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7. 12. 31. 20:20


나는 설렁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설렁탕은 그냥 우유 탄 국물에 영혼 빠진 쇠고기가 몇 첨 떠 있고, 국수 따위로 배를 채우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갈비탕은 약간 괜찮은 게, 각종 한약재도 들어가고, 국물고 맑고 깨끗하고, 갈비도 먹을 만 하다. 운이 좋으면 마구리(등심과 양지를 제거하고 남아 살이 별로 없는 갈비)를 많이 넣어주는 가게를 들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렁탕은 양지머리 약간 들어간 게 전부잖은가?

양지고기의 영혼은 국물에 모두 줘 버리고 남는 건 뭐지?

하지만 공덕역에 위치한 <양지설렁탕>의 <설랑탕 특>은 다르다.

설렁탕 특(12000원)

밥이 따로 나오고 설렁탕이 나오는, 고기 반 물 반이라 밥을 말 수가 없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

고기만 건져내 겨자 푼 양파간장에 찍어먹는 걸로 식사가 끝난다.

함께 나온 밥은 건져낸 양지머리고기와 함께 먹으라고 나오는 것 뿐이다.


직장이 근처에 있을 때 점심 먹으러 자주 갔었다.

이 집은 도가니탕도 먹어보고 이것저것 먹어봤지만, 국물이 비슷했다.

아마도 같이 끓여내 고명만 다르게 주는 것이 아닐까?

설렁탕답지 않게 국물이 꾸덕한 편이다.


도가니탕이나 꼬리탕 이외에도 수육과 꼬리찜 따위를 팔고 있다.

친구와 술을 마시기 위해 들러 시켰던 꼬리찜(40000원).

매콤한 양념에 비벼져 나온다.

술 안주 하기 좋은 음식이다.


영업시간 07:00~22:00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붐빈다.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