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바로 노량진 <형제상회>다.
잔말을 나누는 것이 싫어서 단골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너무 자주 가다보면 얼굴이 팔리기도 한다.
건강이 온전할 때는 너무 자주 가서 직원분이 알아보시는 바람에 인사도 나누어야 하고 뭐 그랬었다.
2~3년동안 매월 수십만원어치씩 사다 먹으니 그럴 법도 하긴 했는데, 사실 계산은 대부분 친구들과 나누어 내기도 했고, 어쩔 땐 직장 회식이기도 했고, 부모님 선물이기도 해서 별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이제는 건강이 안 좋아져서 자주 찾지 못하게 되자, 알아보는 직원도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뜨내기 손님같이 찾아가도 늘 단골처럼 회가 나오는 가게는 이 집뿐이다.
가끔 손님이 적은 평일 오전같은 날은 '정말' 실망스러운 회를 받기도 하지만, 또 다시 찾아가면 늘 어느정도만치 수준은 챙겨준다.
(내가 알고 있기론 많은 횟집들이 모듬회를 주력으로 판매하면서 <형제상회>만큼 맛 좋은 회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92363B5A44EC5204)
한창 자주 갈 때인데, 2인분을 시켜도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두 명이 회를 시켜먹다보면 늘 남는 것 같아 일부러 한 명 빼고 먹기도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8BFF3B5A44EC5332)
도미, 광어, 연어는 거의 기본이고 농어나 메카도로, 참치, 전어가 올라오기도 하고 가격대에 따라 고급 어종이 포함되기도 한다.
가격이 저렴한 세트는 숭어가 올라오기도 했는데, 나는 보통 좋은 회를 먹고싶어서 1인당 3~5만원선의 회를 주문한다.
이날은... 기억 안나지만 사진 상에 민어 부레가 보이는 걸 보아 여름에 민어를 포함한 회를 주문한 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23EB3B5A44EC5417)
장사가 잘되다보니 모듬회의 횟감을 큰 생선으로 잡아다 쓴다.
덕분에 맛 좋은 회도 먹을 수 있고, 귀한 부위도 맛을 볼 수가 있다.
모듬회를 비싸게 치르고 구입을 하면 기름진 부위 위주로 구성이 된다.
어쩔 땐 반절 쯤 먹다가 너무 느끼해 도중에 매운탕을 시키기도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8AB63B5A44EC5505)
사실 이정도 하는 집은 노량진 시장에도 많다.
그런데 뜨내기 손님들에게까지 이정도로 챙겨주는 집은 흔치 않을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C6E13B5A44EC5729)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언젠가 좋은 회를 대접하겠다고 귀한 사람을 모셔갔는데, 3인분 10만원짜리 모듬회가 엉망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날 누가 회를 취소했다는데, 그 회가 10만원짜리쯤이니 대신에 받으라는 것이다.
좀 이상하긴 했지만 단골이니 괜찮겠다고 받았는데, 온통 표면이 마른 회뿐이었다.
10만원짜리도 아니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모셔갔는데, 회가 그 모양이니 너무 실망했었다.
위의 사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3인분 10만원짜리였는데, 평일 오전에 가서 회를 떠온 것이 실수였다.
비늘이 씹히고, 자잘한 도미인데다가 연어는 비리고, 완전히 똥 밟은 때였다.
나는 잔말 하는 게 너무 싫어서, 친한 척 하는 것도 너무 싫어서 말도 짧게 하는데, 이러 저러한 걸 따지면 뭐하겠나.
그냥 손님이 적은 평일 오전은 피해야지 싶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44E43B5A44EC5812)
위 사진은 추석 때 친구가 오랜만에 술을 마시자고 해서, 전과 함께 먹으려고 사왔던 모듬회다.
이 날 회는 아주 좋았다.
먹으면서 역시 <형제상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