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독서

그랜드 투어: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기도하 2025. 1. 21. 18:15

 

 

<그랜드 투어: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는 주로 17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유럽의 상류층 자제들이 수행한 장기 여행, 그랜드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랜드 투어는 젊은 귀족들이 고대의 유적지와 예술품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하여 교양과 지식을 쌓게 했다. 이 여행은 초기에는 개인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하였으나, 점차적으로 국가 간의 문화 교류와 지식의 확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1. 그랜드 투어의 탄생과 목적: 그랜드 투어는 라틴어 '토르누스'(tornus)에서 유래한 단어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주유를 의미한다. 이는 젊은 귀족들이 로마를 중심으로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고대 유적과 예술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었다.

2. 고대와 중세의 여행: 고대에는 여행이 특별한 사명이나 필요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팔스로마나 시대에는 다양한 지역을 관광하는 것이 가능했다. 중세 시대에는 순례를 제외한 여행이 어려웠으나, 예루살렘, 로마,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등이 주요 순례지로 여겨졌다.

3. 탐험과 모험의 시대: 중세 로망스와 기사들의 방랑이 모험을 구현하면서, 지리상의 발견과 함께 탐험가가 등장했다. 휴머니즘 도입 이후, 영국에서는 문화유산 답사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4. 종교 갈등 완화와 경제 성장: 종교전쟁과 종교박해가 일단락되고, 금융혁명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이루면서 여행이 가능해졌다.

5. 공교육과 사교육 논쟁: 영국 대학 교육의 문제로 인해 피렌체의 플라톤 아카데미를 필두로 한 새로운 학문을 가르치는 아카데미가 유행했다. 이는 역사, 철학, 시, 승마, 프랑스어 등을 가르쳤다.

6. 그랜드 투어리스트의 정의: 남자 귀족과 젠트리들이 주로 로마를 목적지로 하여 2~3년 동안 여행을 했으며, 이는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망명이나 국외 추방의 수단으로도 이용되었다.

7. 여행 준비와 안내서: 르네상스 이후 '방법론'이 유행하면서 여행 지침서가 등장했다. 그랜드 투어는 긴 여행이었기 때문에 많은 준비물이 필요했다.

8. 여행 경비와 경고: 여행 비용은 천차만별이었고, 종교재판과 정치적 곤경, 강도 등의 위험을 경계해야 했다.

9. 작가의 개성이 담긴 새로운 여행서: 특이한 지침서들이 등장하며, 여행자들은 예술품 구매와 초상화 제작, 기념품 구매 등을 통해 여행의 흔적을 남겼다.

10. 코스모폴리탄으로 거듭나기: 범세계주의가 출현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코스모폴리타니즘이 등장했고, 여행자들은 각국의 국민성을 비교하며 타국의 문화에 적응해 나갔다.

11. 새로운 타자, 비유럽: 유럽을 문명화된 세계로 한정하고, 비유럽을 나약하고 비이성적으로 묘사했으나, 비유럽적인 곳에 대한 묘사를 통해 유럽성을 정의하는 데 기여했다.

12. 해외 유학의 득과 실: 그랜드 투어는 피상적 경험과 겉멋만 든 마카로니, 성적 일탈과 성병의 위협 등 비판을 받았으나, 엘리트 교육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기도 했다.

13. 엘리트 여행에서 대중 관광으로: 증기선과 철도의 발달로 대중 관광의 시대가 열리면서, 그랜드 투어는 중상류층의 여행으로 변화했다.

이 책은 그랜드 투어를 통해 엘리트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화적 교류와 지식의 확산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귀족들의 자식 교육 열망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부와 문화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향했지만, 과거 오랜 기간 동안 권력층의 물욕이 문명 간 문화 교류를 발달시킨 점을 보면 특별히 대단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세계 문화 교류는 특정한 사건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시대의 흐름에 이어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저 당시의 상황이 그러했을 뿐, 현재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과거의 당연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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