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 속에서 외갓집에 갔다.
나는 어린이였고, 어머니는 젊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살아계셨다. 온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는데, 어린 사촌들도 모여 있었다.
외갓댁은 예전에 잘 살았는데, 집도 넓고, 방이 많았다. 가세가 기울면서 이것저것 팔면서 집이 작아진 탓이었을까?
온갖 비싼 것들이 많았고, 해외 제품들도 많았다.
내가 영어와 일본어를 읽자 어른들이 신기해해 했다. 전기로 동작하는 장난감이 고장나자 내가 그걸 뜯어서 고쳤다. 얇은 전선이 끊어모양이었다. 이렇게 어린 내가 이런 것을 뜯어 고친다는 게 너무 대견했다. 혹시 이대로 크면 나는 천재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TV에서 옛날 노래가 흘러 나오는데 중학생 누나가 숙제 하다 말고 따라불렀다. 나도 잘 아는 곡이라 따라 불렀다. 누나가 숙제하던 문제를 슬쩍 보니 매우 쉬운 수학문제였다. 금방 풀어낼 것만 같았다.
외할아버지는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부엌에서 일을 하다 말고 소란스럽게 놀던 아이들과 엄마, 이모들은 모두 쫓아냈다. 한 저녁이었다. 집 밖으로 나가자 외갓댁 근처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마치 만화영화 토토로에서 봤음직한 커다란 나무가 외갓댁 위를 가리고 있었다. 엄마에게 저 나무가 뭐냐고 물어보자 참나무라고 대답하셨다.
외갓집 주변은 깍아내린 듯한 절벽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마을 진입로도 절벽으로 둘러쌓여 있었고 온갖 기암괴석들이 있었다. 아빠가 괴석들 좀 보라며 나에가 산을 가리켰다. 밤하늘의 별 빛이 쏟아지듯 내려오고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식사를 하자며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나도 가서 자리를 앉으려 했지만 한 남자 사촌이 자꾸 놀아달라고 하여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