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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12 일본 후쿠오카(아사히 맥주공장, 하카타역 먹거리)
해외 유랑기2017. 12. 12. 02:13


4년전 일본 여행.

후쿠오카에서 일본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하카타역으로 왔다.

도쿄를 걸쳐 오사카에서 교토와 나라도 둘러보고, 히로시마를 본 후 하카타에 도착한 것이다. 이동안 JR패스가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사실 당시에 하카타에서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아사히 맥주공장 견학을 하루 예약했을 뿐, 뭐가 뭔지도 모르고.


하카타 역 내에는 많은 매장과 식당, 술집, 그리고 슈퍼마켓 등이 있다.

그 슈퍼마켓에서는 도시락(벤또)을 팔고 있고, 저녁 8시가 되면 도시락 할인에 돌입한다.


일본 게스트하우스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많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이래저래 좋았다.

프라이버시는 비지니스호텔이 더 좋지만, 떠들썩하고 재미있는 것은 게스트하우스가 더 낫다.

맥주를 마시면서 일본 사람들과 홍백가합전 이야기를 나누며 TV도 봤고(홍백가합전도 일본 연예인도 전혀 모르지만), 한국인 무리가 얽히면서 서양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러 가는 장면도 보았다.

나는 늦게 숙소로 돌아와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즐거워 보였다.

숙소의 친구들과 연락처도 서로 나누고 그랬지만...

나는 연락처 나누는 일이 별로 달갑지만은 않다.


하카타에는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라는 마츠리(祭, まつり, 축제)가 매년 벌어지는데 <카자리 야마카사>는 장식한 축제용 가마이다. 이런 가마는 후쿠오카 시내 14군데에 설치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본다. 

카자리 야마카사는 축제기간이 끝나면 해체되지만, 홍보용으로 설치해둔 것도 있다.


그 중 <미오쿠리>는 애니메이션 캐리터가 사용된 가마를 말한다.

위 사진은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인 <사자에상>의 캐릭터 카자리 야마카사.

만화책으로 45권이 나왔고, 애니메이션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나 국내엔 수입된 적이 없어 듣보잡 신세다.

배경이 바뀌지 않고 주인공들이 나이를 먹지 않는 상태로 에피소드만 반복하는 옴니버스를 <사자에상 시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대표적으로 명탐정 코난, 검정고무신, 도라에몽, 심슨가족 등)



나카츠(나카스) 강변.

이곳에 포장마차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를 나카스 야타이(포장마차)라고 한다.

많은 먹거리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라멘.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이 날은 비교적 한산했다.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는 식당 선택 전략은 무엇인가?

적절한 인파가 몰려 있는 곳이 당연히 우선권을 가진다.

인파의 나잇대도 중요한데, 관람객으로 보이지 않는, 뜨내기로 보이지 않는 로컬 어르신들이 보이면 거의 반정도는 성공이다.

아저씨가 선택한 것이 가성비 따위는 아니시겠죠? 네?


돈코츠 라멘을 주문해 봅니다.

오 기름진 국물에, 적절히 가미된 쪽파와 차슈. 꼬독꼬독한 목이버섯.

로컬 푸드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맛이 있네. 

돈코츠 라멘의 도시 하카타 다운 맛이다.


쇼핑을 하기 위해 이러 저러한 곳을 쏘다니다가 지쳐버렸다.

그냥 숙소로 돌아갈까하며 하카타 역에 왔다가 역사 1층에 선술집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역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서 술을 마시는 직장인들.

완전 분위기에 반해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가장 손님이 많은 집으로 가 테이블을 잡았다. 


오오 잔술도 팔고 어묵도 갯수로 판매한다.

한 잔 하고 돌아가기 딱 좋을 듯.


어묵으론 모잘라 두부도 시켰다.

짭쪼름하고 달짝지근한 두부에 청주 한 잔.


이 때 건너편 좌식 술집에서 남자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던 게스트하우스 직원을 발견했다.

동석하기 싫었지만(혼술이 너무 좋아) 직원이 자꾸 오라며 손짓하는 바람에 더 못마시고 그 좌석에 합석했다.

조금 아쉬웠던 선술집.

(이 이후로 일본만 가면 선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다.)

지금은 현재 저 곳도 금연지역으로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복도 끝 외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은 어딜 가나 있지.


그 다음날이 되자 후쿠오카에 비가 내렸다.

해양성 기후를 가진 탓인지 비가 오락가락 한다.


아침 일찍 가기로 한 곳은 바로 병주병들이 쌓여 있는 곳.


아사히 맥주 공장이 되겠다.

일본의 많은 맥주 회사가 지역별로 공장 견학을 운영하고 있다.

가기 전에 반드시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하카타 공장은 현재 한국어 안내가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당시에 일본어에 능통한 후배를 통해 예약을 했다.

예약비는 따로 없고, 이름과 방문일 정도만 알려주면 된다.

어떤 사람은 전화했더니 한국말을 하는 사람이 대신 통화를 했다고 한다.

공장에는 한국어로 된 팜플렛도 있다.


공장 내부에서는 사진 찍지 말라는 안내와 함께 공장으로 입장.


공장으로 입장 전에 마지막으로 한 컷.

아사히에서 생산된 제품군의 전시장.


맥주를 만드는 보리와 호프를 만져보고 향을 맡을 수도 있다. (먹을 수도 있다는데??)

그리고 어떻게 맥주를 발효하고 어떻게 술이 되는지. 어떻게 병과 캔에 담기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엔......


두둥. 갓 생산된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다.

한 사람당 세 잔까지!

고래밥 안주는 덤!!


이번에는 흑맥주로.

이렇게 시원하고 맛있을 수가 없다.

갓 생산된 맥주의 맛은 정말 내인생 최고의 맥주였다.


가이드님의 친절한 일본어 설명에 집중하는 관람객들.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은 20여분.


저는 주당이므로 3잔을 마셔야겠습니다.


완전 천국이 따로 없었다.



휴 아침부터 술을 마셨더니 기분이 좋네.

JR노선을 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간다.


점심식사를 하러 하카타 요도바시 카메라에 왔다.

요도바시 카메라는 카메라도 팔지만 각종 전자기계들도 팔고, 각종 놀거리 먹거리가 함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강변역 테크노마트정도 되지 않을까?

일본의 유명한 오락실 중 하나인 타이토 스테이션.

무엇보다 인형뽑기 기계가 한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다양하고 많다.


하카타 105엔 초밥집 <우오베이>.

평상시에 대기줄이 많은 편이다.


도서관같은 자리에 앉아서 돌아가는 레일 위의 접시를 가져다 먹거나 이 사진과 같은 화면을 보고 개별로 주문할 수도 있다. 한글로도 주문할 수 있으니 한국사람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주문한 메뉴는 기차가 실어다 날라준다.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


레일 위로 돌아가는 접시들.

차가운 초밥이 메마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그냥 먹어도 괜찮겠지만, 되도록 신선한 걸 먹고싶은 게 사람 마음인지라... 선듯 손이 가지는 않는다.

차라리 시켜서 기차로 배달해 먹고 말지.


각 자리마다 급수대와 말차가 준비되어 있다.

녹차는 마음껏 마시면 된다.


첫 스타트는 문어 초밥으로....


개중에 꽤 베스트 축에 속했던 방어 초밥.

실하고 맛도 좋은 편이라 (꽤 대방어이지 않을까?) 두 번 시켜 먹었다.

그밖에 고래초밥도 시켜먹었고(괜히 시켜먹었어 ㅠㅠ), 청어나 전갱이같은 싸루려 생선도 시켜먹어보았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그다지 맛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사실 이정도가 되려면 국내 초밥집도 무던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한국 초밥집은 매번 연어+광어+가다랑어+소고기+바다장어+삶은새우+간장새우+북방대합 조합인데, 항상 똑같은 구성에 질려버렸다. 심지어 이 가게나 저가게나 모두 같은 식자재상에게 배달 받는 것 같다. 양파채 올리고 무순 올리며 비릿하고 오래된 맛을 가리고 있으니 도저히 기대할 수가 없다.

같은 가격에 이렇게나마 다양한 초밥을 먹으면서 이건 별로, 저건 괜찮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 이 가게에서도 약간 비싼 가격의 성게알 군함말이를 먹어보았는데, 굉장히 비리고 맛이 없었다. 우니는 비싼 걸로.....


요도바시에는 게임 소프트웨어도 많이 팔고 있다.


일본에 또 많은 것은 이런 가챠폰 (가샤폰, 캡슐 토이, 뽑기)이 많다.

이런 기계가 가챠폰인 이유는 기계에 동전을 넣고 돌리면 '가챠' 소리가 나고, 캡슐을 열 때 '퐁'하는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별별 캐릭터 상품들이 모두 모여 있다.

으레 이런 게임을 해보면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는 아주 가끔씩 나오고, 가지고 있어봐야 별 감흥이 없는 캐릭터 위주로 뽑히기 마련이다. 가장 메인 캐릭터를 기대하고 돌렸다간 수 만원은 써야 한다.


만화책도 이렇게 많이 모여 있다.

일본의 오프라인 서점 방식이 너무 부럽다.


이렇게 프라모델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

사진은 <톱을 노려라>의 주인공 로봇인 <건버스터>.

좌측은 <건버스터>의 특수능력 중 하나인 <더블 버스터 코레더>, 우측은 <톱을 노려라>의 마지막 장면 근처에서 <건버스터>의 심장부의 축퇴로를 뽑아 일격을 날리는 장면을 묘사한 것.


그밖에 선물 쇼핑을 하기 위해 찾은 하카타 마루이.

아예 이러저러한 것이 있군요.

거의 두 시간을 쇼핑했지만, 건진 건 별로 없었다.

(이게 모두 사치품 구입에 힘을 써서 그래.)


저녁을 먹기 위해 찾은 모츠나베 전문점 <오오야마>.

오오야마는 하카타 역사 1층에 있다.

이 가게는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당시만 해도 한국인이 없었는데, 다음번에 가니까 앞 좌석도 한국사람이고, 메뉴도 한글이고.

뒤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한국인이고.


하카타 명물 중 하나인 <모츠나베>.

우리나라 말로 하면 '곱창전골'인 셈이다. 양배추가 들어가 있어 달큰하고 구수하다.

국물이 진하고 매우 맛있다.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그 다음 후쿠오카 방문 때 다시 방문했다.

후에 다시 가봤을 때 일본인들은 모츠나베 말고도 철판구이 등을 먹는 것을 보았다.


그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날도 걸었다.

공항까지 가는 지하철 노선이 있는 곳까지 걸었다.

일본 차비로 천원어치는 걸었던 것 같다.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아침 식사.

명란젓을 발라 구운 연어구이와 돈지루(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공항 식당에서 대충 사먹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입맛에 잘 맞았다.

아무래도 나는 일본사람인 것 같다.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받은 기내식 샌드위치.

그래 나는 일본인인 것 같다.


일본을 도쿄에서 후쿠오카까지 여행을 했지만,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다.

부지런히 다녀도 이렇게 아쉬움이 클 줄이야.

특히 배낭을 짊어지고 온 탓에 쇼핑을 제대로 못한 건 정말 크게 아쉬웠다.

그 흔한 일본과자도 못사올 정도(부피 때문에)였다니.....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단 하나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여행을 갈 때는 무조건 큰 캐리어를 끌고 가자.

(한여름엔 일본에 오지 말자.)

(숙소를 자주 옮기지 말자.)

(조사는 미리 하고 오자.)

(와이파이가 없으면 안돼.)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