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해먹는 요리2018. 12. 30. 09:53

마라탕 재료가 떨어질랑말랑 하는데다가 마침 간절히 건두부(포두부)가 먹고싶길래 중국식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찾아보았다. 마침 세무서 있는 위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버스로 4~5정거장) 곳에 중국식품을 파는 슈퍼마켓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콴펀과 옥수수면, 부죽, 훠궈소스, 양고기, 고수를 한 봉지씩 고르고 건두부를 가장 늦게 찾았다. 그런데 냉장실에 있는 건두부가 너무나 신선해서 얼려놓고 마라탕에 넣어먹기 너무 아까운 게 아닌가? 그래서 건두부를 두 봉지를 사가지고 뭘 해먹을까 하다가 경장육사(경장육슬)이 생각이 났다.

경장육사는 평소에도 중식당에서 즐겨먹던 메뉴이다. 짜장에 볶은 돼지고기를 각종 야채와 함께 빵이나 건두부에 싸 먹는 음식이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돼지고기와 짜장, 오이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돼지고기 150g, 짜장 한스푼, 굴소스 1 티스푼

돼지고기를 길죽하게 잘라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했다. 그리고 달군 팬에 돼지고기를 짜장과 굴소스에 볶았다. 원래는 돼지고기를 전분에 묻혀 기름에 튀겨낸 후 볶아야 했다. 워낙 긴박하게 장을 보다보니 깜빡하고 안 사온 게 많았다. 게다가 잡채용 돼지고기를 사려고 했는데, (대형마트에) 없어서 안심을 사고 말았다. 고기가 너무 부드러워 씹는 맛이 덜하다. 다음번에는 꼭 앞다리로 사야지.

오이, 대파, 고수를 길게 잘라 접시에 놓았다. 당근을 사와야 했는데 또 깜빡해서 파프리카로 대신했다.


고기를 튀겨내진 않았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특히 고수가 있다는 점이 제일 좋다.


신선한 건두부에 파채, 오이, 고수, 그리고 짜장에 볶은 고기를 올려놓고 쌈을 싸먹는다.

건두부만 싸게 잘 살 수 있다면 매일 해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다.

매일 그 중국식품을 파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싶다. 가격도 저렴해서 인터넷에서 2500원 하는 거면 1500~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품목마다 500~1000원이 싸니 굳이 인터넷주문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세무서에 갈 일이 자주 있으려나...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1. 14:32


오래전부터 마라탕으로 유명한집이 대림동 <봉자마라탕>이었다. 건대에도 <대림 봉자마라탕>이 생겨났는데, 분점인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대림동의 본점이 <봉선마라탕>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렇다면 건대의 <봉자마라탕>은 본인만의 길을 가겠다는 걸까?

건대에서 약속을 잡고 마라탕이 먹고싶어 <봉자마라탕>에 방문했다. 약간은 좁은 실내에 소박한 분위기지만 오래전 건대 중국요릿집 느낌이라 낯설지가 않다.

마라탕이 양고기마라탕과 그냥 마라탕으로 나뉘어져 있다. 당연히 양고기가 들어가면 술안주하기 좋으니 양고기마라탕으로 주문했다.


양고기 마라탕(9000원)

강렬한 마라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어 크게 당황했다. 눈에 보이는 모습도 그렇고 향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굉장히 맵고 얼얼하다. 알싸한 매움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접시에 마라소스 거의 대부분을 걷어내고서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걷어낸 마라소스는 적당히 개인접시에 가감하여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양고기 마라탕인만큼 양고기는 엄청나게 올려져 있었다. 설마 고기만 잔뜩 올려져 있는 걸까 하고 뒤집어보니...


안쪽에 야채와 콩나물, 당면들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부주(부죽,腐竹 두부 腐에 대나무 竹, 푸주)와 언두부 따위는 많이 들어 있지 않아서 살짝 아쉽다. 그냥 마라탕을 시키면 두부류가 많이 들어가 있었을까?

육수가 진하거나 특별하지는 않지만 강렬한 마라의 맛을 좋아하거나 양고기를 특히 좋아하면 괜찮은 메뉴라고 할 수 있겠다.


경장육사(경장육슬, 京酱肉丝, 징장러우쓰, 12000원)

즐기는 메뉴 중 하나인 경장육사, 짜장에 볶은 돼지고기와 야채를 건두부에 싸먹는 음식이다. <봉자마라탕>의 경장육사는 야채가 소박하긴 하지만 쪽파와의 조합이 제법 좋았다. 이정도 야채조합이 딱 좋은 것 같다. <봉자마라탕>의 경장육사는 짜장소스를 아낌없이 넣어 뒤심심하지 않고 야채와의 궁합이 좋았다.

<매화반점>같이 손님 많고 어수선한 것보다 조용하고 소박한 식당이 술 마시기엔 제법 괜찮은 것 같다. 



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8. 1. 20. 10:01


재작년부터 연남동에 즐겨 가던 중국집 중에 하나가 바로 <삼국지>다. 이제는 수요미식회 등 여러 방송에도 소개가 되고 여기저기 블로그에서 소개가 되면서 유명해졌다.(같은 사진이 여러번 재사용되는 걸 보니 광고를 섭외한 것 같기도 하고...) 특히 훠궈로 유명한데, 나는 주로 다른 요리를 즐기러 방문한다.

<삼국지>는 중국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이 있는데, 특색 있고 이국적인 음식을 주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식당이다.


경장육슬(16000원??)

경장육슬은 춘장에 돼지고기를 채썰어 볶고, 파나 오이등의 야채와 함께 건두부에 싸먹는 음식이다. 경장육사라기도 하고 한국말로 쉽게 풀이하면 짜장돼지고기쌈인 셈이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메뉴다. 건두부에 돼지고기 볶음과 고수를 함께 넣고 먹는 맛이 특별하다.


마라탕(8000원)

마라탕(麻辣烫)은 초피, 팔각(스타 아니스), 정향(클로브), 회향(펜넬)등을 넣고 만든 향유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으로 맛을 낸 국물 요리다. 얼얼한 마(麻) 맛과 매운 라(辣) 맛이 함께 있는 탕요리인 셈이다.

가장 먼저 맛을 본 마라탕은 이 삼국지의 마라탕이라 각별하다. 삼국지는 훠궈가 제일 유명한데, 아무래도 같은 국물이나 양념조합을 쓰지 않을까 싶다.


양고기파볶음(16000원)

중식에서 제일 만만한 것은 역시 볶음요리다. 놓고 소주 마시기 딱 좋은 양고기 볶음. 삼국지에는 돼지귀 요리, 피딴, 닭발 등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메뉴들이 많이 있는데, 이정도면 무난무난하게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아닐까 싶다.



주로 술을 마시러 방문하곤 하는데, 최근에는 사람이 많아 이용을 못하고 돌아간 적이 한 번 있다.


영업시간 11:30~24:00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