


뭐가 유명한 건지(하나도 모름)

일단 도다이지(동대사)로 이동을 합시다.

나라역에서 30분 넘게 엄청 걸어야 한다.


가는 길마다 보이는 사슴들. 

그리고 곳곳에 사슴 센베(사슴이 먹는 과자)를 팔고 있다.

사람이 먹어도 되는 과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슴은 정말 좋아한다.

사람에게 별 관심을 안 보이던 사슴들도 센베만 사면 가까이 온다.


사슴이 엄청 많다.

길도 막는다. 완전 깡패다.

사슴똥도 많다. 밟아도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피해서 걸었다.


삥 뜯기 위해 만만한 관람객들을 물색하는 사슴들.

이 사슴들이 얼마나 영악하냐면 약해보이는 사람들에겐 가차 없이 달려들어 사슴 센베를 뜯어간다.

물고 들이받는 등 엄청나게 위험하니 절대로 주의할 것.

센베를 파는 상인에겐 접근하지 않는데, 센베를 산 관람객에겐 가차없이 달려든다.

사슴은 어떻게 구입한 센베만을 노리도록 훈련받았을까? 

상인과 사슴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는 걸까?






사슴 공원을 지나면 일본 화엄종의 본산인 도다이지(동대사)가 나온다. 

사진은 대불전. 높이 47.5m,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로 커다란 비로자나불이 안치되어 있다.



비로자나불(盧舎那仏像),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모두 설법을 전하는 부처이다.


허공장보살상(虚空蔵菩薩)



도다이지를 보고나니 몹시 배가 고팠다.

이날 아침을 안 먹었던가?

근처의 시장골목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기분 좋은 아케이드


시원한 냉소바를 먹고 싶었다.

그런데 소바집에 들어가 튀김소바를 달라고 하니 따뜻한 온면이 나왔다.

 날씨도 후덥지근 한데.... ㅠ

알고보니 냉소바가 따로 있었는데, 내가 온소바를 시킨 모양이다.

국물은 우동국물, 튀김도 맛나고 시소잎도 향긋하고 면도 맛있었다.


나라에서 유명하다는 감잎스시(카키노하스시) 집을 발견했다.

감잎으로 초밥을 감싸 포장을 한 음식이다.

초고등어를 넣은 초밥이 유명하다.

이날 한 팩을 사다가 야구장에 가서 먹었다.

도시락처럼 가지고 다닐 수가 있는 초밥이라 시큼한 맛이 일반 초밥보다 쎄다.

일본의 옛 스시와 맛이 흡사하지 않을까?







이 날 너무 지쳐서 숙소에 돌아가 낮잠을 조금 잤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께서 하시는 크레이프집을 발견해서 망고크레이프를 먹었다.

처음 보는 음식이라 신나게 먹고 사진도 찍었는데, 지금 한국에서 찾아보면 흔해 빠졌다. ㅋㅋㅋ


한숨 낮잠을 자고 야구장으로 향했다.


오릭스 버팔로즈의 홈구장인 교세라 돔.

버팔로즈는 퍼시픽 리그에 속해있다.

그러나 오사카의 많은 시민들이 오사카 인근의 한신 타이거스 팬이다.

심지어 한신 팬이라고 하면 엄청나게 친하게 대우해준다는 듯.

한신 난바선을 타고 왔는데, 그 날 한신 저지를 입은 어린 아이를 봤다.


이 곳에 왜 왔냐 하면은 (내가 야구를 좋아하지만...) 이대호 선수를 만나러 왔다.

무려 갑자원(한신 타이거즈 홈구장)을 포기하고 이곳을 왔다는 거.

이대호 선수의 경기를 두 눈으로 똑바로 보기 위해서!!


이곳이 바로 관서 유일의 돔 구장이다.(관동에는 도쿄돔이 있다)

허구연 선생님께서 앉으나 서나 그렇게 바라마지 않으셨던 그 돔구장(한국에는 2015년 고척돔이 개장했다.)!!!

하지만 사실 이대호 선수 아니면 찾아와 볼 생각도 안할 구장.....


마침 버팔로스의 팀 잡지에 이대호 선수가 표지를 장식하였다.

정확하진 않은데, 당시 이대호 선수가 14타석 연속으로 안타가 나오지 않아 부진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맥주를 따라주는 여자직원에게 맥주 한 잔을 샀다.


오 이대호 선수.

제가 당신을 보러 왔어요.


타석에 들어서는 이대호 선수. 이 날 2회 말 이대호 선수가 첫 타자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이 날 오릭스의 첫 안타였다.

어떤 한국 사람이 '쌔리라!' 하고 소리쳤다.

이 날 이대호는 4타석 2안타, 1볼넷, 1 우플.

그간 부진을 씻어내는 좋은 경기였다.

부진은 뭐. 이 날 3할 2푼에 15홈런인가 그랬는데. 솔직히 이대호가 다 했지.

경기는 오릭스가 이겼던 걸로 기억한다. 2:4였던가.


재미있는 응원을 봤다.

중간에 풍선을 나누어주는데, 바람을 넣어서 들고 음악에 맞춰 흔들다가, 음악이 끝나면 풍선을 공중으로 날린다.

풍선이 바람 빠지면서 공중으로 솟구치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응원이었다.






오릭스 버팔로즈만 이렇게 응원하는지?

응원단이 외야에 있고, 끝없이 악기를 가지고 응원을 한다.

일반 관중은 가끔씩 노래를 따라부르지만, 전체적으로 자기 할 일을 하며(먹을 걸 먹고) 경기를 보며 떠든다.

한국에서 관중들이 소리지르며 응원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9회는 보지 않고 나왔다.

한국에서도 야구를 9회까지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왜냐면 한화는 늘 일찍 대량실점하고 공격을 접으니까)

숙소 가서 술 마실 생각으로 ㅋㅋㅋ


전날 왔던 도톤보리에 다시 왔다.

구리코상 근처에 있는 커다란 게딱지.


오사카에서 유명한 음식으로 다꼬야끼가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흔해빠진 게 다꼬야끼지만, 본토의 타코야끼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난바까지 찾아갔다.

호객행위에 끌려 비교적 한산한 가게에서 한 판을 포장했다.


이날 집으로 가는 길을 못찾아 난바에서 엄청 헤맸다.

포켓 와이파이가 없는 여행자의 슬픔 ㅠ


551 호라이 만두와 함께 다코야끼와 함께 저녁식사, 그리고 하루를 마감했다.


다꼬야끼라고 부르는 게 편한데, 어디는 타코야끼라고 부르기도 하고.....

아무튼.



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7. 12. 6. 19:31


4년 전 일본여행 중.


도쿄에서 츠키지 어시장, 오다이바 등을 둘러보고 해 지기 전에 오사카 행 신칸세에 탑승.

JR패스를 쥐고 있으면 '노조미호'와 '미즈호호'를 제외,

'히카리호'와 '사쿠라호', '고다마호', '쯔바메호'에 탑승할 수 있다.

가장 비싼 표를 사지 않고 보통표를 살 경우엔 보통객차에만 탈 수 있으니 주의.

이 당시만 해도 1~3호차만 탈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설명이 없다.

열차 시간표를 미리 프린터로 뽑아가면 편하다.

나중에 일본에 갈 때도 시간표를 뽑아가 요긴하게 사용했다.


열차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

특히 일본에서 가루비에서 나온 <자가비>라는 과자에 푹 빠져 있었다.

<자가비>는 현재 한국에서도 판매중이다.

그리고 몇 차례 일본을 다녀봤지만, 일본 맥주는 한국 편의점이 오히려 싸다.


열차는 상당히 빠르다.

그리고 기찻길 주변은 꽤나 번화가다.

완전 시골은 별로 안보였다.

거리도 깨끗한편이고 역사도 깔끔하다.


신오사카에 내려 전철로 갈아타고 우메다역에서 또다시 갈아탔다.

예약해둔 숙소가 신임미야 역에 있기 때문.


신이마미야역엔 저렴한 비지니스 호텔이 많다.

모텔이 많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1인용 모텔, 즉 비지니스 호텔이 많다.

1인용 침실에 (좁지만) 1인용 욕실이 함께 있는 방을 준다.

신이마미야는 난바와 덴덴타운, 덴노지 등과 애매하게 떨어져 있어서 여유있게 돌아다니는 여행객들에게만 추천.

이 때는 몰랐지만, 몇 번 오사카를 가게 되니, 신이마미야는 좀 더 치안이 위험하고 숙소의 퀄리티가 낮은 편이다.


숙소에 나와 일단 저녁이나 먹자며 도톤보리로 이동했다.

오사카의 유명한 번화가 중 하나로 온갖 유명한 음식들을 맛볼 수가 있는 곳이다.

뭐가 뭔지 몰랐던 나는 구석진 길로 다니며 도톤보리의 하천이나 구경하다가


도톤보리에서 가장 유명한 글리코상을 만났다.

글리코는 일본의 제과회사이다. 현지인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간판이라고.






길을 헤매다 마주친 작은 신당(뭐라고 불러야 할지...... 향을 피우고 연기를 쐬이는 곳)

술 마시고 얼굴은 시뻘개서 기도하러 오시는 양반들은 도대체 뭘까.


배는 고픕니다.

항상 나는 굶주리고 힘든 여행을 하는 듯.

만만해보이는 집을 들어가봅니다.

처음 들어가보는 술집이라 무척 긴장했음.

(지금은 아무렇게나 들어가는데.)


자 메뉴판을 봅시다.

오. 알아먹을만한 단어가 많군요. 

가격도 이정도면 쏘쏘.


시원한 청주도 시키고요.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쿠시카츠.




기타 등등.

이 당시엔 한국에서 보기 힘든 꼬치라 참 좋아했는데, 이제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가 않다.






그리고 숙소로


이 때 전철을 타다가 모르고 여성 전용칸에 탔다.

사람이 없는 전철에 어떤 여성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그 여성분이 자꾸 힐끔힐끔 쳐다보길래 뭐가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내릴 때쯤 되어 문에 붙은 '여성 전용'이라는 글자를 보고 큰 실수를 한 걸 깨달았다.

난바에서 신이마미야면 2정거장쯤 되는 짧은 거리지만, 지금 생각해도 진땀 나는 실수였다.


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7. 12. 4. 18:00

4년전 일본 여행.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나왔다.

다음 숙소는 도쿄의 다른 지역이었다.

배낭을 짊어지고 아침 일찍 우에노역으로 갔다.

JR패스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JR은 일본에 가장 많은 노선을 가진 국영철도이다.

JR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JR이 운영하는 여러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신칸센, JR 지방 철도라인 등등.

언제든지 역무원에게 패스를 보여주고 나올 수 있는데, 가격은 만만치 않다.

나는 7일 패스를 끊었고, 나름 쏠쏠하게 이용했었다.

도시간 이동이 잦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너무 일찍 나와 아침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우에노역 근처의 식당에서 규동과 라무네(일본식 레모네이드, 병 입구를 유리구슬이 막고 있다)를 시켜서 먹었다.

JR패스 7일권을 구입하고 기차역 지도를 열심히 봐가며 길을 찾았다.

오늘의 목표는 닛코(日光, にっこう).

일본을 자주 다녀본 후배의 강력추천 관광지였다.

닛코는 도쿄의 북쪽 산간지방에 위치해 있다.

하루 안에 다녀오기 힘들 정도.

무엇보다 원전이 폭발한 후쿠시마 근처에 있어서 당시에만 해도 가기가 꺼려지던 곳이었다.


그래도 간다.

JR 패스를 쥐고 닛코로 가는 노선을 점검했다.

JR닛코선은 우츠노미야역에서 갈아탈 수 있었다.

JR로 우츠노미야까지 가면 된다.

(이 날 일본의 전철은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참 전철을 타고 간뒤, 내가 준비한 지도 바깥으로 전철이 나간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향으로 간 것이다.

당황.

다시 되돌아 가야 한다.


오미야 역에서 다시 갈아타야 했다.

오미야에서 기다리면 우츠노미야로 가는 전철이 온다.

한~참 후에.

그래서 역에서 나와 오미야 주변을 둘러보았다.

JR 패스는 역을 자유자재로 들락날락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실수해도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있고.


우츠노미야 역에 도착했더니 이번엔 닛코로 가는 열차가 한 시간 후에 온단다.

끼니를 때울까 하고 역 밖으로 나갔다.

마침 어디선가 우츠노미야의 교자가 맛이 있더란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그래서 교자를 먹는다.

할아버지께서 손수 만드신 교자인 듯 했다.

철판에 물을 붓고 교자를 구워냈다.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맛있는 맛이었다.


JR닛코선을 타고 달린다.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

일본의 철도 주변엔 웬만해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이건 오지에 가는 것 같았다.

숲이 많았고, 나무가 높았다.


닛코에 도착.

역 코인락커에 배낭을 넣어놓고 나왔다.

동조궁까지 걸어갈 셈으로 열심히 걸었다.

걷는 건 자신이 있으니까.

관광지인데 이날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공기는......


습해. 엄청 습해.

안개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장마가 들어오기 직전이라 엄청 더웠다.

덥고 습하고.....

거의 죽을 것 같았다.

진짜 문제는 핸드폰 카메라가 맛이 가기 시작했다.

습기가 차는 건지 어떤 건지 초점도 안 맞고.

더워서 정신도 못차리겠고.



동조궁 가는 길에 만난 붉은 다리인 닛코신교.

나는 안쪽으로 가기 위해서 이 다리를 건너야만 하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요금을 내고 다리를 건넜다가 다시 건너와 관람을 종료하는 것이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돈(300엔)을 내고.....

정말 예쁜 붉은 색의 다리였다.

이전에는 장군이나, 천황의 칙사, 수도승정도만 지나갈 수 있는 다리였다고 한다.


본래의 길로 되돌아와 신교의 모습을 찰칵.

저 물 아래 뽀얗게 올라오는 물안개를 보라.

저게 떨어지지 않고 뭉게뭉게 피어올라 온 세상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더위에 허덕이며 무작정 걸었다.

중간에 한국인들이 지도를 보며 길을 헤매는 것도 그냥 보고 지나쳤다.


후타라산 신사(二荒山神社) 입구

일전에 우에노공원에서 봤던 조형물이 있고.

그냥 보통의 신사였다.

내가 가려던 곳은 이곳이 아니라 도쇼구(동조궁)인데.

지도를 보고 다시 되돌아가야 했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이렇게 큰 나무들이 빽빽한 숲이라는 것.

원시림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저 높이.

핸드폰 카메라로 모두 담아지질 않는다.


도쇼구로 가는 길. 

빽빽한 삼나무일지 뭔지 길고 곧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섰다.

햇빛이 하나 안 들어왔다.(안개때문에)

이곳은 분명히 모노노케히메의 배경이 된 곳일 거야(모름)

8명쯤 서서 둘러 쌓으면 끌어안을 수 있을까?

엄청난 두께의 나무들.

그리고 이끼들.




요메이몬 근처의 오층탑

도쇼구 근처로 오니 큰 탑이 먼저 반겨주었다. 


요메이몬으로 가는 입구

이곳부터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다.


요메이몬 근처의 그럭저럭



신규샤에 조각된 유명한 산자루(세 원숭이).

나쁜 것을 듣지 말고, 말하지 말고, 보지 말아라.

재미있는 것은 이 원숭이들이 핸드폰 이모티콘으로 있다는 것이다.

핸드폰 상태가 얼마나 안습(안구에 습기)이냐면, 정말로 카메라 렌즈에 습기가 차서 화질이 엄청 구지다.



요메이몬 앞에 있던 이러저러한 것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문 요메이몬(陽明門).

요메이몬 좌우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추정되는 인물의 조각상이 앉아 있다.

화려한 처마 장식과 갖가지 조각들이 놀랍다.

핸드폰 카메라가 안 좋다는 게 정말 아쉬울 뿐이다.

검색을 해보니 2018년까지 수리를 할 예정이라 못 본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 같다.


가라몬(唐門).

요메이몬과 마찬가지로 많은 조각들이 되어 있었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무남? (무녀의 남성형 명사가 뭐지?)와 관광객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사진 찍을 생각하지 말고 그 시간에 하나라도 더 봐라는 거짓말이다.

좋은 사진도 찍고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

사진 안 보면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ㅠㅠ

4년밖에 안되었는데 기억을 더듬더듬 찾아야 한다.


요메이몬에서 나오면 이제 아무것도 눈에 안 차기 시작한다.....


더위에 지치고 힘들어서 뻗기 직전이었다.

오후 3~4시쯤이었지만, 버스를 타면 닛코의 게곤폭포와 주젠지 호수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요행히 막 오는 버스를 타고 게곤폭포로 향할 수 있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쉴 수 있었는데.


내가 중간에 내려버렸다.

왜 내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였을까?

뿌연 안개 때문에 볼 것도 없는 산 중턱의 휴게소에 내려버린 것이다.

뭐 다음 버스 타면 되겠지 하고 느긋하게 기다렸다.

배도 출출하니 휴게소에서 뭐라도 사먹을까.


그래서 닭꼬치를 사먹었다.

소금구이를 먹었는데 정말 맛이 있었다.


오후 5시 20분 그런데 버스가 안와 ㅋㅋㅋㅋ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화 '미스트'급의 안개만 뿌옇게 왔다.

닭꼬치를 팔던 아저씨가 뭐라고 소리치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안되었다.

아마 버스가 안 올거란 뜻이었을 것이다.

결국 닭꼬치 사장님이 장사를 접고 트럭을 몰아 나에게 왔다.

어디까지 가냐며, 게곤폭포를 간다니까 버스는 끊겼으니 데려다 주겠단다.

와......

(아저씨 영어 잘하셔)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오후가 되면 이 근처는 일찍 문을 닫는단다.

버스가 없을지도 모른댔다.


게곤 폭포 입구.

닭꼬치 아저씨 덕분에 간신히 도착했다.

그러나 사람이 없다. 상점들도 모두 문을 닫았고 노점상들이 짐을 들고 나오고 있다.

폭포는 영영 못보는 것일까?


폭포소리.

아 있다. 찾았다.

내가 이걸 보러 여기 왔다.


우렁차게 떨어지는 폭포 소리.

일본의 3대 폭포 중 하나라는 게곤폭포(華厳の滝)다.

내가 이걸 보려 여기까지 왔다.

너무 감격해서 셀카도 찍었다.

사람이 없어서 혼자 찰칵찰칵 카메라질 하며 놀았다.


주젠지코(주젠지 호수).

어쨌든 폭포까지 왔으니 호수는 봐야겠지.

닛코 산 정상에 있는 커다란 호수다.

포천의 산정호수쯤으로 생각했는데,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건 진짜 모노노케히메(만화영화)의 촬영장소가 맞는 것 같았다.


물도 맑고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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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가 저물기 직전이라, 도쿄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다행히 끊기기 직전에, 닛코역으로 되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닛코역에서 우츠노미야역으로 가는 전철도 탈 수 있었다.

다행히 그날 도쿄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럼 뭐해. 또 숙소 찾아 삼만리.

저녁도 못 먹고 또 숙소로 이동한다.


지도 하나에만 의지해서 여행하기 정말 힘들다.

게다가 JR 라인만 이용해야 한다는 제한조건이 걸리니 걷는 시간이 태반이었다.


이날 일본의 비지니스호텔을 처음 이용해보았는데, 너무 괜찮았다.

1인 이용요금이 2인실의 절반수준이니 혼자 여행할 때 이용하기 적합했다.


하지만 결국 이날도 너무 늦어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워야 했다.

꼬치와, 샐러드와 맥주로 요기하고 힘든 일정을 마쳤다.


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7. 12. 3. 19:45


4년 전 일본여행.

별 생각 없이 휴가를 써버리고 별 생각 없이 표를 끊어 별 생각 없이 훌쩍 떠나버렸다.

원래는 몽골여행을 가려 했는데, 동행자도 구해지지 않았고, 너무 많이 지쳐 있었던 때라 깊게 고민하지 않은 듯 하다.

작은 가방에 핸드폰과 보조배터리 정도만 들고 갔고, 그 흔한 포켓 와이파이조차 가져가질 않았다.

거의 맨땅의 헤딩 수준이었는데, 일본어를 잘하는 후배에게 맥주공장 견학 예약을 부탁하고, 인터넷으로 각 도시 숙소정도만 예약했다.

숙소는 가격만 보고 결정한 터라 동선도 괴이하기 짝이 없는 여행이었다.

인터넷의 도움 없이 지도에 의지해 다닌 터라, 작은 가방에는 온통 종이 지도 투성이었다.

사진을 보니 그 때 생각이 조금씩 난다.



대한항공을 타고 서울 인천공항->도쿄 나리타공항으로 이동했다.

거리가 꽤 되고, 항공사도 항공사인만큼 점심식사는 제공.

경유하느라 나리타공항을 몇 번 다녀봤지만, 바깥으로 나간 건 처음이었다.

일본어는 읽을 수 있던지라 '오까에리나사이' 어서오란 말에 기뻐했다.

한국어 표지판이 많았던 것도 웃겼다.


니리타공항에서 우에노역까지 케이세이 본선을 타고 갔다.

케이세이 본선은 다른 방법에 비해 시간이 오래걸리지만 1000엔정도밖에 안되는 싼 열차였다.

처음 일본에 온 거라 바깥 풍경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야구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였던 것도 신기한 일이었고, 하천 변에 야구장이 많은 것도 신기했다.


아무데나 떨어졌는데 요도바시 카메라도 보이고.....

그런데 어디를 가야하는 걸까?

편의점에서 자가비 과자를 하나 사들고 고민을 하다가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주변을 구경하다 가고싶었다.

그래서 마냥 걸었다.

마침 옆에 커다란 우에노 공원이 있었다.


우에노 공원엔 사람이 많았다.

공연도 하고 있었고, 나들이 나온 가족도 많고 학생들도 많고.

잠시 어떤 사람의 묘기도 보고 즐거웠다.


마침 작은 신사가 보여서 들어가볼까 말까 주저하다가 들어가 보았다.


기도하는 설치물이 있었다.

가운데 원을 통과하며 8자를 그려 기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절에서 원통을 돌리는 불공방식등이랑 비슷한 것 같았다.

여기저거 종이장식이 매달려 있는 것도 신기했다.


막 일본에 처음 오니 소원을 적은 나무판을 매달아 놓은 것도 신기했다.

처음 보니까 신기했지, 몇 번 일본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거 수십번도 더 봤다.

신사에 가서 물을 손에 축이거나, 향에 가서 몸에 향을 쐬이는 것, 돈을 넣고 종을 치고 박수를 치고 기도하는 등등 다양한 기도 방법이 있다.


우에노 공원에는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었다.

하루가 무한정 긴 것도 아니고 등에는 배낭도 매고 있으니 가장 큰 도쿄 국립 박물관에 가기로 결심했다.

도쿄 국립 박물관은 우에노 공원의 가장 끄트머리에 있다.

입장료가 600엔쯤 했던 것 같다.

박물관 건물이 많았는데, 본관과 동양관만을 관람했다.


참 애석했던 것이 사진을 찍으면 안되는 줄 알아 눈으로만 감상했는데, 알고보니 사진촬영이 가능했던 박물관이었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도 사진촬영이 가능했다.)

사람이 없던 시간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한국같지 않아서 사람도 없고 한적해 좋았다.

'고려관'이 있어 한국의 유적도 전시해뒀다. 한국말로 설명이 붙어있는 곳이 많았다.

한국의 역사관과 맞지 않는 부분도 많았고.

난생처음 일본에 와서 박물관부터 왔으니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참 많았다.

이제 일본 역사도 공부해 조금 더 알고 있고, 많은 일본 지역을 돌아다녀보았으니 박물관에 다시 가면 좀 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박물관 주변에 까마귀가 참 많았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자가비 과자를 뜯어먹는데, 까마귀가 와서 달라고 보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일본의 까마귀는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유독 까마귀니 고양이니 쫓아내서 동물들이 사람을 무서워하게 하는 것 같다.


일본은 자판기 없는 곳이 없다.

지나가다가 담배자판기가 있는 것을 보고 너무 웃겨서 사진 찰칵.

우에노 공원에서 아키하바라가 가까운 것 같아서, 또 무작정 걸었다.

아키하바라에 갔을 때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나 메이드까페 직원들, 각종 완구와 게임기를 파는 가게들을 보았지만, 등에 진 짐도 거대하고, 가게 안이 비좁아 감히 들어가보질 못했다.

아키하바라역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와이파이를 잡고, 이제 어딜 가야 하나 검색을 하다가 센소지 호조몬을 가보기로 했다.


늦은 시각에 가니 닫기 시작하는 가게들이 보였다.

고풍스런 건물들이 들어선 골목들을 지나다가 멘치 카츠도 하나 사먹고.

호조문에 가까이 가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카메라를 들고 가야 했었다고 후회되는 지점.

핸드폰을 들어 찍는 걸로는 어림 없었다.


기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사람들이 찍힐까봐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다.

여름 해가 늬엿늬엿 저가고, 슬슬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볼까 결심했다.

지도를 보니 숙소까지 몇 km 안되는 것이 아닌가?!

하 이정도면 충분히 걷지.

하는 마음으로 걸었다.

센소지 근처에 맛있는 음식점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걷다보면 괜찮은 식당도 있겠지.


없다.

다 문을 닫았다.

신기한 건 일본에 이런 아케이드가 정말 많다.

식당, 술집부터 채소, 정육, 해산물 가게, 슈퍼마켓, 약국, 문구점, 악기 가게 별 가게들이 아케이드에 줄지어 있다.

상업 골목과 주거 골목이 분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센소지에서 아케이드만 걸어도 숙소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는 길에 마주친 야시장.

정말 먹고싶은 먹거리가 많았다.

다양한 철판요리에 튀김, 빵, 신기한 물건들.


이게 그 말로만(만화로 보았던) 금붕어잡기 게임을 봤다.

소심한 성격이라 직접 해보지는 않고 구경만.


그러다가 돌려 구슬을 뽑는 게임을 발견했다.

이정도면 (쉬우니까) 해볼만 한데.


색상 별로 뭘 준다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200엔을 내고 돌려보았는데 하얀색이 나왔다.


그래서 받은 것이 센베(전병) 과자.

아저씨가 '센베'라고 했으니까 센베 맞겠지.

무슨 맛을 발라줄까 하고 물어보셨는데, 이것 저것 말했던 것 같다.

별 맛이 없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꽤 정감이 가는 로컬 식당들이 많았는데, 부끄러워 선듯 들어가보기가 꺼려졌다.

결국 좀 더 넓고 큰 가게를 찾아보자며 무작정 걷는다는 것이 숙소까지 가버리게 되었다.

할 수 없이 근처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샀는데, 직원이 한국인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 체크인을 하고 이런 저런 설명을 듣고 씻고 라면에 물을 올린 것이 저녁 9시가 거의 다 되어서였다.




놀라운 건. 이 때까지 식당을 전혀 못 들어가봤다는 것.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