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에서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평생 교도소와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착하게 살아도 안되는 일이었던 것 같다. 뭔가 죄를 지었다는데, 그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늘 그렇지만, 꿈 속에서 어딘가 끌려오면 당연히 그런 줄 알고 끌려오게 된다. 군대에서 시간을 보내듯 그렇게 세월을 죽여야 한다.
교도소에서 배정을 받은 방은 고작 3명이 있는 방이었다. 모든 것이 새것이었는데, 좌변기도 있고 전자렌지와 세탁기와 짤순이가 있는 방이었다. 군대에서 함께 군생활을 하던 동기 L군도 만났다.. 그 친구는 6명이 들어가는 큰 감옥으로 갔다. 사람이 많으면 유리하다고 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큰 방이거나 작업하기 유리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서 생활을 함께 했던 C병장도 만났다. 그 사람은 교도관이었다. 잘해줄 것 같았지만, 역시 보통 죄인들처럼 나를 대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내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세탁이 끝나면 옷을 빼야 했는데 깜박하고 잠이 들었다. 옷을 찾아야 하는데 너무 귀찮고 힘이 들었다.
어느날 세탁기가 사라졌다. 대신에 비데가 들어와 있었는데, 내 세탁물들이 사라져버렸다. 깜빡한 탓이다. 셔츠를 벗어 손빨래를 했다. 능숙하게 잘 빨아지자 속옷들도 빨아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도관이 바뀌어 다른 여자 교도관이 들어와 방검사를 했다. 감옥의 사람들은 무엇인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별 관심을 두지 않고 내 관물대에 가 옷을 널고 속옷을 꺼내와 빨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이런 힘든 일을 해야 할까? 세탁기가 사라졌다고 교도관에게 말해볼까? 원래 세탁기가 교도소에 비치될 물건인가? 그게 가당키나 한가? 이러 저러한 고민들이 생겼지만 교도관에게 말을 할 수 없었다.
꿈에서 깨어나보니 핸드폰 폰 번호는 바뀌었고, 내 바뀐 전화번호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다.
가족, 친구들에게 바뀐 전화번호를 알렸다. 예전 직장동료들에게는 주저하다가 바뀐 전화번호를 알렸다. 그리고 대학 동기, 선후배들의 전화번호를 연락처에서 지웠다.
군대 동기들과 고참, 후임 병사들의 전화번호를 연락처에서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