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유기2017. 12. 31. 20:46


원래 삼치는 잡으면 금방 죽기 때문에 활어를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여수에서는 삼치회를 먹는다.

삼치를 죽여 숙성한 후 회를 썰어 먹는 것이다.

이전에 여수에 여행을 갔다가 삼치 선어회를 먹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자꾸 그 맛이 생각이 나 찾던 중에 서울에서도 삼치회를 먹어볼 수 있는 식당이 근처에 있어 찾아가 보았다.

공덕역 <남해바다>.


활어회가 단단하고 질깃하다면 삼치 선어회는 살이 무른 편이다.

단단하지가 않아 씹으면 그대로 입 속에서 녹아버린다.

숙성된 삼치회는 감칠맛을 내는데, 삼치가 워낙 비린내가 없는 생선이다 보니 잡내도 하나 없다.

사실 기름진 회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별미 중 하나이다.

삼치회 소 45000원, 중 56000원, 대 68000원.


<남해바다>는 남도 음식을 많이 팔고 있다.

하모(갯장어) 요리부터 새조개 요리, 병어, 서대, 민어요리까지 판매한다.

그 중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생선인 금풍생이 구이(15000원)도 시켜보았다.

금풍생이는 내장이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구워놓으면 고소한 향기가 온 몸에 퍼지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손바닥만한 생선이 먹을 것이 없다. 대부분 뼈다귀와 지느러미 가시뿐 ㅠㅠㅠㅠㅠ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삼치 갈비구이를 주셨다. 몇 차례나 갔지만 얻어먹기 힘든 구이다.


사실 가격대가 썩 좋지는 않다.

장사가 잘되어 여기저기 확장까지 하셨던데,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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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
식유기2017. 12. 31. 20:20


나는 설렁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설렁탕은 그냥 우유 탄 국물에 영혼 빠진 쇠고기가 몇 첨 떠 있고, 국수 따위로 배를 채우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갈비탕은 약간 괜찮은 게, 각종 한약재도 들어가고, 국물고 맑고 깨끗하고, 갈비도 먹을 만 하다. 운이 좋으면 마구리(등심과 양지를 제거하고 남아 살이 별로 없는 갈비)를 많이 넣어주는 가게를 들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렁탕은 양지머리 약간 들어간 게 전부잖은가?

양지고기의 영혼은 국물에 모두 줘 버리고 남는 건 뭐지?

하지만 공덕역에 위치한 <양지설렁탕>의 <설랑탕 특>은 다르다.

설렁탕 특(12000원)

밥이 따로 나오고 설렁탕이 나오는, 고기 반 물 반이라 밥을 말 수가 없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

고기만 건져내 겨자 푼 양파간장에 찍어먹는 걸로 식사가 끝난다.

함께 나온 밥은 건져낸 양지머리고기와 함께 먹으라고 나오는 것 뿐이다.


직장이 근처에 있을 때 점심 먹으러 자주 갔었다.

이 집은 도가니탕도 먹어보고 이것저것 먹어봤지만, 국물이 비슷했다.

아마도 같이 끓여내 고명만 다르게 주는 것이 아닐까?

설렁탕답지 않게 국물이 꾸덕한 편이다.


도가니탕이나 꼬리탕 이외에도 수육과 꼬리찜 따위를 팔고 있다.

친구와 술을 마시기 위해 들러 시켰던 꼬리찜(40000원).

매콤한 양념에 비벼져 나온다.

술 안주 하기 좋은 음식이다.


영업시간 07:00~22:00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붐빈다.



Posted by 기도하
국내 유랑기2017. 12. 31. 19:36

어느날 문득 정신차려보니 부산 가는 버스에 타고 있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지쳐 힘들어 하던 어느날 나는 토요일 오후에 훌쩍 부산으로 갔다.

버스 안에서 이래도 되나싶어 서둘러 부산의 게스트 하우스를 1박 예약했다.


해가 져서 부산에 떨어지자마자 돼지국밥을 찾았다.

모 사이트 게시판에서 국밥을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십여개중 가장 괜찮아 보이는 집으로 선택했다.

부산 대연동 <쌍둥이돼지국밥>.

다른 분들은 수육을 드시고 계셨는데, 부산하면 역시 돼지국밥을 먹어봐야지 싶었다.

소주도 하나 시키고....

입에 끈적한 것이 닭발을 함께 삶은 것 같기도 하고, 감칠맛이 확 올라오는 것이 인공조미료를 쓴 것 같았다.

술 마시기엔 이만치 좋은 국밥도 없다.






아침 일찍 어디를 갈까 하다가 영도의 태종대로 가기로 하고 나왔다.

식사는 해야 해서 태종대 입구에서 있는 여러 가게 중 <목포별미식당>에 들어가 돼지두루치기 백반을 시켰다.

반찬도 많이 주시고... 도적같이 생긴 사내라고 밥을 산더미같이 쌓아 주셨다. ㅋㅋㅋㅋ

태종대를 한바퀴 돌고 난 후 남포역, 자갈치 시장을 돌아 부산 <BIFF길>을 찾았다.


한창 유명해지기 시작했을 무렵의 씨앗호떡. 사람들 줄이 많았지만, 금방금방 빠진다.


받아든 씨앗호떡.

요새는 서울에도 많이 생겼지만, 이만치 맛까진 못 쫓아온 것 같다.


인터넷 게시팔에 밀면집을 추천해달라고 하니까 여러 사람들이 싸운다.

개중에 가장 나아보이는 <개금밀면>집을 찾았다.


국물을 한 입 먹어보니 국물맛이 무척 좋았다.

이야 정말 맛있네 하면서 저 밀면을 섞는 순간.... 저 양념이 어찌나 맵던지.

입에 불이 나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음번에 찾게 되면 양념을 따로 달라고 해야겠다.

국물 맛은 기가 막히게 좋았는데.


밀면을 먹고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 vs 두산 경기를 관람했다.

부산 갈매기도 따라부르며 신나게 경기를 봤다.

다만.... 사직구장에 햇빛 그늘막이 없어서 한쪽 살이 홀랑 타버렸다. ㅠㅠㅠ

타려면 골고루 타던가.


사직구장 경기를 관람하고 저녁을 먹으로 자갈치 시장에 돌아왔다.

왜냐. 부산에 왔으니 회를 먹어야지.


선어회로 유명한 <부산명물횟집> 회백반.

특이한 메뉴인데, <회백반>은 회 한 접시와 함께 밥을 먹는 식사 요리다.

광어와 도미가 섞여서 나왔는데,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두툼하게 썰려 나오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다.

이후 여러 차례 부산의 회를 먹어봤지만 이 집만큼 맛있는 집은 가보지 못했다.

가격은 비싸다. 현재 회백반 1인분이 33000원 하는 듯. (역시 비싼 게 맛있어.)


회백반 한 상. 한 편에 우럭지리가 함께 나오고 해초 반찬과 회 한접시가 끝이다.

우럭지리의 맛도 기가 막히게 좋다.

사실 이 집은 부산 사람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좋지 않은 편이다.

그럼 어쩌겠나. 나는 활어보다 숙성된 선어가 맛있는 걸.




저녁을 먹고 BIFF 거리를 돌다가 좌판이 잔뜩 깔린 <아리랑 거리>를 발견했다.

비빔당면도 먹고 충무김밥도 먹었다.

내 입맛에는 좀 별로였다.


그렇게 밤늦게 싸돌아다니다가 그 날 밤 고속버스를 타고 새벽사이에 서울로 돌아갔다.

새벽에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 터미널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잠깐 눈을 붙이고 출근해야 했다.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