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8. 1. 21. 15:18


을지로 3가 부근에 점심만 되면 늘 사람들로 붐비어 줄을 서는 식당이 있다. <동경우동>이라는 이름의 식당인데, 12시만 되면 인근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모여든다. 오래전부터 장사가 잘되는 집으로 유명했다.

<동경우동>은 오뎅백반(4300원)과 우동(3500원)으로 유명하다. 원래 우동집이니 우동이 유명할텐데, 사실 나는 밀가루면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카레를 먹으러 갔다. <동경우동>은 카레로도 유명하다.



사실 반찬이랄 것은 별로 없다.

시판 피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특이한 맛은 오이피클과 단무지가 반찬으로 나온다.


카레라이스를 시키면 나오는 우동국물.

뭐랄까. 일본식 우동국물이라기 보다는 한국식 우동국물이랄까? 한국식 우동이라면 가락국수를 흔히 생각하는데, 다시다 육수에 김가루 맛이 강한 가락국수 맛이랑은 또 다르다. 국물이 엄청나게 진한 편은 아니다. 유부를 아낌 없이 듬뿍 주는 것은 인상적이다.


카레라이스(4300원)

이른바 가정식 카레라이스라고 부르면 딱 적당할 것 같다. 집에서 야채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뭉근하게 끓여 만든 홈메이드 카레이다. 야채를 좋아하는 나로선 반가운 맛이다. 한편으로는 어쩌면 군대의 짬밥식 카레와 겹치는 이미지를 갖는 남자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맛은 좋지만....

사실 이집은 맛집으로 불리기엔 조금 어색하다. 맛집이라기 보다 합리적인 가격선에서 꽤 괜찮은 맛의 음식을 판매하는 집이랄까? 

서울 시내에서 5000원 이하의 금액으로 적당한 음식을 사먹기는 쉽지 않다. 저렴하고 별 것 아닌 음식을 정성과 공을 들여 판매하는 집은 정말로 흔치 않다. 높은 가격대의 음식 재료를 사용해 특이한 음식을 만들고 고가로 판매하는 집들은 널리고 널렸다. 그래서 그렇게 직장인들이 이토록 <동경우동>에 줄을 서서 먹는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점심을 후다닥 먹고 나갈 수 있는 식당이다.

여유있게 먹기 위해서는 평일 점심은 피해야 한다.


영업시간 09:00 ~ 21:00 일요일 휴무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1. 14:32


오래전부터 마라탕으로 유명한집이 대림동 <봉자마라탕>이었다. 건대에도 <대림 봉자마라탕>이 생겨났는데, 분점인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대림동의 본점이 <봉선마라탕>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렇다면 건대의 <봉자마라탕>은 본인만의 길을 가겠다는 걸까?

건대에서 약속을 잡고 마라탕이 먹고싶어 <봉자마라탕>에 방문했다. 약간은 좁은 실내에 소박한 분위기지만 오래전 건대 중국요릿집 느낌이라 낯설지가 않다.

마라탕이 양고기마라탕과 그냥 마라탕으로 나뉘어져 있다. 당연히 양고기가 들어가면 술안주하기 좋으니 양고기마라탕으로 주문했다.


양고기 마라탕(9000원)

강렬한 마라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어 크게 당황했다. 눈에 보이는 모습도 그렇고 향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굉장히 맵고 얼얼하다. 알싸한 매움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접시에 마라소스 거의 대부분을 걷어내고서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걷어낸 마라소스는 적당히 개인접시에 가감하여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양고기 마라탕인만큼 양고기는 엄청나게 올려져 있었다. 설마 고기만 잔뜩 올려져 있는 걸까 하고 뒤집어보니...


안쪽에 야채와 콩나물, 당면들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부주(부죽,腐竹 두부 腐에 대나무 竹, 푸주)와 언두부 따위는 많이 들어 있지 않아서 살짝 아쉽다. 그냥 마라탕을 시키면 두부류가 많이 들어가 있었을까?

육수가 진하거나 특별하지는 않지만 강렬한 마라의 맛을 좋아하거나 양고기를 특히 좋아하면 괜찮은 메뉴라고 할 수 있겠다.


경장육사(경장육슬, 京酱肉丝, 징장러우쓰, 12000원)

즐기는 메뉴 중 하나인 경장육사, 짜장에 볶은 돼지고기와 야채를 건두부에 싸먹는 음식이다. <봉자마라탕>의 경장육사는 야채가 소박하긴 하지만 쪽파와의 조합이 제법 좋았다. 이정도 야채조합이 딱 좋은 것 같다. <봉자마라탕>의 경장육사는 짜장소스를 아낌없이 넣어 뒤심심하지 않고 야채와의 궁합이 좋았다.

<매화반점>같이 손님 많고 어수선한 것보다 조용하고 소박한 식당이 술 마시기엔 제법 괜찮은 것 같다.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0. 10:01


재작년부터 연남동에 즐겨 가던 중국집 중에 하나가 바로 <삼국지>다. 이제는 수요미식회 등 여러 방송에도 소개가 되고 여기저기 블로그에서 소개가 되면서 유명해졌다.(같은 사진이 여러번 재사용되는 걸 보니 광고를 섭외한 것 같기도 하고...) 특히 훠궈로 유명한데, 나는 주로 다른 요리를 즐기러 방문한다.

<삼국지>는 중국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이 있는데, 특색 있고 이국적인 음식을 주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식당이다.


경장육슬(16000원??)

경장육슬은 춘장에 돼지고기를 채썰어 볶고, 파나 오이등의 야채와 함께 건두부에 싸먹는 음식이다. 경장육사라기도 하고 한국말로 쉽게 풀이하면 짜장돼지고기쌈인 셈이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메뉴다. 건두부에 돼지고기 볶음과 고수를 함께 넣고 먹는 맛이 특별하다.


마라탕(8000원)

마라탕(麻辣烫)은 초피, 팔각(스타 아니스), 정향(클로브), 회향(펜넬)등을 넣고 만든 향유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으로 맛을 낸 국물 요리다. 얼얼한 마(麻) 맛과 매운 라(辣) 맛이 함께 있는 탕요리인 셈이다.

가장 먼저 맛을 본 마라탕은 이 삼국지의 마라탕이라 각별하다. 삼국지는 훠궈가 제일 유명한데, 아무래도 같은 국물이나 양념조합을 쓰지 않을까 싶다.


양고기파볶음(16000원)

중식에서 제일 만만한 것은 역시 볶음요리다. 놓고 소주 마시기 딱 좋은 양고기 볶음. 삼국지에는 돼지귀 요리, 피딴, 닭발 등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메뉴들이 많이 있는데, 이정도면 무난무난하게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아닐까 싶다.



주로 술을 마시러 방문하곤 하는데, 최근에는 사람이 많아 이용을 못하고 돌아간 적이 한 번 있다.


영업시간 11:30~24:00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