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8. 1. 7. 02:23


치킨과 피자 이외에 또 널리 알려진 배달 메뉴가 있다면 그것은 족발일 것이다. 본래 차갑게 먹는 음식이라 미리 조리 해놓고 살짝 데워 썰어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비교적 보관도 용이하고 썰어서 내오면 생긴 것도 그럴 듯 하다. 하지만 배달을 시켜 먹거나 동네에서 사먹다 보면 으레 실망하고는 한다. 말라 비틀어진 족발은 고기가 푸석푸석하고 뻑뻑하다. 어쩌다가는 맛있는 족발을 사먹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대체로 족발은 달고 짜고 한데, 맛도 거기서 거기다. 늘 먹다보면 익숙한 그런 맛이 난다. 다만 고기가 좀 오래되었는지 질긴지, 간이 너무 짜지는 않은지, 간이 덜 배지 않은지 정도를 파악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맛있는 집들이 간혹가다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다니며 사먹는가 싶다.

장충동은 족발집 골목으로 유명했다. 그중 <평안도족발집>은 방송도 여러차례 타면서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모두가 원하는 족발의 맛.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속살, 적당히 씹히는 단단한 육질, 향긋하고 맛있는 양념이 배어든 껍질. 박자와 리듬이 잘 어우러진 족발이다.

이 정도면 최고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위권임에는 틀림 없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 목마를 때 떠 먹기에 좋다.


야채도 싱싱해서 좋다.

(장사 잘되는 집의 장점이기도 하다...)

기회만 되면 자주 이용하고 싶은 곳, 술 먹기 좋은 곳이다. 


월요일, 명절 휴무 영업시간은 12:00~23:00 (마지막 주문은 22:00까지만)

족발(특대)5000원, 대 40000원, 중 35000원, 소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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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8. 1. 7. 01:09


아침에 뭘 먹을 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이전 날 먹었던 <야마토 우동>집을 가기로 했다. 가족들과 함께 숙박을 한 뒤, 아침 일찍 가게 앞으로 나가 대기줄에 섰다. 가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줄을 서면 차례대로 불러주었다. 일본에서는 식당 앞에서 대기하는 것이 흔한 일이고, 으레 그런 식당들이 좀 더 맛있곤 했다.

기다리는 팀은 4팀 정도였고, 한국인 팀이 두 팀 정도 있었다. 어머니께서 앞에 선 나이가 좀 있는 한국인 부부와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나누셨다. 나는 스몰토크가 잘 안되는데, 어른들은 그게 잘 되는 모양이다.


우리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다. 아버지는 내가 추천해준 대로 새우튀김우동을 시키셨고, 어머니는 버섯 우동, 동생에게는 새우튀김카레우동을 추천해 주었다. 내가 먹은 것은 위 사진의 닭고기 우동.

우동마다 맛이 약간씩 다른 것이 특이했다. 닭고기 우동은 확실히 닭육수를 낸 것 같았고, 버섯 우동은 많은 종류의 버섯이 들어가 국물이 시원했다. 아버지는 새우튀김우동이 끝내주게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하셨다. 하지만 동생은 양이 너무 많다고 투덜...

닭고기 우동의 닭에는 연골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거북하지 않았다. 뻑뻑하지도 않고 고기가 야들야들 했고, 말린 미역으로 보이는 고명과 맛이 잘 어우러졌다. 쫀득쫀득한 우동면발도 참 맛있었다.



이날부터 가족들은 스룻토 간사이 패스를 사용했다. 가족들은 2일권(4000엔), 하루 먼저 온 나는 3일권(5200엔)을 사용했다.

(나는 가족들을 픽업하러 간사이 공항을 다녀와야 하니 차비가 들었다.)

오사카에 오면 가장 우선 봐야 할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교토는 하루정도 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후시미이나리 신사와 청수사(기요미즈데라)를 들리기로 했다. 이 두 곳 모두 이전에 오사카 여행을 왔을 때 들리지 못했던 곳이다.

두 곳 모두 인근에 있으므로 동선을 짜기도 쉬울 것만 같았다.


해서. 후시미이나리 신사(후시미이나리타이샤, ふしみいなりたいしゃ)에 도착하니 사람이 너무 많았다....

케이한선 후시미이나리 역에서부터 사람이 가득했다. 날을 잘못 잡은 것 같았다.

저는 이런 여행이 정말 싫다고요. 이런식의 사람 구경은 싫어.


간신히 안쪽까지 도착. 신사 내부가 넓은 편이라 입구보다는 한산한 듯 했다.

일본의 신사는 일본 토착 종교인 신토(신도)의 건물인 셈이다. 카미라는 이름의 신을 모시고 있으며, 현재 신토의 전례나 기도 방법 등은 일본인의 전통문화처럼 되어 있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라고 적힌 간판.

좌우에는 여우상이 놓여 있다. 일본 신토의 신인 이나리신은 곡식의 신이다. 여우로 생각하기도 하고, 여우를 부리는 신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한켠에는 이렇게 이나리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놓여 있다. 온동네 술이 다 모여 있는 듯 하다. (일본 술이 맛있지. 음.)

어머니는 그 사이에 참배객들 사이에 껴서 동전도 던지고 종도 울리고 참배도 하셨다. 나름 잘 따라하신다. 


여우와 관련된 신사이다 보니까 소원을 적어 걸어두는 패도 여우 모양이다. 재미있는 얼굴을 그려 걸어놓았다.


후시미이나리 신사는 일본에서 가장 토리이(도리이)가 많은 신사이다. 토리이란 일본 신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다란 문이다. 돌로 만들기도 하고 나무로 만들기도 하며, 위의 사진처럼 붉은 색 칠을 하기도 한다.

신토(신도)에서는 속세와 신의 세계를 가르는 문의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그런 붉은 토리이가 수천 개가 있다. 센본토리이(千本鳥居)라 하여 천 개라고 하는데, 사실 그 숫자는 훨씬 넘을 것으로 알려져있다. 



너무 어마무시하게 토리이가 많아 압도된다. 후시미이나리 신사의 토리길은 두 갈래로 이따금 합쳐지기도 한다. 같은 토리길을 걸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가족들을 끌고 중간에 돌아 나왔다.


아버지께서 술 한 잔 드시고 싶으셨는지 베이컨을 사달라고 하셨다. 꼭 드셔도... 다른 가족들은 배가 고프지 않은 관계로...


동생녀석이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봤다며 링고아메(りんご飴, 캔디 애플)가 먹고 싶다고 사달라고 했다. 그러니까 사과에 사탕을 입힌 과자다. 겉을 핥아먹어야 하는 음식인데, 먹기가 쉽지가 않다.

동생이 씹어먹으려고 몇 차례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나에게 넘겨버렸다. 링고아메를 씹어먹기는 쉽지 않지만.... 나는 잘 먹는다.


가족들을 끌고 다음 목적지인 청수사(기요미즈데라)로 향했다. 청수사입구는 언덕이라 조금 걸어 올라가야 한다.

언덕 주변에 먹을 것과 기념품을 파는 전통상점들이 많다. 대체로 청수사 입구 주변의 기념품들이 종류가 다양하고 특이한 것이 많은 것 같다. 비싼 것부터 1000엔 안팎의 싼 물건들까지 종류가 많다.

특히 일본은 오미야게(お土産)라고 하는 선물 문화가 있는데, 이는 여행을 다녀오면 그 지방 물건을 사 다른 이에게 선물하는 풍습이다. 주로 그런 선물은 과자나, 음식, 차 등의 군것질 류가 만만하다. 따라서 일본은 관광지마다 오미야게로 적당한 과자나 음식들을 예쁘게 포장해서 판매한다.

이런 오미야게로 적당한 물건들은 공항이나 역의 상점 등에 많이 있는데, 역이나 공항에서 파는 것은 대체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품들이다. 기념품 사는 것을 점점 미루다가 공항이나 역 등에서 뒤늦게 물건을 사러 돌아다녀보니, 사기 쉬운 것들은 관광을 다니며 마주친 물건들 보다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

청수사를 좀 더 마지막쯤에 갔으면 기념품 구입하기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상점가를 니넨자카(二年坂), 산넨자카(三年坂)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넘어지면 2년, 3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해서....


청수사(기요미즈데라) 입구. 대표적인 명소답게 여기도 사람이 많다. 8세기에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다.


붉은색 목탑이 화려하다.


기요미즈데라의 무대에서 아래로 보이는 오타와 폭포(오타와노타키). 3개의 물줄기가 흘러내리는데 그 물을 받아 마시면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참배객들을 따라 걷다보면 무대를 지나 한 바퀴 돌고, 오타와 폭포에 이를 수 있다. 어머니께서 소원을 비시겠다며 줄을 서시고 물을 마셨다.


기요미즈데라의 무대. 각종 연극이나 공연들이 있었다는 곳이다.

무대 아래로는 400년된 느티나무로 만들어진 기둥이 있다. 오로지 나무로만 139개의 기둥을 붙여 만들었다고 한다. 못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교토 시내가 보이는 풍광 하나는 끝내준다. 


버스를 타고 교토의 니시키시장에 갔다.

교토의 부엌이라고도 불리는 니시키시장은 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 전통시장이다. 

니시키시장에서 유명한 것은 교토의 절임 반찬, 오반자이, 화과자 등이다. 다양한 음식을 파는 가게가 늘어서 있다.

점심을 먹으러 왔는데.... 아버지 입맛 맞출 식당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해서 들어간 곳은 선술집 분위기의 식당.

아버지는 술 한 잔 하시고, 우리는 끼니도 때우고.

오뎅 접시인데, 달걀과 어묵, 소힘줄, 곤약, 무가 나온다.


특이한 요리. 메밀가루로 달걀과 야채를 감싼 요리다.


교토를 가로지르는 가모가와(카모 강)

기념품도 좀 사고, 교토 시내도 거닐다가 오사카로 돌아왔다.


일본에 왔으면 현지인의 식사를 해야지 하며 찾은 오코노미야끼집, 후쿠타로(福太郎).


현지인들이 주로 오는 곳인데, 입구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입구에서 이름을 적고 기다려야 하는데, 간신히 생각날 듯 말듯한 히라가나를 생각해내 이름을 적었다. 그런데 내 이름이 맞는 건가 아닌가 싶어 조금 걱정이 되었다. 쉐프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제대로 불리어진 것을 알고 안도했다.

고기와 술을 찾는 아버지께는 고기 넣은 야끼소바와 사케.


나와 동생은 오코노미야끼.

한국에서 오코노미야끼를 이만큼 잘하는 집은 흔치 않을 것 같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2차를 하기 위해 타꼬야끼도 샀다.

가격은 한국이랑 비슷한 듯하지만 맛은 조금 더 있는 것 같다.

한국의 타꼬야끼는 문어가 아닌 것을 넣는 집이 너무 많은 것 같다.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4. 19:47


사실 한국에서도 맛있는 일본식 카레를 만드는 집이 많다. 특히 <코코이치방야>랄지 <아비꼬카레> 등 프랜차이즈를 필두로 맛있는 일본 가정식 카레를 만드는 곳이 적지 않다.


1983년 도쿄에서 오픈하여 오랫동안 카레우동으로 사랑받았던 <코나야>가 한국에 오픈했다.

일본 장인이 만들었다는 카레루에 우유를 부워 만든 육수, 쫄깃한 우동을 특징이다.


카레우동(7800원)

카레 국물도 맛있지만, 우동 면발이 정말 대단했다.

쫀득쫀득하고 탱글탱글해, 정말로 생우동이라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다른 카레들과 달리 향신료 배합도 향긋하니 좋다.


이쯤해야 카레우동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요리가 아닐까?


모찌 카레우동(8500원)

노멀한 카레우동에 구운 찹쌀떡을 올렸다. 찹쌀떡 식감이 좋다.


내가 생각하는 <코나야>의 베스트 메뉴., 제철 야채 카레우동(8800원).

카레우동에 각종 구운 야채들과 신선한 야채를 토핑한 우동이다.

강하게 추천한다.

맛있는 국물과 쫄깃한 면발도 최고지만 구운 야채 맛이 정말 좋다.

가지, 아스파라거스, 우엉, 단호박 등 야채가 정말 맛있다. 불맛도 은근히 나는 듯.



세트 메뉴를 시키면 나오는 키마비빔밥(카레우동과 세트일 경우 12500원)

된장 덩어리처럼 올라간 것이 키마고기이다.

간 고기에 된장베이스의 양념을 한 고기다.

아래에는 야채와 밥이 있다.


카레우동과 카라아게동(가라아게동) 세트(13000원)




동대문 <코나야>에만 10번을 넘게 갔다왔다.

그동안 10개 먹으면 1 세트 무료 쿠폰을 두 번이나 썼다.

많이 방문한만큼 할 말도 많다.


지금도 충분히 맛있고 매력적이지만, 분명히 말하건데 동대문 <코나야> 우동의 맛이 확 떨어졌다.

오픈 당시에만 해도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이, '이 집은 확실히 우동집이다'라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아니다.

확실히 초심을 잃은 듯. 이제는 우동이 아니라 카레라이스를 시켜먹을 정도다.(밥은 맛있더라.)


현대아울렛시티 지하 2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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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