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8. 2. 12. 15:34


상수역 근처의 <쿠시무라>는 정통 일본식 꼬치요릿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무수히 추천 받았고, 나도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기 주저하지 않는 집이다. <쿠시무라>는 실제 일본의 꼬치집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다만 가격대나 웨이팅, 좁은 실내는 각오해야 한다.

사진첩을 뒤져보다가 꽤 오래전 방문했던 사진이 남아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다.


기본 안주로 양배추가 나오고...

달큰한 양배추는 술 한 잔 하는 동안 주워먹기 좋다. 이전에 일본에 방문했을 때 쿠시카츠 집에서 양배추 썰린 것에 달콤 짭짤한 꼬치 양념을 부어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제는 한국의 일식 주점에서 흔히 쓰는 기본 안주가 되었다.


월계관 누벨 쥰마이긴죠 (50000원)

좋은 일본요리를 먹을 때는 일본술이 제격이다. 소주를 즐겨 먹는 나도 사케를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사케도 좋긴 한데... 내 경우엔 사케를 마시면 숙취가 생긴다. 팩청주의 경우 숙취가 정말로 심하다. 아무거나 사마시면 다음날 죽는 수가 있다. ㅠ


아스파라거스베이컨(5000원)

맛없기 어려운 조합. 오독오독 달콤한 아스파라거스에 짭쪼름한 베이컨을 말아 굽는 메뉴다. 방울토마토를 말아 굽는 메뉴도 있었지만, 아스파라거스가 맛있으니깐...


사사미(닭 안심, 4500원)

닭 가슴살의 겉면을 살짝 익혀 와사비와 함께 먹는 꼬치다. 닭 육회를 먹는 기분인데, 이건 잘 모르겠다. 나는 한번 더 강불에 겉면만 바짝 빠르게 익히면 좋을 것 같다.


네기(대파, 2500원)

야채 꼬치는 맛있다. 닭+대파 꼬치도 있지만, 파구이가 유난히 맛있고 좋아하므로 파만 시켜 먹었다.


나스(가지 3000원)

마찬가지로 야채를 좋아해 시킨 가지 꼬치. 한국식으로 조리하지 않은 가지요리는 전세계 어딜 가도 맛있다.


카와(닭껍질, 4500원)

닭껍질 꼬치는 일본식 꼬치요리 중 가장 맛있는 꼬치 중 하나이다. 바작바작한 식감도 훌륭하고 기름진 맛도 좋다. 닭껍질을 이렇게 훌륭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꼬치집에 가면 거의 무조건 시키는 메뉴이다.


소리레스(고관절주변살, 5000원)와 야끼오니기리(구운 주먹밥, 3000원)

'고관절주변살'은 잘 모르는 부위인데 아마도 날개나 다리의 관절부위에 작게 나오는 부위인 듯 십다. 탄력이 넘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야끼오니기리는 주먹밥에 간장양념을 발라 구워낸 요리인데, 누룽지같은 식감이 있어 재미있는 맛이었다. 나는 술 마실 땐 밥을 먹는 편이 아니라 그다지 당기는 메뉴는 아니었다.


마시멜로(3500원)

훌륭하게 구워준 마시멜로. 일행이 구운 마시멜로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해서 주문했다. 구어진 마시멜로는 살짝 부풀어오르며 겉이 마르는데, 그 속은 열을 받아 녹은 부드러운 마시멜로 크림으로 차 있다.


<쿠시무라>는 워낙 유명한 집이라 구구절절 설명을 할 필요가...

맛있고, 분위기도 좋아서 항상 탑순위에 들어가 있는 일품 일식당 중 하나이다.


영업시간 19:00~04:00 일요일 휴무



'식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원동 도쿄빙수 녹차빙수  (0) 2018.02.15
방이동 봉피양 순면 돼지갈비  (0) 2018.02.13
종로 백제정육점 육회비빔밥  (0) 2018.02.09
시청 만족오향족발 포장  (0) 2018.02.08
을지로 평래옥 평양냉면  (0) 2018.01.30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9. 11:34


동대문에서 맛집이라고 할만한 집이 그다지 없다고 생각한다. 이따금 보석같은 집들이 있는데. 종로의 <백제정육점>도 그런 집 중 하나이다. 동대문에서 20여분을 걸어서 찾아가야 하지만 그렇게 해도 좋을 식당 중 하나이다.(사실 종로쪽에 가면 갈 수록 먹을만한 집들이 늘어나긴 한다.)

<백제정육점>의 육회비빔밥은 엄지척을 내밀기 주저하지 않는다. 맛, 가격, 특별함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인근의 유명 육회 맛집들과 견주어봐도 특히 그렇다.


육회비빔밥(7000원)

<백제정육점>의 육회비빔밥에는 육회와 부추 무침이 함께 들어간다. 육회는 배를 썰어넣어 시원하고, 부추무침은 액젓을 넣어 감칠맛이 강하게 돈다. 이를 함께 비벼 먹으면 맛있기 이를데가 없다. 젓갈맛이 강하게 도는 부추무침은 거의 '신의 한수'다. 육회와도 정말 잘 어울리고 비빔밥을 더욱 맛있게 한다. 육회 양도 푸짐해서 먹고나면 속이 든든하다.

사실 <백제정육점>엔 이 육회비빔밥을 먹으러 점심 주로 찾아갔다. 다른 분들은 국밥도 많이 드시고, 고기도 구워 드시지만 한 번도 다른 메뉴를 먹어본 적이 없다.


육회(28000원)

비빔밥이 아닌 육회 한 접시. 감칠맛이 도는 부추무침이 들어간 비빔밥이 생각난다면 양념밥(2000원)을 시켜 비벼먹을 수 있다.

사실 인근 동대문 광장시장의 유명 육회 맛집으로 알려진 <자매집>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자매집>의 육회는 살코기로 정갈하게 만들었다면, <백제정육점>의 육회는 지방이 섞인 냉동육을 썰어 거칠게 만들어냈다. 배와 대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입 속에서 맛이 폭발한다. 두 집 모두 좋아하지만 우열을 가르기엔 각자의 색채가 다르다.


영업시간 11:30~22:30 일요일 휴무



'식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이동 봉피양 순면 돼지갈비  (0) 2018.02.13
상수동 쿠시무라 일식꼬치  (0) 2018.02.12
시청 만족오향족발 포장  (0) 2018.02.08
을지로 평래옥 평양냉면  (0) 2018.01.30
신촌 미분당 본점 쌀국수  (0) 2018.01.29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8. 11:09


오랜만에 친구집에 방문해 술을 마시기로 해서 잔뜩 들떠 있었다. 안줏거리를 사가지고 가기로 하고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문득 <만족오향족발>을 떠올렸다. 친구들과 야구장을 갈 때 곧잘 들러 족발을 포장해 갔었다. 서울 3대 족발 맛집이라느니 5대 족발 맛집이라느니 이상한 문구로 포장되고 있는 집이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포장이 깔끔하게 되는 집은 흔치 않았고, 맛도 나쁘지는 않았다. 

시청 지하철 역을 나가다보면 오향 냄새가 풍겨오는 출구가 있다. 그곳이 바로 <만족오향족발> 시청본점 근처다. 아직까지 매장 내에서 먹어본 적은 없고, 늘 포장을 해 바깥에서 먹었다. 웨이팅이 길게 늘어선 장면을 늘 봤었는데 이날은 그것이 없었다. 매장에 미슐랭가이드 빕구르망 2017, 2018년에 연속으로 선정되었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족발은 중자 32000원, 대자 38000원, 특대자 53000원이다. 


포장된 족발 중자.

<만족오향족발>은 다른.... '3대 족발집?'이라고 불리우는 집들보다 맛이 달달 달큰하다. 오향을 넣고 함께 끓여내 향기롭다. 아마도 맛집으로 불리우는 최대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싶다. 

추운 날씨에 먼길을 오는 바람에 족발이 차게 식었다. 족발끼리 서로 엉겨붙어버린 바람에 떼내느라 고생했다. 여름에 포장해오면 이런 일이 없는데, 유난히 추운 올해 겨울 날씨 탓이다. 겨울 탓인지 고기가 유난히 쫀득쫀득하다. 따뜻할 때 먹으면 부드러운데....


족발에는 양배추 채썬 것과 양배추에 부어 먹는 마늘 소스, 그리고 오이, 양파 마늘, 부추 무침, 생채, 쌈장, 산고추 절임이 함께 포장된다. 쌈채소가 없지만 이 구성은 포장해갈 때 매우 좋다. (저 산고추를 할라피뇨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저것은 중국에서 '산고추'를 수입해 만든 짱아찌다. 한국의 식당에서 흔하게 쓰는 반찬)


이날 함께 주문해 간 <형제상회> 모듬회.

다른 안주를 먹어야 해서 약간 고급부위로 적게 먹으려고 2인분 8만원짜리로 주문했다.


연어 뱃살, 방어뱃살, 도미 배꼽살, 광어 지느러미가 접시의 윗부분에 잔뜩깔렸다. 방어뱃살의 크기로 보아 상당한 '대방어'를 잡은 듯 하다. 이날은 회 상태가 아주 좋았다. 이날 모여 술을 마신 모두가 크게 만족했다.


<만족오향족발>에서 사온 족발과 모듬회를 깔아놓고 한 상. 즐거운 술자리가 되었다. (결국 이마저도 부족해서 안주를 추가 주문했지만...)


만족오향족발 시청점 영업시간: 평일 11:00~22:30, 주말 14:00~21:50, 연중무휴







'식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수동 쿠시무라 일식꼬치  (0) 2018.02.12
종로 백제정육점 육회비빔밥  (0) 2018.02.09
을지로 평래옥 평양냉면  (0) 2018.01.30
신촌 미분당 본점 쌀국수  (0) 2018.01.29
홍대입구 부탄츄 돈코츠라멘  (0) 2018.01.27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