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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형제상회

너무나도 유명한 노량진 시장의 형제상회 모듬회엊그제 설에도 한 번 시켜다 먹었는데, 얼마나 먹었나 사진을 찾아 봤더니 1년간 아홉 번이나 시켜먹었다. 주로 가을과 겨울에 시켜먹었는데도 이렇게 많다.이정도 하는 횟집은 형제상회 말고도 많다. 하지만 뜨내기 손님들에게까지 이렇게 좋은 부위의 회를 아끼지 않고 주는 가게는 드물다. 자주 시켜먹는만큼 실망한 적도 많지만, 어느정도 꾸준한 퀄리티를 유지하는데다가 뱃살같이 귀한 부위도 꼼꼼하게 챙겨주는 덕에 곧잘 찾게 된다. 횟집 고르며 들이는 수고와 시간조차 아깝고, 딱히 먹고싶은 어종이 생각나지 않을 땐 이용하게 된다. 요새 노량진 수산시장의 횟감 퀄리티가 동네 횟집을 압도하면서 회를 비롯한 수산물을 먹으러 가는 사람들이 참 많아 졌는데, 항상 노량진 수산시장의..

식유기 2025.02.01

용인 족발골목

본의 아니게 용인중앙시장을 몇 번 가게 되었는데, 족발골목(순대골목)에서 족발과 순대를 고루 맞보게 되었다.오래된 시장골목이 그렇듯, 약간 불결하고 비위생적이긴 하다. 비좁은 골목마다 매대를 놓고 족발을 삶아 걸어두고 장사를 한다.현지인 지인 추천으로 용인순대에서 족발과 토종순대를 포장해다 먹었다. 용인순대가 인기가 많다는데, 참깨가루를 아주 듬뿍 뿌려준다. 족발은 매우 맛있는 편으로 함께 준 파채와 아주 궁합이 잘 맞았고, 토종순대는 아주 감칠맛이 넘쳤다.(나쁜말론.. 감미료가 좀 빡세다 할 수 있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매우 좋은 집이고, 추천해도 실패가 없을 맛이다. 지인의 말로는 용인중앙시장 족발과 순대 맛이 가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좋다고 하더라. 인근 직장인들도 술마시러 자주 찾는다고...

식유기 2025.01.31

이사 준비

이사를 앞두고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 이삿짐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새로운 공간에서는 어떤 분위기로 꾸며야 할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청소 문제다. 지인과 이런 고민을 나누다 보니, 그가 얼마 전에 이용했던 청소 업체를 추천해주었다.지인이 이사했던 집은 34평이었다는데, 에어컨 필터 청소까지 포함해서 47만 원을 냈다고 했다. 처음엔 너무 비싼 거 아닌가 싶어 별로라고 했지만, 지인이 보여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20년이 넘은 아파트였다는데, 몰딩에 때가 묻어 너무 더러웠다고 한다. 청소 업체에 몰딩 청소까지 요청했더니 새집처럼 깨끗해졌다고 한다. 창을 열어보니 창틀이 새하얗고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게 청소된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비용이 부담스럽긴 한데. 이사비용도 120만원정도 지출할 예..

한담 2025.01.30

서울 망원동 라뚜셩트

2024년 성탄절 파티를 위해 '라뚜셩트(La Touchante)'에서 딸기 생크림 케이크 스퀘어 2호를 주문했다.프랑스어  'La Touchante'는 '감동적인', '마음을 울리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이름부터 뭔가 따뜻한 감성을 담고 있는 느낌이다).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 카페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딸기 생크림 케이크 스퀘어 2호는 신선한 딸기가 가득 올려져 있고, 촉촉한 스펀지 케이크와 부드러운 생크림이 층층이 쌓여 있다. 몇 년 사이에 호텔을 중심으로 사각형 딸기케이크가 많이 나와, 이번 성탄절엔 꼭 사겠다고 생각했던 디자인이다.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고, 생크림 맛이 아주 좋았고 딸기도 아주 좋았다. 가격이 66,000원치곤(호텔에 비해선 무척 저렴하니까), 가족 모두 대호평을 할 ..

식유기 2025.01.30

요리하는 조선남자

는 조선 시대의 다양한 요리와 그 요리법을 문헌 속에서 발굴하여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조선 시대 남성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고기 요리, 별식, 그리고 장과 디저트까지 다채로운 조리법과 음식의 역사를 탐구한다. -닭 요리 - 조선인의 소울푸드 조선 시대 문헌 속 닭 요리는 다양한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와 에 등장할 정도로 닭은 흔히 사육되던 가축이었으며, 조리 방법 또한 무척 다양했다. 닭을 항아리에 넣고 산초, 회향, 차조기 등 향신료와 함께 쪄내는 방식이나, 닭과 멥쌀을 함께 끓여 만든 닭죽은 조선인의 일상적인 식사였다. 특별한 요리로는 칠향계가 있었는데, 닭 속을 도라지, 생강, 파, 후추, 간장 등으로 채운 후 가마솥에 쪄내는 요리였다. (직접 해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 또한, ..

영감/독서 2025.01.26

요망하고 고얀 것들

《요망하고 고얀 것들》은 조선 시대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다양한 모습과 역할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고전소설에서 요괴는 흔히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며, 권선징악의 구조 속에서 벌을 받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들은 대개 당대의 윤리적 기준에서 가장 비윤리적인 행동을 자행하는 존재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설정은 당시 사회가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를 반영한다. 나는 이 점에서 요괴를 단순한 악역으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예를 들어, 《전우치전》의 여우는 성욕에 사로잡혀 인간을 유혹하고 정기를 빼앗는 존재로 그려진다. 또 《옥란기연》의 구미호는 인간으로 둔갑하여 가정을 파괴하고 가족 구성원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이런 요괴들은 단순히 인간을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라, 효도, 절제, 성실함과 같은 당..

영감/독서 2025.01.24

국밥에 대하여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사실관계는 다른 자료를 통해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밥은 단순히 국에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 아니라, 한민족의 독특한 생활양식과 조리 방법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수질이 좋고 찰기 있는 밥을 먹는 문화가 국과 어울렸던 것은 맞지만, 그렇다면 일본도 국밥 문화가 발달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일본의 "곁들이는 국"과 한국의 "국밥"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밥은 본래 밥과 국이 섞여 나오는 형태로 시작되었다. 그 까닭을 살펴보면, 한민족의 독특한 주거 방식과 요리 도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한민족은 온돌이라는 난방 기구를 사용했고, 이 온돌의 아궁이를 통해 음식을 조리했다. 온돌은 고구려와 백제에서도 사용되었으며,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된 한민족 고유의 생활방식이었다. 이러한 온..

견지 2025.01.22

조선의 미식가들

조선의 미식가들 - 조선 시대 음식 문화의 깊이를 탐구하다 은 조선 시대의 음식 문화를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조선 후기 문인들과 의학자, 왕실 기록 등에 나타난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미식 경험을 통해 오늘날 한국 음식 문화의 뿌리를 엿볼 수 있다. 조선인의 식탁 위에 오른 새로운 재료들 조선 시대에는 외래 작물이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식재료가 조선인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감자, 옥수수, 고추, 강낭콩, 호박 등은 16~17세기에 유입되었지만,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약 10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새로운 작물들은 한반도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한 뒤 조선의 음식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고추는 조선 후기에 들어서 장아찌, 김치,..

영감/독서 2025.01.22

스뎅식당 육회비빔밥, 순두부찌개

최근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우연히 들어간 스뎅식당은 프랜차이즈 고깃집이다. 주로 냉동삼겹살과 우삼겹 같은 고기구이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는 고기를 먹으러 간 것이 아니라 점심밥을 먹으러 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육회비빔밥과 순두부찌개가 각각 6,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 때문이었다.  요즘 햄버거 세트조차 만 원을 넘는 고물가 시대에 육회비빔밥과 순두부찌개를 6,000원에 먹을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맛이나 품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음식을 받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고슬고슬한 밥 위에 신선한 육회와 다양한 채소가 올라간 육회비빔밥은 김가루와 깨가 뿌려져 고소한 향을 더했고,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양념이 적당히 배어들..

식유기 2025.01.21

그랜드 투어: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는 주로 17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유럽의 상류층 자제들이 수행한 장기 여행, 그랜드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랜드 투어는 젊은 귀족들이 고대의 유적지와 예술품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하여 교양과 지식을 쌓게 했다. 이 여행은 초기에는 개인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하였으나, 점차적으로 국가 간의 문화 교류와 지식의 확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1. 그랜드 투어의 탄생과 목적: 그랜드 투어는 라틴어 '토르누스'(tornus)에서 유래한 단어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주유를 의미한다. 이는 젊은 귀족들이 로마를 중심으로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고대 유적과 예술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었다. 2. 고대와 중세의 여행: 고대에는 여행이 특별한 사명이나 필요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팔스..

영감/독서 2025.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