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8. 1. 19. 14:24


동대문에는 네팔 음식점도 많고 중국 음식점도 많다. 양꼬치로 유명한 가게도 있는데 <동북화과왕>은 그중 하나이다. 말 뜻을 풀이하자면 "동북 아시아의 훠궈(화과)의 왕"인 셈이다. 훠궈에서는 최고를 자처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동북화과왕>에서 훠궈를 먹어본 적은 없다. 모두 양꼬치를 먹거나 기타 등등을 먹으러 갔을 뿐....


양꼬치 2인분(1인분당 11000원)

양꼬치엔 칭따오...... 지만 점심을 먹으러 와서 술은 입에 댈 수 없었다. 양꼬치로 유명한 집인만큼 양고기의 상태가 매우 좋았다.


본래 한족은 양고기를 즐겨 먹지 않았다. 양고기가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즐겨먹게 된 것은 몽골에서 식습관이 전달되면서부터일 것이다. 아니면 신장 위구르에서 넘겨받았거나. 고춧가루가 섞인 양꼬치의 소스는 연변에서 개발되었다고 한다. 양꼬치에 양념을 발라 굽는 것은 연변식이다.

이 빨간 소스를 쯔란이라고 부른다. 사실 쯔란은 큐민(커민Cumin)이다. 빨간 소스는 큐민과 후추, 고춧가루와 참깨 등을 섞어 만든다. 왼쪽의 씨앗들은 큐민의 낱알인 듯 싶다. 처음에는 펜넬(휀넬Fennel, 회향)인 줄 알았는데, 향이 그것과 다르다.


숯을 올려 지글지글 굽는다. 이 집 숯은 별로 좋지 않다. 화력도 별로고 금새 다 타버려서 2회차 굽기를 시작하면 늘 불이 죽어간다. 좋은 숯을 쓰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고객의 입장일 뿐이고, 사업자의 입장은 또 다르겠지.

양꼬치의 맛은 정말 좋다. 소주와 특히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한 번도 술과 먹은 적이 없다.....


광동식탕수육(15000원)

북경식 꿔바로우도 파는데, 이 날은 중국집 탕수육이 먹고싶었던 듯 하다. 

메뉴에 일반 중국집에서 파는 짜장면 따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경장육사, 지삼선, 계란 토마토 볶음 등 온갖 중국 현지 요리들을 먹을 수 있다. 개고기 볶음도 있고 개구리 요리도 있지만.... (딱히 당기지는 않는다.)


마라탕(6000원)

일 끝나고 간단하게 마라탕에 소주 한 잔 하기 위해 찾았다. 사실 마라탕은 기대 이하였다. 국물이 필요하다면 옥수수 온면정도를 시키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볶음밥 등의 식사류도 꽤 맛있는 편이다.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18. 15:07


마라탕(麻辣烫)은 초피, 팔각, 정향, 회향등을 넣고 만든 향유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으로 맛을 낸 국물 요리다. 한국인의 매운맛과는 다르게 화하고 얼얼한 맛이 추가되어 있는데 마라탕의 마(麻) 가 바로 얼얼한 맛을 뜻하는 한자다. 초피는 한국에서도 가끔 추어탕이나 매운탕에도 쓰인다.

재작년인가 트위터의 트친으로부터 마라탕을 추천받아 한 번 먹어본 이후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자주 먹는데, 얼얼한 매운맛이 끝내준다. 


가장 자주 가는 곳은 동대문 <탕화쿵부>다. 맛도 있지만 사실은 접근성 때문에 자주 갔다. 동대문 역 출구에서 코앞에 있는데다가 재료도 직접 고를 수 있고 소주도 싸게 판다. 이보다 괜찮은 조건이 없다.

<탕화쿵부>라고 하기도 하고 <탕화쿵푸>라고도 읽는 것 같은데, 간판에는 그냥 <마라탕><麻辣烫>이라고 적혀 있다.


야채와 두부, 면 5000원어치 + 양고기(3000원) + 메추리알 꼬치(1000원) + 비엔나 소세지(1000원) = 도합 만원어치.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안주가 탄생했다. '조금 매운 맛'을 선택해 고수를 듬뿍 넣었다. 맵기는 '전혀 안매운 맛'부터 '엄청 매운맛'까지 선택할 수 있다.

국물에서 땅콩맛이 고소하게 느껴진다. <탕화쿵부>의 국물은 고소한 땅콩맛과 맵고 얼얼한 마라향의 조합이 좋다.


이렇게 취향에 맞춰 개인이 먹고 싶은 것을 조절할 수가 있다. 면 종류도 몇가지 있고, 청경채를 비롯한 고수와 배추, 치커리 등, 버섯에 다시마, 숙주나 콩나물, 부주나 얼린 두부, 꼬치에 꿰어져 있는 메추리알과 비엔나소시지가 비치되어 있다. 비치된 부재료는 5000원어치 이상 바구니에 담아 주어야 한다.


이날은 소고기였던 듯. 안매운 맛을 시켜 테이블에 비치된 매운 양념을 가감하여 매운 맛을 조절했다. 조금 매운 맛만 시켜도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데, 양념을 직접 조절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양고기에 비엔나소시지를 추가하고 건두부와 부주(부죽,腐竹 대나무처럼 생긴 두부라 두부 腐에 대나무 竹을 쓴다, 푸주)를 들뿍 넣었다. 처음에는 몰라서 잘 못먹었는데, 건두부에 맛을 들이고나니 부주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배춧잎 한 장과 고수풀 한 줄기, 청경채 한 장, 다시마 하나를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 편을 선호한다. 목이버섯을 두어개 넣고 숙주를 한 뭉치 넣고 당면이나 국수류를 담는다. 얼린 두부는 두어개, 건두부와 두부는 듬뿍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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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8. 1. 17. 19:23


미국 캘리포니아는 가만히 까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앉아 있어도 기분이 너무 좋다. 특히 내가 가본 곳 중 가장 날씨가 좋은 곳이 샌디에이고다.

어디 갈 지도 모르겠고, 도심 한 가운데 이것저것 모여 있는 발보아 공원을 가기로 했다. 평소에 박물관도 좋아하니, 뭐 하나 구경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발보아공원Balboa Park, 릴리 연못.

엘 프라도 거리 중간에 위치에 있다.


날씨는 약간 더웠지만 그늘에 잠시 있으면 금새 시원해진다. 햇빛은 따사롭고 공기도 좋고, 천국같은 캘리포니아 남부 날씨다.


유유히 헤엄을 치는 오리. 한적하고 평화롭다.


오늘 관람할 박물관을 찾던 중, 가장 자연사와 비슷한 박물관을 목표로 삼았다.

하늘도 맑고 깨끗하다.


발보아 공원의 인류 박물관San Diego Museum of Man.

탑 위를 올라가 볼 수 있지만, 정해진 시간도 있고 뭐 볼 거 있을까 싶어서 그냥 박물관만 구경했다.


마야 문명 과 이집트 문명의 상설 전시가 있다. 거대한 마야의 돌기둥, 이집트의 조각들. 맥주 만드는 법, 인종의 유래에 대한 내용도 있다. 

위 사진은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이라고 추측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루시의 모형이다. 루시의 화석은 에티오피에서 미국 인류학자에 의해 발견 되었다.

조그만한 박물관이지만 발보아 공원에 산책하러 와서 가족들과 구경하기엔 괜찮을 듯.

관람시간 10:00~17:00 수요일 휴무


날씨가 무덥고 한 숨 돌리기 위한 커피.


때마침 공원 한편에서는 플리 마켓이 열렸다. 이 날 샌디에이고 곳곳에 마켓이 열려 있었다.


라호야비치La Jolla beach, 라구나 비치, 산타모니카 비치와 함께 유명한 해변중 하나이다. 주변의 집들도 으리으리하고 풍광이 정말 멋지다. 차 댈 곳이 안보여서 고생을 좀 했다.


이곳이 태평양에 맞닿아 있는 곳. 파도에 깍인 낮은 절벽과 기암괴석들이 멋지다. 햇빛이 무시무시해서 선글라스 없인 뭘 볼 수가 없다.

특히 파도가 무시무시했다. 방파제가 없으면 절대로 물 속에 들어갈 수 없을 듯 하다. 저 파도에 휩쓸리면 목숨은 그냥 잃겠지.


칠드런스 풀 비치(Children's pool beach).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어 비교적 파도가 약한 곳이다.

물개들이 놀고 있는 곳인데, 사람들이 물개를 보려고 자꾸 다가 간다. 신발에 모래 들어가는 것이 싫어서 멀찌감치 구경만 했다.


멀리 보이는 물개를 가까이 보고 싶은데, 가까이 오는 것은 물새 뿐. 너도 갈매기같은 거니?


점심을 먹으러 온 <필스비비큐>Phil's BBQ.


전형적인 미국 남부식 바베큐, 고기를 오븐에 오랜시간 굽고 꺼내어 양념을 발라가며 한 번 더 굽고 향을 입힌 바베큐다.

닭고기가 있긴 하지만 그걸 먹으러 온 것은 아니고....


비프립. 마카로니샐러드.

바베큐 소스가 듬뿍 발라져 있다.

포크와 나이프를 들이대면 살이 잘 발라진다. 마치 오랫동안 쪄낸 것같은 식감이다. 도무지 구워낸 음식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베이비 백립 하프. 베이크드 포테이토.

돼지고기이긴 하지만, 이 역시 부들부들하다. 미국은 고기가 맛있다. ㅠ


그냥 벌어지는 갈빗대.


사이드메뉴는 작은 건 2달러, 큰 건 3달러 선.

비프립 3쪽은 19달러, 베이비 백립은 6~7쪽이 15달러 선.

양이 푸짐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Phil's BBQ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