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18

요리하는 조선남자

는 조선 시대의 다양한 요리와 그 요리법을 문헌 속에서 발굴하여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조선 시대 남성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고기 요리, 별식, 그리고 장과 디저트까지 다채로운 조리법과 음식의 역사를 탐구한다. -닭 요리 - 조선인의 소울푸드 조선 시대 문헌 속 닭 요리는 다양한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와 에 등장할 정도로 닭은 흔히 사육되던 가축이었으며, 조리 방법 또한 무척 다양했다. 닭을 항아리에 넣고 산초, 회향, 차조기 등 향신료와 함께 쪄내는 방식이나, 닭과 멥쌀을 함께 끓여 만든 닭죽은 조선인의 일상적인 식사였다. 특별한 요리로는 칠향계가 있었는데, 닭 속을 도라지, 생강, 파, 후추, 간장 등으로 채운 후 가마솥에 쪄내는 요리였다. (직접 해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 또한, ..

영감/독서 2025.01.26

요망하고 고얀 것들

《요망하고 고얀 것들》은 조선 시대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다양한 모습과 역할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고전소설에서 요괴는 흔히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며, 권선징악의 구조 속에서 벌을 받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들은 대개 당대의 윤리적 기준에서 가장 비윤리적인 행동을 자행하는 존재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설정은 당시 사회가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를 반영한다. 나는 이 점에서 요괴를 단순한 악역으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예를 들어, 《전우치전》의 여우는 성욕에 사로잡혀 인간을 유혹하고 정기를 빼앗는 존재로 그려진다. 또 《옥란기연》의 구미호는 인간으로 둔갑하여 가정을 파괴하고 가족 구성원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이런 요괴들은 단순히 인간을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라, 효도, 절제, 성실함과 같은 당..

영감/독서 2025.01.24

조선의 미식가들

조선의 미식가들 - 조선 시대 음식 문화의 깊이를 탐구하다 은 조선 시대의 음식 문화를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조선 후기 문인들과 의학자, 왕실 기록 등에 나타난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미식 경험을 통해 오늘날 한국 음식 문화의 뿌리를 엿볼 수 있다. 조선인의 식탁 위에 오른 새로운 재료들 조선 시대에는 외래 작물이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식재료가 조선인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감자, 옥수수, 고추, 강낭콩, 호박 등은 16~17세기에 유입되었지만,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약 10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새로운 작물들은 한반도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한 뒤 조선의 음식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고추는 조선 후기에 들어서 장아찌, 김치,..

영감/독서 2025.01.22

그랜드 투어: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는 주로 17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유럽의 상류층 자제들이 수행한 장기 여행, 그랜드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랜드 투어는 젊은 귀족들이 고대의 유적지와 예술품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하여 교양과 지식을 쌓게 했다. 이 여행은 초기에는 개인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하였으나, 점차적으로 국가 간의 문화 교류와 지식의 확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1. 그랜드 투어의 탄생과 목적: 그랜드 투어는 라틴어 '토르누스'(tornus)에서 유래한 단어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주유를 의미한다. 이는 젊은 귀족들이 로마를 중심으로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고대 유적과 예술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었다. 2. 고대와 중세의 여행: 고대에는 여행이 특별한 사명이나 필요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팔스..

영감/독서 2025.01.21

조선잡사

보통 역사라고 하면 귀족이나 왕 같은 상류층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고, 주목받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뿌리를 찾으려면, 민중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 탐구가 아닐까?이 책은 조선 시대를 살아갔던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직업을 다룬다. 삯바늘질로 생계를 유지했던 가난한 여성, 사형을 집행하는 회자수, 시체를 다뤄야 했던 오작인, 계급을 극복하지 못했던 기생과 노비들, 그리고 각종 기술장인 등.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직업에 대한 나열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했던 필수적인 역할에 대한 증언이다. 삯바늘질은 단순히 옷을 꿰매는 일이 아니라, 생존의 도구였다. 바느질을 통해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가정을 지탱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특히 가슴..

영감/독서 2025.01.18

주먹왕 랄프:인터넷 속으로

주먹왕 랄프가 소리소문 없이 개봉했을 때, 나는 다른 사람들과 약속을 잡지 않고 홀로 영화를 보러갔었다. 그땐 듣보잡 애니메이션이라 관심을 가져주는 친한 사람도 없었고, 나도 재미있을 거란 확신이 별로 없었다. 주먹왕 랄프를 보고 난 후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용해 수차례 재시청을 했다.주먹왕 랄프는 음악도 매우 재미가 있어서 내가 좋아했던 Owl city가 주제가 "When Can I See You Again"를 불렀고, AKB48가 부른 "Sugar rush"도 인상적이라 OST도 구매했었다.주먹왕 랄프2가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무척 기대를 했다. 주먹왕랄프1도 알음알음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했고 평가도 좋아졌다. 예고편이 등장했을 때, 디즈..

영감/영화 2019.01.09

블랙팬서

'되는 집'의 '되는 메뉴'같은 느낌.이제 마블은 뭘 해도 좋다. DC가 좋은 재료을 기막힌 조합으로 기를 써야 하는 반면에 마블은 뭘 해도 좋다. PC(도덕적 올바름)함을 갖추면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가는 점에 대해서는 극찬해도 좋을 법하다. 덕분에 전문가들의 한줄평이나 기타등등의 평론을 보면 PC함에 대해 집중한 편이다. 나도 그점이 놀랍긴 하지만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작품이다.마블이 즐겨 사용하는 식 유머러스함이나 와 식 신나는 전개를 제거하고도 이야기를 깔끔하게 풀어나가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기존 마블영화의 히어로들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도 스스로 재미를 만들어간 점은 정말 대단하다. 재미로만 따지만 이전에 나왔던 과 보다는 월등히 재미있는 것 같고 보다는 뒤지는 느낌이다. ..

영감/영화 2018.02.17

코코

(주의: 약한 스포일러) 오랜만에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다. 는 음악도 좋고 영상미도 화려하다. 멕시코의 문화를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도 좋았다. 멕시코인들이 죽은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사후 세계를 어떻게 상상하고 있는지 정말 잘 표현해 냈다. 이야기의 흐름도 매끄럽고, 정말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음악이 가정불화를 상징하기 때문에' 음악하는 것을 끔찍히 반대하는 집이 있다. 그런 집에서 태어난 꼬마 미구엘은 공교롭게도 음악을 사랑한다. 음악을 반대하는 집안 어른들 속에서 미구엘은 뮤지션이 되기 위해 어떤 일을 꾸민다. 현대의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이 거의 모두 그렇듯이 주인공 미구엘이 하는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음악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정에서 미구엘은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갈까..

영감/영화 2018.01.26

대한민국 치킨전

인기 유튜버인 영국남자 조쉬는 영국의 친구들에게 한국의 치킨을 소개한다.친구들에게 파닭을 먹이고, 간장치킨, 양념치킨을 먹이니 진짜로 맛있다는 반응이다. 영국인들은 한국 치킨에 비해 영국 치킨이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한다.그리고나서 조쉬는 친구들에게 치맥을 소개한다. 영국인 친구들은 애초에 치킨과 맥주는 어울릴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영국 치킨집에서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고 한다.치맥을 맛본 영국 친구는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유튜브: '치맥'을 처음 먹어본 영국인들의 반응!!)국뽕을 자극하는 영상이다. 아니. 치뽕이라고 해야 하나? 한국에서 치킨의 위상은 특별하다. 전통요리도 아닌 것이 어느새 한국사회 깊숙히, 한국 입맛 깊숙..

영감/독서 2018.01.02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귀엽고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이것은 동물들의 생각을 읽어보는 책, 이다.(책에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를 풀 생각은 별로 없다. 요점만 적어보자.) 우리는 지금까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왔다. 가끔씩 머리가 유난히 좋은 동물들을 접할 때도 있지만, 아무리 영특한 동물을 보더라도 사람과는 다르다고 믿었다. 사람은 기억을 하고, 도구를 제작하고, 놀이를 하며, 얼굴을 알아보며, 언어를 나누며, 계획을 짜고, 협력하며, 시간의 흐름을 알고 있다. 인류는 생각하므로 고로 존재하며,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다른 동물들이 아무리 영특하다고 해도 이러한 능력들이 있는가? 모든 동물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가능한 동물들은 없지만, 이 모든 것들을 다른 동물들에게..

영감/독서 2017.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