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랑기2017. 12. 5. 22:59


4년전 일본 여행.

일본에 온 지 3일째 되는 날, 새벽 4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일찌감치 짐을 챙겨 나왔다.

이날 오사카로 이동할 예정이라 또 배낭을 모두 짊어진 채로. 


새벽 4시 30분.

왜 이렇게 일찍 나왔냐 하면은 아침 5시에 문을 여는 초밥집을 가기 위해서!

어젯밤 그 외진 호텔에 가서 굳이 묵은 이유는!

츠키지 어시장에 가까이 묵기 위해서였다.

택시를 타고 초밥을 먹으러 가기는 택시비가 아깝고, 그렇다면 아예 시장에서 가까운 곳에서 숙박을 하자며 그곳을 골랐던 것이다.

덕분에 배낭 매고 한세월 걷게 되었다.

(좀더 머리를 썼으면, 초밥을 아침에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방법을 썼을텐데.)


이상한 모양의 삼륜차가 생선을 실어나르는 걸 보면 어시장에 가까이 온 것이 확실하다.


지도를 보는데 어떻게 해야 초밥집을 찾을 수 있는 지 잘 모르겠다.

온통 찻길 뿐인데 어떻게 가지?

입구는 어디지?


어렵사리 찾은 초밥집 입구엔 이미 사람들이 가득했다.

아직 5시도 아닌데.....







벼르고 별렀던 다이와스시.

딴 곳 안가고 무조건 이곳으로 가기로 마음 먹고 나왔더랬다.

내 앞으로도 사람들이 많았지만, 다행히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첫번째 먹은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금방 빠졌기 때문이다.


막상 들어가서 고르려니까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

할아버지가 스페셜 세트를 추천하길래 좋다고 받았다.

위 사진은 참치.

쥬도로인지 오도로였는지.. 아뭍튼 도로.


성게 초밥.

이 날 처음 성게를 먹어봤는데, 거의 미스터 초밥왕급 감동을 느꼈다.

이 이후로 거의 병자처럼 성게를 찾아 먹었는데, 절대로 이 맛을 쫓아갈 수가 없었다.

다른 집 성게는 말라 있거나, 끝맛이 쓰거나, 성게알이 잘 거나... 모두 부실했다.

이집이 지금까지 먹은 성게 중 압도적인 원탑.


닭새우인지 뭔지 엄청 달고 커다랬던 새우초밥.


구색맞추기용 마끼.


달착지근한 달걀말이


오징어초밥.

정말 이집은 어떻게 생선을 손질하는 건지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람.






도미초밥.

이외에도 많이 나왔다.

옆자리 아저씨는 양복차림으로 새벽댓바람부터 사케를 마시던데, 나도 그런 어른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

정말 짧은 시간에 만엔쯤? 썼던 것 같다. (기억이 안남)

가격이 중요하냐.

아무튼 저중에 내 생애 최고의 초밥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지.


식사를 끝내고 츠키지 시장을 둘러보고 싶어 이러저러한데를 돌아다녔다.

아직 장사를 안하는지 분주히 움직이는 시장사람의 모습만 보였다.

커다란 톱과 사람 키만큼 커다란 칼로 이리저리 참치를 자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혼날까봐 멀찌감치 구경만 하다가 썰려나온 참치를 찰칵.


그렇게 츠키지시장을 돌아다니다가 경찰에게 걸려서 경고장을 받았다.

"9시가 되기 전에 이곳에 들어오지 마세요"

아 네. 제가 몰랐어요. 진짭니다.

즉시 퇴장.

이렇게 츠키지 시장 구경을 포기했다.


너무 아침이라 갈 곳이 없다.

차라리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았을걸.

근처의 역까지 걸어갔다.


그러다가 오아시스와도 같은 도도루 커피를 발견했다.

와이파이도 제공해주고, 커핏값도 저렴하고, 곳곳에 콘센트도 있고.

일본여행할 때 스타벅스보다 좋아했던 곳이다.


건담을 보러 오다이바에 가기로 결심했다.

오다이바는 JR노선이 없어서, 사철을 이용했다.

일본 지하철 갈아타기가 얼마나 힘들던지.....

역 바깥으로 나가서 다른 회사의 전철로 갈아타야 한다.

처음엔 이 시스템이 이해가 안가서 어리둥절했다.

다행히 출근하는 직장인 인파가 있어서 쫓아다녔더니 갈아타는 지하철로 가게 되더라.


오다이바에 도착했더니 출근하는 직장인들 뿐이었다.

약간 불안감에 휩싸였다.

다이버시티의 건담프론트에 가서 관람을 하기로 했는데 너무 일찍 온 것은 아닐까?


그렇다. 다이버시티가 오픈을 안 한 것이다.

너무 일찍 와버린 것이다.


또 커피를 마시긴 그렇고, 마침 스타벅스가 보이길래 일본 계절한정 스트로베리 어쩌고를 먹었다.

생크림과 딸기시럽과 쿠키가루를 버무린 음료로 오직 일본의 이 계절에만 판매하는 음료였다.(자랑)

제대로 디저트를 챙겨 먹은 것.

건담 프론트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오다이바 다이버시티 건물 안에는 <건담 프론트 도쿄>라고 하는 시설이 있다. 

짧은 영화 상영도 하고 프라모델과 조형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마치 실제 건담이 건물을 뚫고 나온 것 같은 크기의 거대한 조형물도 있고, 만화의 한 전투 장면을 프라모델로 재현해놓은 디오라마도 있다.

그리고 돔 형식으로 된 영화관이 있는데, 돔 가운데에서 사방으로 건담이 돌아다니고 전투를 하는 만화의 장면들을 보여준다.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박진감을 준다.


영화관람이 끝나면 역대 프라모델들을 관람할 수 있다.

여러가지 버전으로 재 제작된 건담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그밖에 만화 주인공들의 모형도 관람할 수 있다.

건담을 좋아하거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다이버시티에는 쇼핑, 음식점, 볼거리, 오락실 등이 많다.

오락실에서 만난 드래곤볼 인형뽑기


출출해서 사먹은 생크림 모찌


건담 대지에 서다.

퍼스트 건담 RX-78 등신대 크기 조형물.

시간마다 해치가 열리고 LED가 어쩌고 한다는데, 시간은 못 맞춘 것 같고 대신에 장딴지의 구멍으로 조그만 새가 드나들었다.

아마도 새끼를 키우는 듯.

개인적으로 건담을 많이 아주 엄청나게 좋아해서 한참동안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좋아했다.



후지 TV 관람을 하려고 시도했으나, 월요일이라서(정확하지 않음?) 관람이 불가능했다.


아쿠아시티에서 지역별 라멘을 팔고 있길래 라멘을 시켜 먹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비빔라멘이다.

고기고명이 많이 들어가 있고, 간장과 달걀노른자로 면을 비벼 먹는다.

국물이 없어서 허전했지만, 매우 맛있었다.


아쿠아시티에서 볼 수 있었던 가짜 자유의 여신상


이 이후에는 오사카로 이동해야 했다.

신칸센을 타기 위해 시내로 이동했다.

일찍 갈 필요 없을 것 같아 시내의 서점에 들어가 일본 서적을 구경했다.


밀리터리 관련된 서가가 몇개씩이나 있다.

과연 매니아가 많은 나라답다.


철도 관련 서가도 몇 개씩이나 있고, 스포츠 관련 서적도 매우 많았다.

인상깊었던 점은, 어떤 스포츠에 대해 초보 학교 선생님이 학생을 가리키기 위한 기초 훈련 방법에 대한 책들이 있다는 점.

생전 처음 보는 스포츠라고 해도, 아이들을 가리키기 위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성들을 위한 BL문학도 당당히 많은 서가를 차지하고 있다.

대단하다.



그리고 오사카로 슝!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