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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28 노량진 형제상회 모듬회
식유기2017. 12. 28. 22:33


이제는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바로 노량진 <형제상회>다.


잔말을 나누는 것이 싫어서 단골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너무 자주 가다보면 얼굴이 팔리기도 한다.

건강이 온전할 때는 너무 자주 가서 직원분이 알아보시는 바람에 인사도 나누어야 하고 뭐 그랬었다.

2~3년동안 매월 수십만원어치씩 사다 먹으니 그럴 법도 하긴 했는데, 사실 계산은 대부분 친구들과 나누어 내기도 했고, 어쩔 땐 직장 회식이기도 했고, 부모님 선물이기도 해서 별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이제는 건강이 안 좋아져서 자주 찾지 못하게 되자, 알아보는 직원도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뜨내기 손님같이 찾아가도 늘 단골처럼 회가 나오는 가게는 이 집뿐이다.

가끔 손님이 적은 평일 오전같은 날은 '정말' 실망스러운 회를 받기도 하지만, 또 다시 찾아가면 늘 어느정도만치 수준은 챙겨준다.


(내가 알고 있기론 많은 횟집들이 모듬회를 주력으로 판매하면서 <형제상회>만큼 맛 좋은 회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창 자주 갈 때인데, 2인분을 시켜도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두 명이 회를 시켜먹다보면 늘 남는 것 같아 일부러 한 명 빼고 먹기도 한다.


도미, 광어, 연어는 거의 기본이고 농어나 메카도로, 참치, 전어가 올라오기도 하고 가격대에 따라 고급 어종이 포함되기도 한다.

가격이 저렴한 세트는 숭어가 올라오기도 했는데, 나는 보통 좋은 회를 먹고싶어서 1인당 3~5만원선의 회를 주문한다.

이날은... 기억 안나지만 사진 상에 민어 부레가 보이는 걸 보아 여름에 민어를 포함한 회를 주문한 것 같다.

장사가 잘되다보니 모듬회의 횟감을 큰 생선으로 잡아다 쓴다.

덕분에 맛 좋은 회도 먹을 수 있고, 귀한 부위도 맛을 볼 수가 있다.

모듬회를 비싸게 치르고 구입을 하면 기름진 부위 위주로 구성이 된다.

어쩔 땐 반절 쯤 먹다가 너무 느끼해 도중에 매운탕을 시키기도 한다.


사실 이정도 하는 집은 노량진 시장에도 많다.

그런데 뜨내기 손님들에게까지 이정도로 챙겨주는 집은 흔치 않을 것이다.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언젠가 좋은 회를 대접하겠다고 귀한 사람을 모셔갔는데, 3인분 10만원짜리 모듬회가 엉망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날 누가 회를 취소했다는데, 그 회가 10만원짜리쯤이니 대신에 받으라는 것이다.

좀 이상하긴 했지만 단골이니 괜찮겠다고 받았는데, 온통 표면이 마른 회뿐이었다.

10만원짜리도 아니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모셔갔는데, 회가 그 모양이니 너무 실망했었다.


위의 사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3인분 10만원짜리였는데, 평일 오전에 가서 회를 떠온 것이 실수였다.

비늘이 씹히고, 자잘한 도미인데다가 연어는 비리고, 완전히 똥 밟은 때였다.

나는 잔말 하는 게 너무 싫어서, 친한 척 하는 것도 너무 싫어서 말도 짧게 하는데, 이러 저러한 걸 따지면 뭐하겠나.

그냥 손님이 적은 평일 오전은 피해야지 싶었다.




위 사진은 추석 때 친구가 오랜만에 술을 마시자고 해서, 전과 함께 먹으려고 사왔던 모듬회다.

이 날 회는 아주 좋았다.

먹으면서 역시 <형제상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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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