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독서 10

요리하는 조선남자

는 조선 시대의 다양한 요리와 그 요리법을 문헌 속에서 발굴하여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조선 시대 남성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고기 요리, 별식, 그리고 장과 디저트까지 다채로운 조리법과 음식의 역사를 탐구한다. -닭 요리 - 조선인의 소울푸드 조선 시대 문헌 속 닭 요리는 다양한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와 에 등장할 정도로 닭은 흔히 사육되던 가축이었으며, 조리 방법 또한 무척 다양했다. 닭을 항아리에 넣고 산초, 회향, 차조기 등 향신료와 함께 쪄내는 방식이나, 닭과 멥쌀을 함께 끓여 만든 닭죽은 조선인의 일상적인 식사였다. 특별한 요리로는 칠향계가 있었는데, 닭 속을 도라지, 생강, 파, 후추, 간장 등으로 채운 후 가마솥에 쪄내는 요리였다. (직접 해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 또한, ..

영감/독서 2025.01.26

요망하고 고얀 것들

《요망하고 고얀 것들》은 조선 시대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다양한 모습과 역할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고전소설에서 요괴는 흔히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며, 권선징악의 구조 속에서 벌을 받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들은 대개 당대의 윤리적 기준에서 가장 비윤리적인 행동을 자행하는 존재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설정은 당시 사회가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를 반영한다. 나는 이 점에서 요괴를 단순한 악역으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예를 들어, 《전우치전》의 여우는 성욕에 사로잡혀 인간을 유혹하고 정기를 빼앗는 존재로 그려진다. 또 《옥란기연》의 구미호는 인간으로 둔갑하여 가정을 파괴하고 가족 구성원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이런 요괴들은 단순히 인간을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라, 효도, 절제, 성실함과 같은 당..

영감/독서 2025.01.24

조선의 미식가들

조선의 미식가들 - 조선 시대 음식 문화의 깊이를 탐구하다 은 조선 시대의 음식 문화를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조선 후기 문인들과 의학자, 왕실 기록 등에 나타난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미식 경험을 통해 오늘날 한국 음식 문화의 뿌리를 엿볼 수 있다. 조선인의 식탁 위에 오른 새로운 재료들 조선 시대에는 외래 작물이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식재료가 조선인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감자, 옥수수, 고추, 강낭콩, 호박 등은 16~17세기에 유입되었지만,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약 10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새로운 작물들은 한반도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한 뒤 조선의 음식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고추는 조선 후기에 들어서 장아찌, 김치,..

영감/독서 2025.01.22

그랜드 투어: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는 주로 17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유럽의 상류층 자제들이 수행한 장기 여행, 그랜드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랜드 투어는 젊은 귀족들이 고대의 유적지와 예술품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하여 교양과 지식을 쌓게 했다. 이 여행은 초기에는 개인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하였으나, 점차적으로 국가 간의 문화 교류와 지식의 확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1. 그랜드 투어의 탄생과 목적: 그랜드 투어는 라틴어 '토르누스'(tornus)에서 유래한 단어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주유를 의미한다. 이는 젊은 귀족들이 로마를 중심으로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고대 유적과 예술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었다. 2. 고대와 중세의 여행: 고대에는 여행이 특별한 사명이나 필요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팔스..

영감/독서 2025.01.21

조선잡사

보통 역사라고 하면 귀족이나 왕 같은 상류층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고, 주목받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뿌리를 찾으려면, 민중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 탐구가 아닐까?이 책은 조선 시대를 살아갔던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직업을 다룬다. 삯바늘질로 생계를 유지했던 가난한 여성, 사형을 집행하는 회자수, 시체를 다뤄야 했던 오작인, 계급을 극복하지 못했던 기생과 노비들, 그리고 각종 기술장인 등.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직업에 대한 나열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했던 필수적인 역할에 대한 증언이다. 삯바늘질은 단순히 옷을 꿰매는 일이 아니라, 생존의 도구였다. 바느질을 통해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가정을 지탱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특히 가슴..

영감/독서 2025.01.18

대한민국 치킨전

인기 유튜버인 영국남자 조쉬는 영국의 친구들에게 한국의 치킨을 소개한다.친구들에게 파닭을 먹이고, 간장치킨, 양념치킨을 먹이니 진짜로 맛있다는 반응이다. 영국인들은 한국 치킨에 비해 영국 치킨이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한다.그리고나서 조쉬는 친구들에게 치맥을 소개한다. 영국인 친구들은 애초에 치킨과 맥주는 어울릴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영국 치킨집에서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고 한다.치맥을 맛본 영국 친구는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유튜브: '치맥'을 처음 먹어본 영국인들의 반응!!)국뽕을 자극하는 영상이다. 아니. 치뽕이라고 해야 하나? 한국에서 치킨의 위상은 특별하다. 전통요리도 아닌 것이 어느새 한국사회 깊숙히, 한국 입맛 깊숙..

영감/독서 2018.01.02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귀엽고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이것은 동물들의 생각을 읽어보는 책, 이다.(책에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를 풀 생각은 별로 없다. 요점만 적어보자.) 우리는 지금까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왔다. 가끔씩 머리가 유난히 좋은 동물들을 접할 때도 있지만, 아무리 영특한 동물을 보더라도 사람과는 다르다고 믿었다. 사람은 기억을 하고, 도구를 제작하고, 놀이를 하며, 얼굴을 알아보며, 언어를 나누며, 계획을 짜고, 협력하며, 시간의 흐름을 알고 있다. 인류는 생각하므로 고로 존재하며,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다른 동물들이 아무리 영특하다고 해도 이러한 능력들이 있는가? 모든 동물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가능한 동물들은 없지만, 이 모든 것들을 다른 동물들에게..

영감/독서 2017.12.22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벨 훅스의 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페미니즘이 싸우는 상대가 누구인지도 정확하게 적시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남성은 아니다. 바로 우리 안에 내재된 '성차별주의'이다. 대개 사람들은 페미니즘 하면 남자처럼 되고 싶은 한 무리의 성난 여자들을 떠올린다. 그들은 페미니즘이 권리에 관한 것이라고, 다시 말해 여자들도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 없다. 내가 아는 페미니즘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면 그들은 기꺼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이야기를 마칠 즈음 곧장 이런 반응을 보인다. 당신은 남자를 혐오하고 늘 화가 나 있는 '진짜' 페미니스트 같지 않다고, 당신은 다른 것 같다고 말이다. 이에 나는 나야말로 진짜고 급진적인 페미니..

영감/독서 2017.12.08

총, 균, 쇠

이 책 는 생리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집필한 책으로 퓰리처 상 일반 논픽션상을 탔다고 한다. 현재 세계는 서양의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처럼 보인다. 과학, 경제, 인문, 예술 모든 분야가 서양것이므로 서양인들이 동양인에 비해 우월한 것일까? 혹시 생물학적으로 서양인들이 더 똑똑하고 신체조건이 좋았던 것일까? 미개한 종족들은 생물학적으로 덜 진화해서 그런 걸까? 이 책은 '그냥 우연적으로 서양인들이 지리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설명한다.재레드는 인종간의 격차를 생물학적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의 뇌를 열어 뇌의 용량을 따진다든가 회백질의 구성을 본다든가 신체의 차별성을 찾는다든가 하지 않는다.그 대신에 인류가 초창기에 자리를 잡았던 곳의 환경적 차이에 주목한다. 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쫓아가 그들의 ..

영감/독서 2017.12.05

빅뱅의 메아리

는 빅뱅 우주론이 등장하고 정상우주론과 어떻게 상대하였는지, 어떤 증거들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는 책이다.빅뱅 우주론과 관련된 여러 이론들, 지지하는 증거들, 가설들과 역사에 대해서 기술하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책 내용이 최신 연구라는 점과 현재 진행형인 점도 독서의 포인트였다.이 책은 왜 우주는 팽창해야 하는지, 왜 우주를 관측하는지, 왜 우주는 균일해야 하는지, 왜 우주는 균일하면 안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그 질문마다 어떻게 그 증거들을 찾았는지를 서술하였다. 특히 개인의 암투로 여러 연구자들을 희생케 했던 사건은 매우 흥미진진했다.조지 스무트 경우와 유사한 사건들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남일이 아니다.어떤 성공적인 사례 이면에는 숨어..

영감/독서 2017.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