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정리하며 창문 밖으로 비치는 마지막 서울의 풍경을 바라본다. 곧 내가 새롭게 자리잡을 인천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하철 창문을 통해 찍은 사진 속 반짝이는 물결과 높이 솟은 아파트들. 인천의 도시 풍경은 낯설지만 이상하게도 안락한 느낌을 준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가 섞인 이 마음은 나의 최근 고민과 흥미를 반영하고 있다.
나는 현재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파이썬을 사용해 사회 안전망과 소득 불균형의 연관관계를 보고 있다. 소득 격차가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분석하며, 정책 설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찾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다 보면 이론과 현실의 간극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한물 간 빅데이터 분석 방법론에 관한 논문들을 읽으며 다소 실망스러웠다. 혁신적이라고 불리던 몇몇 접근법이 현재의 복잡한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끊임없는 방법론의 개선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최근의 나날들은 이사 준비와 연구 사이에서 흘러가고 있다. 그 사이사이에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이 있지만, 내겐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며칠 전에는 서울의 오래된 서점에서 데이터 분석에 관한 서적을 한 권 샀다. 새 책 특유의 냄새를 맡으며 이 책이 내게 열어줄 가능성들을 상상했다. 또, 어제는 친구들과의 마지막 서울 산책을 즐겼다. 익숙한 거리와 골목길에서 느껴지는 정겨움은 이사를 앞둔 나에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파이썬을 활용한 나의 연구는 소득 분포와 주거 안정성을 분석하거나, 지역별 공공서비스 접근성을 평가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 데이터 클렌징, 시각화, 그리고 통계 모델링을 통해 얻은 통찰은 단순히 결과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더 나은 변화를 도모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은 나에게 단순히 직업을 넘어,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종종 나는 내 자신에게 묻는다. "내 연구가 정말로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단순히 데이터의 결과를 보는 것을 넘어서, 현실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내게는 도전이자 보람이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모든 깨달음과 성장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사를 준비하며 사진 한 장에 담긴 인천의 반짝이는 물결처럼, 나의 미래도 빛나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기를 기대해본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도전, 그리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 속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