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그림2017. 12. 12. 11:56



연속사진을 찍어서 구글포토에 업로드를 했더니 자기 혼자 이렇게 움직이는 GIF를 만들어냈다.

(삼각대에 걸어놓고 릴리즈 촬영한 건데, 달이 조금씩 움직여 가만히 있질 않는다. 달이 움직이지 않게 만들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여러 사진들을 찍어놓으면 이렇게 파노라마 사진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척척 해놓고는 봐달라며 알림을 날린다.

구글이 참 신기한 어플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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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7. 12. 12. 02:13


4년전 일본 여행.

후쿠오카에서 일본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하카타역으로 왔다.

도쿄를 걸쳐 오사카에서 교토와 나라도 둘러보고, 히로시마를 본 후 하카타에 도착한 것이다. 이동안 JR패스가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사실 당시에 하카타에서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아사히 맥주공장 견학을 하루 예약했을 뿐, 뭐가 뭔지도 모르고.


하카타 역 내에는 많은 매장과 식당, 술집, 그리고 슈퍼마켓 등이 있다.

그 슈퍼마켓에서는 도시락(벤또)을 팔고 있고, 저녁 8시가 되면 도시락 할인에 돌입한다.


일본 게스트하우스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많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이래저래 좋았다.

프라이버시는 비지니스호텔이 더 좋지만, 떠들썩하고 재미있는 것은 게스트하우스가 더 낫다.

맥주를 마시면서 일본 사람들과 홍백가합전 이야기를 나누며 TV도 봤고(홍백가합전도 일본 연예인도 전혀 모르지만), 한국인 무리가 얽히면서 서양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러 가는 장면도 보았다.

나는 늦게 숙소로 돌아와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즐거워 보였다.

숙소의 친구들과 연락처도 서로 나누고 그랬지만...

나는 연락처 나누는 일이 별로 달갑지만은 않다.


하카타에는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라는 마츠리(祭, まつり, 축제)가 매년 벌어지는데 <카자리 야마카사>는 장식한 축제용 가마이다. 이런 가마는 후쿠오카 시내 14군데에 설치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본다. 

카자리 야마카사는 축제기간이 끝나면 해체되지만, 홍보용으로 설치해둔 것도 있다.


그 중 <미오쿠리>는 애니메이션 캐리터가 사용된 가마를 말한다.

위 사진은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인 <사자에상>의 캐릭터 카자리 야마카사.

만화책으로 45권이 나왔고, 애니메이션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나 국내엔 수입된 적이 없어 듣보잡 신세다.

배경이 바뀌지 않고 주인공들이 나이를 먹지 않는 상태로 에피소드만 반복하는 옴니버스를 <사자에상 시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대표적으로 명탐정 코난, 검정고무신, 도라에몽, 심슨가족 등)



나카츠(나카스) 강변.

이곳에 포장마차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를 나카스 야타이(포장마차)라고 한다.

많은 먹거리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라멘.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이 날은 비교적 한산했다.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는 식당 선택 전략은 무엇인가?

적절한 인파가 몰려 있는 곳이 당연히 우선권을 가진다.

인파의 나잇대도 중요한데, 관람객으로 보이지 않는, 뜨내기로 보이지 않는 로컬 어르신들이 보이면 거의 반정도는 성공이다.

아저씨가 선택한 것이 가성비 따위는 아니시겠죠? 네?


돈코츠 라멘을 주문해 봅니다.

오 기름진 국물에, 적절히 가미된 쪽파와 차슈. 꼬독꼬독한 목이버섯.

로컬 푸드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맛이 있네. 

돈코츠 라멘의 도시 하카타 다운 맛이다.


쇼핑을 하기 위해 이러 저러한 곳을 쏘다니다가 지쳐버렸다.

그냥 숙소로 돌아갈까하며 하카타 역에 왔다가 역사 1층에 선술집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역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서 술을 마시는 직장인들.

완전 분위기에 반해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가장 손님이 많은 집으로 가 테이블을 잡았다. 


오오 잔술도 팔고 어묵도 갯수로 판매한다.

한 잔 하고 돌아가기 딱 좋을 듯.


어묵으론 모잘라 두부도 시켰다.

짭쪼름하고 달짝지근한 두부에 청주 한 잔.


이 때 건너편 좌식 술집에서 남자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던 게스트하우스 직원을 발견했다.

동석하기 싫었지만(혼술이 너무 좋아) 직원이 자꾸 오라며 손짓하는 바람에 더 못마시고 그 좌석에 합석했다.

조금 아쉬웠던 선술집.

(이 이후로 일본만 가면 선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다.)

지금은 현재 저 곳도 금연지역으로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복도 끝 외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은 어딜 가나 있지.


그 다음날이 되자 후쿠오카에 비가 내렸다.

해양성 기후를 가진 탓인지 비가 오락가락 한다.


아침 일찍 가기로 한 곳은 바로 병주병들이 쌓여 있는 곳.


아사히 맥주 공장이 되겠다.

일본의 많은 맥주 회사가 지역별로 공장 견학을 운영하고 있다.

가기 전에 반드시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하카타 공장은 현재 한국어 안내가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당시에 일본어에 능통한 후배를 통해 예약을 했다.

예약비는 따로 없고, 이름과 방문일 정도만 알려주면 된다.

어떤 사람은 전화했더니 한국말을 하는 사람이 대신 통화를 했다고 한다.

공장에는 한국어로 된 팜플렛도 있다.


공장 내부에서는 사진 찍지 말라는 안내와 함께 공장으로 입장.


공장으로 입장 전에 마지막으로 한 컷.

아사히에서 생산된 제품군의 전시장.


맥주를 만드는 보리와 호프를 만져보고 향을 맡을 수도 있다. (먹을 수도 있다는데??)

그리고 어떻게 맥주를 발효하고 어떻게 술이 되는지. 어떻게 병과 캔에 담기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엔......


두둥. 갓 생산된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다.

한 사람당 세 잔까지!

고래밥 안주는 덤!!


이번에는 흑맥주로.

이렇게 시원하고 맛있을 수가 없다.

갓 생산된 맥주의 맛은 정말 내인생 최고의 맥주였다.


가이드님의 친절한 일본어 설명에 집중하는 관람객들.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은 20여분.


저는 주당이므로 3잔을 마셔야겠습니다.


완전 천국이 따로 없었다.



휴 아침부터 술을 마셨더니 기분이 좋네.

JR노선을 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간다.


점심식사를 하러 하카타 요도바시 카메라에 왔다.

요도바시 카메라는 카메라도 팔지만 각종 전자기계들도 팔고, 각종 놀거리 먹거리가 함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강변역 테크노마트정도 되지 않을까?

일본의 유명한 오락실 중 하나인 타이토 스테이션.

무엇보다 인형뽑기 기계가 한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다양하고 많다.


하카타 105엔 초밥집 <우오베이>.

평상시에 대기줄이 많은 편이다.


도서관같은 자리에 앉아서 돌아가는 레일 위의 접시를 가져다 먹거나 이 사진과 같은 화면을 보고 개별로 주문할 수도 있다. 한글로도 주문할 수 있으니 한국사람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주문한 메뉴는 기차가 실어다 날라준다.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


레일 위로 돌아가는 접시들.

차가운 초밥이 메마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그냥 먹어도 괜찮겠지만, 되도록 신선한 걸 먹고싶은 게 사람 마음인지라... 선듯 손이 가지는 않는다.

차라리 시켜서 기차로 배달해 먹고 말지.


각 자리마다 급수대와 말차가 준비되어 있다.

녹차는 마음껏 마시면 된다.


첫 스타트는 문어 초밥으로....


개중에 꽤 베스트 축에 속했던 방어 초밥.

실하고 맛도 좋은 편이라 (꽤 대방어이지 않을까?) 두 번 시켜 먹었다.

그밖에 고래초밥도 시켜먹었고(괜히 시켜먹었어 ㅠㅠ), 청어나 전갱이같은 싸루려 생선도 시켜먹어보았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그다지 맛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사실 이정도가 되려면 국내 초밥집도 무던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한국 초밥집은 매번 연어+광어+가다랑어+소고기+바다장어+삶은새우+간장새우+북방대합 조합인데, 항상 똑같은 구성에 질려버렸다. 심지어 이 가게나 저가게나 모두 같은 식자재상에게 배달 받는 것 같다. 양파채 올리고 무순 올리며 비릿하고 오래된 맛을 가리고 있으니 도저히 기대할 수가 없다.

같은 가격에 이렇게나마 다양한 초밥을 먹으면서 이건 별로, 저건 괜찮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 이 가게에서도 약간 비싼 가격의 성게알 군함말이를 먹어보았는데, 굉장히 비리고 맛이 없었다. 우니는 비싼 걸로.....


요도바시에는 게임 소프트웨어도 많이 팔고 있다.


일본에 또 많은 것은 이런 가챠폰 (가샤폰, 캡슐 토이, 뽑기)이 많다.

이런 기계가 가챠폰인 이유는 기계에 동전을 넣고 돌리면 '가챠' 소리가 나고, 캡슐을 열 때 '퐁'하는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별별 캐릭터 상품들이 모두 모여 있다.

으레 이런 게임을 해보면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는 아주 가끔씩 나오고, 가지고 있어봐야 별 감흥이 없는 캐릭터 위주로 뽑히기 마련이다. 가장 메인 캐릭터를 기대하고 돌렸다간 수 만원은 써야 한다.


만화책도 이렇게 많이 모여 있다.

일본의 오프라인 서점 방식이 너무 부럽다.


이렇게 프라모델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

사진은 <톱을 노려라>의 주인공 로봇인 <건버스터>.

좌측은 <건버스터>의 특수능력 중 하나인 <더블 버스터 코레더>, 우측은 <톱을 노려라>의 마지막 장면 근처에서 <건버스터>의 심장부의 축퇴로를 뽑아 일격을 날리는 장면을 묘사한 것.


그밖에 선물 쇼핑을 하기 위해 찾은 하카타 마루이.

아예 이러저러한 것이 있군요.

거의 두 시간을 쇼핑했지만, 건진 건 별로 없었다.

(이게 모두 사치품 구입에 힘을 써서 그래.)


저녁을 먹기 위해 찾은 모츠나베 전문점 <오오야마>.

오오야마는 하카타 역사 1층에 있다.

이 가게는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당시만 해도 한국인이 없었는데, 다음번에 가니까 앞 좌석도 한국사람이고, 메뉴도 한글이고.

뒤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한국인이고.


하카타 명물 중 하나인 <모츠나베>.

우리나라 말로 하면 '곱창전골'인 셈이다. 양배추가 들어가 있어 달큰하고 구수하다.

국물이 진하고 매우 맛있다.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그 다음 후쿠오카 방문 때 다시 방문했다.

후에 다시 가봤을 때 일본인들은 모츠나베 말고도 철판구이 등을 먹는 것을 보았다.


그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날도 걸었다.

공항까지 가는 지하철 노선이 있는 곳까지 걸었다.

일본 차비로 천원어치는 걸었던 것 같다.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아침 식사.

명란젓을 발라 구운 연어구이와 돈지루(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공항 식당에서 대충 사먹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입맛에 잘 맞았다.

아무래도 나는 일본사람인 것 같다.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받은 기내식 샌드위치.

그래 나는 일본인인 것 같다.


일본을 도쿄에서 후쿠오카까지 여행을 했지만,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다.

부지런히 다녀도 이렇게 아쉬움이 클 줄이야.

특히 배낭을 짊어지고 온 탓에 쇼핑을 제대로 못한 건 정말 크게 아쉬웠다.

그 흔한 일본과자도 못사올 정도(부피 때문에)였다니.....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단 하나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여행을 갈 때는 무조건 큰 캐리어를 끌고 가자.

(한여름엔 일본에 오지 말자.)

(숙소를 자주 옮기지 말자.)

(조사는 미리 하고 오자.)

(와이파이가 없으면 안돼.)






Posted by 기도하
해외 유랑기2017. 12. 11. 13:00


4년전 일본여행.

오전 7시부터 멀리 이동하기 위해 씻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오사카에서 히로시마로 이동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사람들 사이에 힘겹게 여행 중.

일본의 열차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형태도 상이한데, 여기 저기 다니면서 특이한 기차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아울러 가끔씩 기관사들이 기관실에 앉아 조종하는 것도 관찰할 수 있다.

(또 매우 놀라운 점은, JR노선의 많은 역들에 역무원들이 직접 눈으로 열차표를 검사한다. 사람이 다니지 않을 것 같은 시골 역에도 JR패스를 보여준 후 역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두 개의 조종간(어떤 건 하나를 당기고 다른 하나를 돌리고)이 있고 하나는 속도 다른 하나는 브레이크다. 아마.


이전날의 에끼벤에 반해버려 다시 구입한 에끼벤(駅売り弁当).

이번의 에키벤은 규탄(소 혓바닥)이다.

일본 사람들의 소 혓바닥 사랑은 특별하다.

이 전날 저녁 2차로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규탄을 먹어보았지만, 삶은 쇠고기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럴리가 없다'는 생각에 에키벤으로 다시 구입했다.

쫀득쫀득한 식감이 재미 있는 맛이었다. 그리고 달착지근한 달걀말이도 맛있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는 호로요이.

이 당시만 해도 네이버 일본여행 까페에 '호로요이 꼭 마셔봐라'라는 글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특히 호로요이는 계절한정 메뉴를 판매하기 때문에 그 때 아니면 못 마시는 호로요이가 있을 수 있다.

이 날 먹은 것은 계절한정 살구맛 호로요이.

그런데 그냥 달콤한 소다 인 줄 알고 마셨는데 취기가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알고봤더니 알콜 3%....

이날은 아침부터 술을 마신 것으로 되었다.


히로시마 역에서 내리기 전에 찍은 히로시마 시민 구장.

일본 프로야구 구단인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이전에 이용했으나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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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뿌려졌던 삐라들.

일본제국주의 당시 얼마나 파시즘 국가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오른쪽 상단 삐라에 <대동아공영권>이라고 써 있다. 일본이 아시아를 통치하면 해방이라는 뜻이다.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고 일본인들의 단합을 위해 지속적으로 홍보해 왔다.

이 전단지들은 공습에 대해 경고하며 항복을 하는 것을 반대하도록 장려했다. 원자폭탄에 대해서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다.


결국 1945년 8월 6일 8시 15분.

원폭과 함께 손목시계의 시간이 멈췄다.

히로시마에 미국의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만 것이다.

폭발과 함께 히로시마 시민들은 밝은 빛을 목격했다. 빛을 가리면 자신의 뼈가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폭심지 근처의 온도는 섭씨 3000도를 넘겼다. 근처에 있던 사람은 증발하여 검은 흔적만을 남겼다.


당시 히로시마의 사진.

그 결과는 참담했다. 폭발의 후폭풍과 함께 반경 1.5km의 건물들이 싹 날아가버린 것이다.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가리고 온통 불바다로 변했다. 폭발에 휘말려 죽지 않은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원폭 폭발후 방사성분진에 섞여 내린 비는 피해자를 더욱 더 증가 시켰다.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강한 방사선은 생체 조직 자체를 파괴시켜 재생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혈관, 내장등 모든 기관이 파괴되어 전신 화상으로 사망한다.

이 원폭으로 14만명이 희생당했다.





자료관 내에 전시된 원폭 전(좌) 후(우)의 모습을 재현한 미니어처(상)과 당시 항공 지도 사진(하).

폭심지를 중심으로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상단의 미니어처 사진을 보면 원폭돔을 비롯한 몇 개의 콘크리트 건물만 남고 모두 폭발에 휩쓸리거나 불에 타 잿더미가 되었다.


당시 처참한 광경을 묘사한 거리 조형. 창 밖으로 황폐한 폐허의 사진이 걸려있다.

얼마나 을씨년스러운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거리를 걷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리틀 보이>의 모형.

두 개의 우라늄 235 덩어리를 충돌시켜(핵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임계질량을 넘어서게 함) 폭발을 유도해 냈다.


당시 원자폭탄의 폭발로 두꺼운 철문이 구부러져버렸다.

얼마나 강한 폭발이었던가.


원폭의 뜨거운 열로 인해 녹아붙은 쇠붙이들.

흐물흐물하게 녹은 뒤 서로 엉겨붙어버렸다.






유리 약병으로 보이는데, 원자폭탄의 열기로 인해 유리가 녹아내려 서로 붙어버렸다.

원폭의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물건.


히로시마 원폭 때 녹은 물체들.

캔과 유리병, 사기등이 녹아 비틀어졌다.

동전(토큰)은 녹아 서로 붙어버렸다.

폭발지역의 온도가 얼마나 뜨겁게 올라갔을지 보여준다. 


방사능 측정기(가이거 계수기)를 놓고 방사능을 측정하는 걸 시험삼아 보여주고 있다.

거리에 따라 방사선량이 어느정도 되는 지를 보여주는 실험장치인 셈이다.

방사선량은 거리역자승이다. 즉 거리가 2배가 되면 강도가 1/4, 거리가 3배가 되면 강도는 1/9가 된다.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점선원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닿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피폭량이 감소된다.

히로시마 원폭 방사능 피해도 멀어질 수록 줄어들었을 것.

(사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사진을 보니 대충 그런 식일 것 같다. 워낙 예전 일이라 기억이 희미하다.)




이 여행 당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지 2년째 되던 해였다.

2011년 3월,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이 발생하면서 도쿄 전력이 운영하던 후쿠시마 원전에 손상을 입혔다. 

후쿠시마 원전은 비상노심냉각에 들어갔으나 이후 발생한 15미터의 쓰나미(해일)로 비상전력을 잃게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몇 번의 전력복구 시도가 좌절되고, 노심을 냉각하는 냉각수가 증발하면서 원자로의 온도를 상승시켰다. 

해일이 일으킨 전력상실, 배터리 방전 등으로 원전 관리가 불가능하게 되자 노심의 온도가 섭씨 1200도까지 치솟으면서 방호벽이 녹아내렸고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핵연료가 공기 중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핵연료에 사용되던 지르코늄이 고온반응으로 수소를 발생시켰고, 격납용기를 손상시키는 수소폭발을 이르켜 방사능의 대기 유출을 가속화 하였다.

이후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km 이내 지역을 '경계구역'으로 지정해 출입을 통제하였다.

후쿠시마와 가까운 도쿄 등이 피폭의 공포에 떨어야 했고, 일본과 가까운 우리나라도 일본산 물품의 수입에 관한 여러 논쟁들과 규제가 있었다.


이러한 방사능의 공포 속에서 어떤 안전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한 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반드시 탈핵에 준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후에 블로그에 탈핵 논지의 글을 올릴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갈증이 나고 더워서 힘들던 차에 박물관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휴게실에 앉았다. 손에 들고 먹는 아이스크림은 먹기 귀찮고 퍼먹는 아이스크림을 결정했다. 마침 우리나라에서 파는 <와 아이스크림>과 비슷했다.

맛도 비슷했다.

그렇다. 같은 롯데 제품이다. 일본에서는 爽(そう, 소우)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벌건 대낮이지만 더 돌아다니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전날 너무 많이 돌아다녀 힘에 부쳤다.

결국 전차를 타고 히로시마 역으로 돌아갔다.

이날 저녁이 되기 전에 후쿠오카에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로 가야 했다.


히로시마 역사 안에 있던 식당에서 점심으로 사 먹은 자루 소바.

일본 하면 메밀국수 아니겠어?

한국에서도 냉면하면 껌뻑 죽는데, 일본 현지의 메밀국수를 놓칠 순 없었다.

메밀국수와, 문어숙회, 돼지고기조림 세트.

모든 게 좋았다. 

숙회도 신선하니 좋았고, 돼지고기에도 누린내가 나지 않았다.

메밀국수도 꽤 좋았다.

이날 이후로 일본 식당들에 강한 신뢰감이 생겼다.

일본에선 아무거나 먹어도 실패하지 않는다.

맛있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이 있을 뿐이다.


히로시마 지역 특산품인 <모미지 만주>(もみじ饅頭, もみじまんじゅう).

단풍잎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

디저트로 기차 안에서 까먹었다.


일알못이라도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는 시모노세키를 지난다.

이 곳 수산시장이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언제 기회가 있을지.

(이 이후에 시모노세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