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 117

노량진 형제상회

너무나도 유명한 노량진 시장의 형제상회 모듬회엊그제 설에도 한 번 시켜다 먹었는데, 얼마나 먹었나 사진을 찾아 봤더니 1년간 아홉 번이나 시켜먹었다. 주로 가을과 겨울에 시켜먹었는데도 이렇게 많다.이정도 하는 횟집은 형제상회 말고도 많다. 하지만 뜨내기 손님들에게까지 이렇게 좋은 부위의 회를 아끼지 않고 주는 가게는 드물다. 자주 시켜먹는만큼 실망한 적도 많지만, 어느정도 꾸준한 퀄리티를 유지하는데다가 뱃살같이 귀한 부위도 꼼꼼하게 챙겨주는 덕에 곧잘 찾게 된다. 횟집 고르며 들이는 수고와 시간조차 아깝고, 딱히 먹고싶은 어종이 생각나지 않을 땐 이용하게 된다. 요새 노량진 수산시장의 횟감 퀄리티가 동네 횟집을 압도하면서 회를 비롯한 수산물을 먹으러 가는 사람들이 참 많아 졌는데, 항상 노량진 수산시장의..

식유기 2025.02.01

용인 족발골목

본의 아니게 용인중앙시장을 몇 번 가게 되었는데, 족발골목(순대골목)에서 족발과 순대를 고루 맞보게 되었다.오래된 시장골목이 그렇듯, 약간 불결하고 비위생적이긴 하다. 비좁은 골목마다 매대를 놓고 족발을 삶아 걸어두고 장사를 한다.현지인 지인 추천으로 용인순대에서 족발과 토종순대를 포장해다 먹었다. 용인순대가 인기가 많다는데, 참깨가루를 아주 듬뿍 뿌려준다. 족발은 매우 맛있는 편으로 함께 준 파채와 아주 궁합이 잘 맞았고, 토종순대는 아주 감칠맛이 넘쳤다.(나쁜말론.. 감미료가 좀 빡세다 할 수 있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매우 좋은 집이고, 추천해도 실패가 없을 맛이다. 지인의 말로는 용인중앙시장 족발과 순대 맛이 가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좋다고 하더라. 인근 직장인들도 술마시러 자주 찾는다고...

식유기 2025.01.31

서울 망원동 라뚜셩트

2024년 성탄절 파티를 위해 '라뚜셩트(La Touchante)'에서 딸기 생크림 케이크 스퀘어 2호를 주문했다.프랑스어  'La Touchante'는 '감동적인', '마음을 울리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이름부터 뭔가 따뜻한 감성을 담고 있는 느낌이다).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 카페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딸기 생크림 케이크 스퀘어 2호는 신선한 딸기가 가득 올려져 있고, 촉촉한 스펀지 케이크와 부드러운 생크림이 층층이 쌓여 있다. 몇 년 사이에 호텔을 중심으로 사각형 딸기케이크가 많이 나와, 이번 성탄절엔 꼭 사겠다고 생각했던 디자인이다.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고, 생크림 맛이 아주 좋았고 딸기도 아주 좋았다. 가격이 66,000원치곤(호텔에 비해선 무척 저렴하니까), 가족 모두 대호평을 할 ..

식유기 2025.01.30

스뎅식당 육회비빔밥, 순두부찌개

최근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우연히 들어간 스뎅식당은 프랜차이즈 고깃집이다. 주로 냉동삼겹살과 우삼겹 같은 고기구이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는 고기를 먹으러 간 것이 아니라 점심밥을 먹으러 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육회비빔밥과 순두부찌개가 각각 6,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 때문이었다.  요즘 햄버거 세트조차 만 원을 넘는 고물가 시대에 육회비빔밥과 순두부찌개를 6,000원에 먹을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맛이나 품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음식을 받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고슬고슬한 밥 위에 신선한 육회와 다양한 채소가 올라간 육회비빔밥은 김가루와 깨가 뿌려져 고소한 향을 더했고,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양념이 적당히 배어들..

식유기 2025.01.21

서울 중구 서령 평양냉면

오랜만에 평양냉면을 먹으러 서령을 방문했다. 이곳은 숭례문 바로 옆에 위치한 한식 레스토랑으로, 신선로, 불고기, 냉면, 수육 등 정통 한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여름 점심시간에는 대기 인원이 많아 쉽사리 방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엔 겨울 평일 오후를 노려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깔끔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자리에 앉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메밀차가 나왔는데, 전통 평양냉면집들이 보통 면수를 제공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느낌이었다. 메밀차의 고소한 향이 미각을 부드럽게 열어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주문한 메뉴는 순면 물냉면과 들기름 순면. 가격은 한 그릇에 약 16,000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소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즐기는 '서울..

식유기 2025.01.20

종로 프루티에

가족의 생일을 맞아 특별한 케이크를 준비하고 싶어서 프루티에의 조각케이크를 구매했다. 프루티에의 홀케이크는 매달 보름마다 예약을 따로 받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 예약이 금세 마감되는 탓에 도전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조각케이크를 선택했는데, 오전 9시 30분에 오픈하는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야만 6개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이번에 구매한 조각케이크는 다음과 같다. 순우유딸기 (8,800원), 말차딸기 (8,800원), 레몬머랭골드키위 (8,300원), 얼그레이자몽 (7,800원), 바닐라망고 (8,500원), 몽블랑치즈 (8,500원) 조각케이크는 다행히 홀케이크처럼 둥글게 배치해 주셔서 생일케이크로도 손색이 없었다. 실제로 이렇게 배치하니 2호 케이크보다 약간 더 커 보이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가족들과 ..

식유기 2025.01.19

인천 신포시장 화선식당

2025년 겨울, 인천 신포시장에 있는 화선횟집에서 민어회를 구매했다. 소자, 80,000원. 가족들과 나눠먹기 위해 포장을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에 민어회를 먹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시청 근처 횟집에서 겨울에 얻어먹은 적이 있지만, 생선을 어떻게 구해왔는지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최근에야 제주도 근해에선 겨울에도 민어가 잡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에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아 가격도 상당히 높아지는 생선이지만, 겨울 민어도 여름 민어 못지않게 기름지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였다.민어는 서해와 서남해, 특히 목포와 신안 일대에서 잡히는 귀한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 이후에는 월동을 위해 제주도로 내려가고, 봄이 되면 북상하여 여름에는 신안과 군산을 거쳐 인천까지 도달한다. 그래서 인천..

식유기 2025.01.18

설빙 생딸기트리설빙

이번 겨울, 설빙에서 생딸기트리설빙을 두 번이나 먹었다. 생딸기트리설빙의 가격은 15,500원, 딸기와 말차 아이스크림이 어우러지는 맛이 특징이다.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로, 말차와 딸기의 조합이 대충... 훌륭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빨갛고 도톰한 딸기는 사실 발견되고 만들어진 지 2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의 딸기는 다른 식용 품종들처럼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현대 딸기의 시초는 1712년으로 거슬러, 프랑스의 식물학자 아메데 프랑수아 프레지에가 칠레의 야생 딸기를 조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스파이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칠레에서 꼼꼼히 관찰한 딸기 종자를 프랑스로 가져와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필립 밀러는 남미 칠레의 야생 딸기..

식유기 2025.01.16

용인 열음 워크룸 타르트

온라인 독서모임의 오프라인 행사 미팅으로 용인에 다녀왔다.우리는 단호박타르트, 알밤타르트, 치즈타르트, 쪼꼬바나나타르트를 선택했다.단호박타르트는 부드럽고 달콤한 단호박 크림의 깊은 맛이 특징, 첫 입을 베어 물었을 때 퍼지는 단호박 특유의 고소함과 달콤함이 입안 가득 전해진다. 크림은 꾸덕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들었고, 바삭한 타르트지와 완벽한 조화다. 한 조각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다음 한 입이 기다려질 만큼 중독성이 있었다. 알밤타르트는 고소한 밤의 풍미가 돋보였다. 특히, 속에 든 밤 크림이 꽉 찬 맛을 선사했으며,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가되었다. 달콤함과 고소함이 잘 어우러져 마치 가을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맛, 간단하면서도 정성이 느껴지는 구성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치즈타르트는 진한 치..

식유기 2025.01.15

인천 신포시장 신포닭강정

날씨가 정말 추웠다. 인천 신포시장에 도착했을 때, 바람이 너무 차서 얼굴이 얼어붙을 정도였는데, 그 추위 속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신포닭강정은 이미 유명한 곳이라서 그런지,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줄을 서는 곳이 애매해 서있는 사람에게 대기줄의 끝이 어디냐고 물어봐야 했다. 대기시간은 대략 40분 정도였고, 그 시간 동안 내내 바람에 시달리며 손을 호호 불며 기다렸다. 대기하는 사람들끼리도 그 차가운 공기를 맞으면서 서로 "여기 맛있다고 들었어요", "기대돼요"라고 말하며 시간을 보냈다.그렇게 긴 시간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포장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닭강정의 달콤한 냄새가 풍겨나,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대자(22,000원)를 ..

식유기 202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