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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04 대마초 합법화
견지2017. 12. 4. 15:40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내년 1월부터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의 판매흡연을 합법화한다.

콜로라도,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 네바다 주도 이미 합법화한 바 있다.

미연방정부 차원에서는 마약으로 규정하여 소지, 사용을 불법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도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호주에서도 의료용 대마초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대마초 생산을 시작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19대 국회 때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대해 논의된 바가 있다. 그러나 19대 국회 당시 결정을 내리지 못해 20대로 미뤄졌다.


대마초의 중독성은 담배보다 적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대마초를 피운 사람은 공격성을 잃고 유순해진다고 하며, 환각성을 보이기보다 기분을 나른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대마초는 소염 작용 기능이 있고 알츠하이머, 관절염, 암, 우울증, 간질, 다발성 경화증의 증세에 치료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편 조지아주대학 연구팀이 '유럽예방순환기학저널'에서 대마초가 고혈압 사망률을 3배 높인다는 결론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뇌졸증과 같은 뇌혈관질환과 심장원인 사망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삼베 재료로 대마를 재배해왔으나 환각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 미군이 피우는 것을 보고 기지촌 중심으로 대마초 흡연자들이 늘어났다. 

1970년대에 박정희 정부는 대마초를 연예인 탄압에 이용했다. 마치 구속될 것처럼 보이고 반성문을 쓰게 한 후 집행유예로 풀어줬다. 근면한 인간과 방탕한 인간의 구분에 대마초를 이용한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대마초를 흡연한 것만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해외에서 한 것도 마찬가지로 불법)


영화 <19곰 테드> 속 주인공 곰인형 테드, 걸핏하면 대마초를 빤다

지난번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근처의 휴게소에서 대마초 파이프를 파는 가게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내 머릿속 대마초의 모습은 너무나 퇴폐적이다. 미국 영화에서도 대마초를 하는 사람은 약간 엇나간 사람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사고조차 한국 문화로부터 각인된 색안경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개인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그것이 과도하게 이상해 보이는 취향이라고 할 지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지점에서 '피해 사실'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개인의 취향을 사회적 문제에까지 잣대를 들이민다.

예를 들면 성적 취향의 경우, 본인들끼리 합의를 가진 성관계에 대해 과도한 잣대를 들이미는 경향이 있다. 만약 그 성행위에 문제를 발견하려면 '피해자'가 발생해야 한다. 그 성행위를 듣게 된 사람이 충격받았다며 피해를 보상받으려고 하면 안된다. (성행위의 대상이 동의할 능력이 없는 어린 아이와 동물의 경우엔 피해자가 있는 것임으로 처벌 받아야 마땅하다.)

한국에서 '술'처럼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사례도 있다. 자제력을 잃고 음주운전, 폭행, 강간, 그 밖에 경범죄 등등. 수 많은 문제점을 안고도 당당히 합법화 되어 있다. 이런 경우에 인간의 자제력을 믿는 것인데, 어떤 경우엔 자제력을 믿고 또 어떤 경우엔 자제력을 믿지 않는다.

이럴 때 어떤 취향의 중독성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느냐는 중요한 판단근거라고 볼 수 있다. 중독성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면 허용과 불허용의 잣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술을 마신다고 반드시 폭력적인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 대마초는 더더욱 그렇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위에 피해를 끼칠 영향이 더 적다.

(한편 남들과 사회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을 파괴할 권리는 그저 취향의 문제다. 누군가 보고 따라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도 그냥 취향의 문제다. 자살이 유행이 될 수 있느냐? 자살을 보고 따라할 걱정을 하느니 자살을 생각 못할 정도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고민하는 게 낫다.)

어떤 사람들은 대마초가 사회에 끼칠 악영향을 염려한다. 사회의 생산능력이 저하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1970년대 박정희 같은 소리다.

어떤 사람들은 대마초가 다른 마약류에 접하게 될 교두보가 될 거라고 염려한다. 충분히 논의해볼만한 사항이지만 그 말을 꺼내는 사람은 그 근거를 가지고 와야 한다. 특히 마약류 관리가 잘되는 한국같은 나라에서 얼마나 마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지는 의구심이 든다.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까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의 의료용 합법화는 어찌저찌 잘 되길 바란다. 후에 기호용으로도 합법화 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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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