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픽션2017. 11. 21. 12:19



나는 친구와 동생들과 함께 어머니의 고향땅에 놀러 왔다.

도시가 들어서기로 한 모양이라 많이 개발이 되었다.

어머니는 시장 근처의 한 단칸 방을 빌리고 농사를 지으러 자주 내려가셨다.

친구들과 나는 단칸 방에 짐을 풀고 술을 마실 생각에 한껏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의 땅은 읍내에서 조금 떨어진 산골이었다.

그 사이 사이마다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다.

식당 하나 못 찾겠다는 동생의 투정에 아파트가 들어선 저곳에 5일장이 들어섰고 다른 아프트가 들어선 곳이 마을 입구니까 식당이 좀 있을 거라고 했다.

근처 오토바이 가게에서 오토바이 한 대도 빌렸다.

하지만 너무 늦게 짐을 푼 터라 지치기도 하고 힘이 들어 그 날은 그냥 잠을 자기로 했다.


그 다음날이 되어 점심 무렵에 눈을 떴다.

친구들이 배가 고프다며 일어났고, 나도 빌려놓은 오토바이도 타랴, 점심도 먹으랴, 술도 한 잔 하랴 이래저래 다급했다.

친구들의 의견을 물어보니 근처의 식당에 찾아가 밥을 먹자로 결론이 났다.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하고 신발을 신고 집에서 나왔다.

숙소 근처는 훨씬 번화해진 모양이었다. 사람들이 많았다.

숙소 맞은편에 C 편의점이 하나 있었지만 식당이 잘 보이지 않아 아파트근처까지 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였다.

나는 눈을 떴고, 점심시간 무렵에 잠에서 깨어났음을 알았다.

친구들이 배가 고프다며 투덜거렸고, 나는 바깥에 나가서 밥을 먹자고 제안했다.

신발을 신으려 보니 내 신발이 아니었다. S와 K, 내 동생은 나보다 발이 작은데, 그 신발은 내 발 보다 컸다.

동생이 그 신발 맞다고 핀잔을 줬다.

그럴리가 없다. 내 신발은 N사의 좋은 신발인데, 이건 이름도 모르는 회사의 워커가 아닌가.

다들 배가 고파 투덜거려 얼른 그 신발을 신고 나왔다.

우리는 숙소의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별 다른 게 없어서 조금 멀리 나가기로 했다.


나는 잠에서 깨어 눈을 떴다.

점심시간 무렵이었고, 이제 친구들과 동생도 눈을 떠 배가 고프다고 난리였다.

나는 순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친구들과 자리에 앉아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말을 했다.

친구들과 동생도 동의했다.

착각인 줄 알았는데 계속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이라도 찾아가서 뭘 먹을까하는 순간에 나는 숙소 뒷편에 시장골목이 있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렸다.

내가 나가서 뭘 사올게 하고 바깥에 나갔다.

주변에 M, K, L사의 패스트푸드점도 있었고, G, M등의 편의점도 있었다.

식당도 아주 많았다.

나는 혹시 집 바깥에 나가 돌아다니면 시간이 반복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 사람들도 시간의 반복을 눈치 채는 모양이었다.

굉장히 지치고 투덜거리는 모습들이었다.

편의점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 눈을 떴다.

나는 숙소에 있었고 친구들도 옆에서 눈을 떴다.

이렇게 짧은 시간만 계속 반복되는 것일까?

문득 지독한 허기짐을 느꼈다.

아주 저렴하고 형편 없는 음식에 술 한 잔이 마시고싶었다.

나는 친구들에게 아무거나 사오겠다며 숙소 뒷문으로 뛰쳐나가 G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도시락류는 모두 떨어져 있었고 먹을만한 것은 냉동식품밖에 없었다.

데우는 시간도 7분, 11분씩이나 되었다.

나는 다급한 마음에 냉동피자를 두 판 들고 소주를 찾았다.

뒤에서 소주는 팔지 않는다는 점원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맥주 팻을 두 통과 피자를 들고 카운터에 갔다.

점원도 계속 반복되는 아르바이트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속으로 어서 계산해서 숙소로 돌아가 밥이나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내 생각을 아는 듯 숙소로 가는 동안 아무리 애를 써도 달릴 수가 없었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마냥 내 몸을 붙잡았고 나는 온 몸이 흔들리고 더뎌지는 것을 느끼며 숙소로 돌아왔다.

나는 숙소에 냉동피자를 데워먹을 장치가 없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지만, 일단 숙소에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었다.

숙소에서 친구들과 동생이 냉동식품을 보고 실망한 기색이었다.


나는 세계가 이상하다며, 모두가 반복되는 이 순간을 알아차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SNS에서 무언가 말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T어플을 키려 했다.

그러나 핸드폰의 통신망은 꺼져 있었다.

대신에 이상한 문자와 표시가 핸드폰에 뜨기 시작했다.

혹시 이건 외계인의 문자가 아닐까?

지진이 온 것처럼 숙소가 떨렸다.

시간이 뒤틀어지고 공간이 부서지려는 것 같았다.

혹시 이 세계가 외계인이 만들어내었거나 감시하는 세계는 아닐까?

나는 두려움에 떨면서 잠에서 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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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