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

인천 신포시장 화선식당

기도하 2025. 1. 18. 11:04

 

2025년 겨울, 인천 신포시장에 있는 화선횟집에서 민어회를 구매했다. 소자, 80,000원. 가족들과 나눠먹기 위해 포장을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에 민어회를 먹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시청 근처 횟집에서 겨울에 얻어먹은 적이 있지만, 생선을 어떻게 구해왔는지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최근에야 제주도 근해에선 겨울에도 민어가 잡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에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아 가격도 상당히 높아지는 생선이지만, 겨울 민어도 여름 민어 못지않게 기름지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였다.

민어는 서해와 서남해, 특히 목포와 신안 일대에서 잡히는 귀한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 이후에는 월동을 위해 제주도로 내려가고, 봄이 되면 북상하여 여름에는 신안과 군산을 거쳐 인천까지 도달한다. 그래서 인천에 민어로 유명한 집이 많을까? 신포시장 내에는(또한, 인천에는) 민어를 취급하는 유명한 식당이 많이 있다. 그동안 가고 싶었지만 길이 멀어 미뤄두었던 화선횟집을 찾아갔다. 횟집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거의 만석이었다.

특히 민어회의 부레는 민어를 상징하는 특별한 부분이다. 사진에서 유독 흰 살처럼 보이는 부분이 부레인데, 질감이 독특하여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화선횟집의 부레는 두툼하고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부레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홍민어(점성어)나 큰민어와 달리, 한국 민어의 부레는 식감과 맛이 훌륭하다. 이곳에서 제공된 부레는 민어의 신선함과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였다.

민어는 금방 죽는 특성 탓에 선어회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활어회는 여름철에 반죽음 상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있지만(활어회를 좋아하는 한국인 특성상 이쪽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전통적인 민어회의 매력은 선어회에서 더욱 돋보인다. 화선횟집의 민어회는 신선하면서도 기름진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잘 살아 있었으며, 근래 먹어본 민어회 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러웠다.

민어는 1미터까지 자라는 큰 생선인만큼, 부위 별 맛도 가지각색이다. (차가워서 좀 별로일 수도 있지만) 민어 껍질을 먹는 것도 색달랐고, 부위별로 골고루 챙겨준 점도 맘에 들었다. 또, 함께 챙겨준 양념쌈장이 민어회와 썩 잘 어울리고 맛이 좋았다. 신포시장에는 민어를 취급하는 다른 식당들도 많아, 다음에는 다른 곳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이번 겨울 민어회는 맛도 좋고 부레의 품질도 훌륭하여, 민어가 여름철에만 즐길 수 있는 생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신포시장에 들른다면 화선횟집의 민어회를 꼭 한 번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영업시간 매일 11:00 -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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