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에 핸드드립 세트를 사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다.
세트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맛있게 마셨다는 문블렌딩 커피가 서비스로 함께 왔는데, 맛이 썩 좋았다.
무료로 받은 커피가 떨어지자 원두를 사야할 고민에 빠졌더랬다.
한참 고민을 하다가 문득 커피가 제법 맛있다는 모 가게의 원두가 생각이 나서 그 커피를 주문해 마셨다. 매일 로스팅을 새로 해, 갖 갈린 원두를 보내면 다음 날 받을 수 있는 가게였다. 가격은 100g당 7~8000원 가량이었는데, 그 정도면 나에게 3~4잔이 고작이었다.
따지고보면 하루에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 2~3000원가량을 쓴다는 것인데, 제법 가격이 되는 편이다.
매우 맛있는 커피를 절반 가격에 즐긴다는 생각으로, 과테말라 안티구아, 에티오피아 이가체프, 아리차, 하라, 코스타리카 따라주, 케냐AA TOP, 콜롬비아, 온갖 블렌드 등을 시켜 먹었다. 가장 입맛에 맞는 것은 산미가 약간 있으면서 구수한 맛의 에티오피아 아리차와 이가체프였다. 매캐한 향의 안티구아와 무거운 케냐AA는 서브로 마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볶음은 약이나 중이 더 좋은 편이었고, 강볶음은 별미로 마시는 편이 좋았다.
2~3000원이면 사먹는 것과 별 차이 없지만, 맛 좋은 커피에 돈을 쓰는 것이라며 나를 설득했다. 어느날 까페에서 원두가루 200g에 13,000원 가량을 받는 걸 보고, 평소에 사마시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선 구매했던 필터 두 통을 모두 써버리고, 새 필터를 사야 해서 원두 온라인 매장을 찾았다. 놀랍게도 다른 사이트의 원두는 가격이 무척 저렴했다. 산지별 원두 가격이 평소 사먹던 가격의 절반 수준이 아닌가?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원두를 400g이나 주문했다. 평소 사먹던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커피를 배송으로 받았고, 심지어 보너스로 커피원두 블렌드를 더 받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모 산지의 원두를 커피로 내렸다.
그 맛은. 적절하게 그 가격대의 맛이었다.
내가 기대할 수 있는 천원 수준의 맛.
점점 커피 찾는 횟수가 줄어 커피가 아직도 남아 있다.
보너스로 받은 원두의 맛은 더 최악이다. 지금 마지막 원두를 내려 마시고 있는데, 이것은 카페인을 강제 보충하는 수준이다. 잔당 1000원에 팔던 가게의 커피보다도 최악이다.
내가 이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커피의 맛은 가격에 비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