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지2018. 2. 20. 19:57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동료선수를 멀찌감치 떼어놓은 채로 앞선 두 선수가 먼저 골인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팀추월는 팀에서 가장 후위의 선수의 기록을 경쟁하는 경기로 명백히 팀워크에 반하는 행위이다. 빠른 속도를 경쟁하는 스포츠인만큼 강한 맞바람을 받아줄 앞사람이 그냥 먼저 가버린다는 것은 성적을 완전히 포기하는 행동이다. 후위선수에게 모든 잘못을 떠넘기는 듯한 의심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이에 후위에 들어온 선수와 빙상연맹과의 마찰 사건, 선두로 들어간 선수의 인터뷰 내용이 회자되면서 빙상계의 왕따, 파벌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모 선수와 모 선수를 퇴출시키고 빙상연맹 처벌을 원한다'는 청원이 올라오고 청원 참여인이 32만명을 넘어서는 상태이다.(현재) 아웃도어 브랜드인 모사는 선두 선수의 후원을 멈추기로 하면서 사안은 일파만파로 커져갔다.

빙상연맹의 그동안 행동들을 보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오래전부터 파벌싸움, 피겨스케이팅 홀대, 선수 축출 등의 악행들이 밝혀지면서 비판 받아오던 단체다. 오랜 악폐가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면 바라 마지않을테지만, 선두로 들어온 두 선수을 퇴출하고 개인에게 책임을 묻길 청와대에 요구하는 것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두 선수의 사정도 안타깝지만 후위로 들어온 선수들도 불쌍하다. 조직에 휘말려 마녀사냥에 재물이 된 것만 같다.

단체행동에 의해 개인이 무고하게 희생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당연히 아무도 없다. 하지만 여러 개인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한국에서는 이와 같은 일들이 무수히 벌어진다. 왕따 한 번 안 당해본 사람이 드물 정도로 심하다. 그럼 왕따시킨 사람이나 단체장을 쫓아내는 것으로 처벌이 충분한가? 처벌하면 조직이 개혁될 것인가?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팔을 좀 더 안으로 굽히는' 잣대는 많은 한국인들이 흔하게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파벌을 만든다. 특정 파벌이 패권을 잡으면 다른 사람은 재능과 실력이 출중해도 더 높은 곳에 이를 수 없다. 이는 정치, 경제, 교육, 학문, 체육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이런 파벌화가 없는 분야가 없다. 빙상연맹만이 아니라 한국이 통째로 그러하다. 파벌이 쉽게 바뀌어야 하는데 단체를 해체하지 않는 한 좀처럼 바뀔리 없다. 

원래는 빙상연맹을 해체하고 새로운 단체를 구성해야 맞다. 하지만 해체는 힘이 부치는데다가, 기존의 빙상 체육인들까지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극약처방 중 하나는 악마를 만들고 지옥상태임을 증명해 사안의 시급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나는 퇴출을 원하는 두 선수가 그 '악마화의 재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아도 퇴출요구는 마녀사냥이다. 두 선수를 희생시킬 참이다. 악인을 지목하고 악인의 목을 쳐 다른 이들에게 경고를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치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따로 구분하는 듯하다. 유난히 이기적이거나 유난히 이타적인 사람은 있어도 행동이 항상 선하거나 항상 악한 사람은 드물다. 마찬가지 별개의 행동양식 하나를 보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구분하기는 드물다. 그래서 나는 몹시 이 사태가 불만스럽다. 개혁의 속도나 효율을 우선시하고 싶지는 않다. 따라서 선수 개인의 처벌보다는 빙상연맹 개혁을 요구하는 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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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19. 19:45


상계역 뒷골목에는 술집들이 많은데, (개중엔 꽤 알려진 식당도 있지만) 썩 땡기는 집은 별로 없다. 친구와 함께 근처에서 술 한잔 하려고 연어 참치 전문점인 <홍연집>에 방문했다. 가게가 깨끗하고 자리가 넓어서 친구들과 술 마시기엔 매우 좋은 분위기다.


좀 더 예쁜 연어회라면 좋았을텐데, 연어에 기름기가 잔뜩 올라 있었다. 이정도면 괜찮은 편이다.


이날 일찍 방문한 탓인지 참치회는 해동이 덜 되어 있었다.

맛은... 음. 연어가 낫다.


간바레 오또상(31000원)

일본 마트, 편의점에서 '마루'와 함께 흔하게 보이는 술. 개인적으로는 팩사케는 요리에 넣는 술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 계열은 많이 마시면 뒷날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다.

간단하게 마시려 팩사케를 시키고....


연어+참치 세트(22000원)

연어+참치 무한제공이 1인당 14900원(초등학생 9900원)인데, 많이 먹을 사람은 무한으로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굳이 연어+참치 세트 하나만 먹은 것은, 생선구이도 먹고싶어서.....


네코준마이(15000원)

500ml, 13.5% 알콜의 저렴한 사케다. 막 마시기엔 좋을 듯. 노란색 덕분인지 바나나향과 같은 달콤한 향기가 조금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썩 맛있는 느낌은 아니지만 고양이는 귀여우니까.


네코준마이를 시키면 (기간한정인지 잘 모르지만) 이렇게 예쁜 고양이 인형을 선물로 준다.


메로+연어머리 구이(14900원)

생선구이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메로다. 메로는 쫄깃쫄깃하고 두툼하고 큰 살이 매력이다. 커다란 연어머리 구이도 맛이 있다.


타코야끼(6900원)

속이 부드러워 좋았던 타코야끼다. 개인적으로는 오버쿡 되어 딱딱한 타코야끼를 싫어하는데, 보통 장사가 잘되어 회전률이 좋은 타코야끼집에서 주로 부드러운 걸 먹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먹는 것보단 가격이 비싸지만 술 한잔 한다면야.


영업시간 17:00~02:00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2. 19. 12:50


<이찌고이찌에>는 홍대입구 5번과 6번출구 사이에 있는 수제야키토리(일본식 닭꼬치) 집이다. 

가격도 적절하고 꼬치도 맛있게 하는 집인데 사진이 별로 없어서 포스팅을 잘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숨겨져 있는 맛집도 아닌 게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 옆집의 보쌈집으로 간 적도 있다. (휴무일을 체크하지 못해 발길을 돌렸던 적도 있고....)

일식 꼬치집 특유의 분위기라 일본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베이컨토마토(4500원)

닭고기를 못 먹는 사람이 있어서 야채와 기타 등등의 메뉴를 중심으로 주문해야 했다. 닭고기 꼬치 몇 개와와, 파 꼬치, 표고버섯 꼬치를 시켰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상당히 맛있었다.


꼬치집에 가면 늘상 시키는 대파꼬치(2000원)

대파는 불에 구우면 달큰한 맛이 생긴다.


타코와사비(7000원)


명란구이(8500원)

기타 메뉴들도 팔고 있었는데, 명란구이가 꽤 맛있었다.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연어나 바게트 빵에 명란젓을 발라 굽는 메뉴들도 있어 보기 드문 메뉴는 아닐 듯 하다. 

이외에 타코와사비 등을 시켰는데, 타코와사비는 그저 그랬다.


야끼교자(4000원)


감자 샐러드(6000원)


술은 간단하게 한라산으로.

난 왜 이렇게 한라산 소주가 좋은지 제주도 가서 살아야 할 듯 하다.(X마트에서 팔고 있긴 하지만....)

찾아보니까 사진들이 좀 더 나와 포스팅에 추가하였다.


영업시간 18:00~01:00 일요일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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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