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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18 제주도 언젠가 여행
국내 유랑기2018. 2. 18. 18:01


제주도 사는 친구를 만나러, 서울 사는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로 날아갔다. 친구 얼굴도 보고 술도 한 잔 하고 숙소에서 뒹굴뒹굴하며 쉬다가 올 생각이었다. 비행기도 오후 느지막하게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티켓을 끊었다. 아무것도 안 보고 가격이 제일 싼 걸로 골랐다.

제주도에 도착해 렌트카를 빌려 나오고 서귀포를 향해 달리자 곧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중문에 사는 친구를 픽업하자 지치고 배는 고프고.... 그 와중에 장으로 보러 서귀포 올레시장까지 들렀지만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점포만 있어서 원하는 것을 모두 구하지 못했가. 결국 숙소 근처의 플러스 마트까지 들렀다.

주린 배를 끌어 안고 숙소에 찾아가 제주도 사는 친구가 가져온 회를 꺼냈다.


오늘의 메인 메뉴 짠. 친구가 반나절을 숙성시킨 도미회를 꺼내 사시미 칼로 썰어주었다. 약간 덜 숙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이정도면 꿀맛이다. 덩치가 꽤 큰 참돔이다.


다음은 방어회. 크기는 작은 놈. 사실 대방어가 아니고선 방어가 맛있긴 힘들지. 그래도 몇 조각 주워먹을만 하다.

숙성회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뜰 때, 포만 뜨고 회썰기를 안하면 숙성시킬 수 있단다. 저렴한 사시미칼 하나를 사놓으면, 집에서도 숙성회를 먹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사시미칼을 하나 샀다.)


초밥도 좀 만들고, 푸짐하게 한상을 차렸다. 친구들과 맛있는 숙성회로 시원한 한라산 소주 한 잔.


이튿날 친구가 아침준비를 엉망으로 해 약간 힘들었다. 에그 베네딕트를 하기로 한 상태에서 홀란다이즈 소스를 홀랑 태워버렸다.... 베이컨과 빵을 간신히 구워 아침요기를 때우고..


정방폭포를 보러갔다.

제주도 3대 폭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높이가 20여 미터 되는 큰 폭포로 폭포수가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 폭포로 알려져 있다.(해안 폭포는 자메이카의 던리버폭포정도만 있다고 한다.)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러 '서복'(서불)이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전설이 있다. 정방폭포 근처에는 '서복전시관'이 있어서 어떻게 서복이 진시황에게 사기를 치고 제주도까지 오게 되었는지 전시되어 있다. 서귀포라는 지명은 '서불이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진실은....

제주도민은 입장료 할인을 해주더라. 제주도민이 되고싶었다.


전복죽(10000원)

해장도 할 겸 점심을 먹으러 <중문 해녀의집>을 찾았다. 꼴랑 죽 한 사발에 만원씩이나 하나 싶지만, 먹어보면 그 소리가 죽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안에 전복이 통째로 엄청나게 들어가 있다. 몇 개인지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술 한 잔 해야 할 정도로 듬뿍 들어가 있다.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잘 모르겠지만, 죽의 감칠맛으로 보아 자연산 전복에 준할 정도의 맛이다. 요새 마트에서 파는, 저렴하지만 내장이 맛이 없는 전복과는 전혀 다르다.


제주도 곳곳에 이런 해녀의집들이 숨어 있다. 유난히 유명한 <중문 해녀의집>같은 집들도 있지만, 유명하지 않은 곳도 꽤 맛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복죽같은 건 먹어봐도 괜찮을 듯 하다.

해녀의집 맞은편 방파제를 건너면 화산석 바위로 된 해변이 펼쳐져 있다.




친구들이 쇠소깍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함께 들렀다. 날씨가 우중충해 고즈넉한 느낌이 들지만, 궂은 날씨에도 방문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튿날 숙소는 성산 근처로 잡았다. 숙소로 가기 전에 광치기해변에 잠깐 들렀다. 이전에 해무(바다 안개)가 짙게 끼는 바람에 멋진 모습을 하나도 보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풍광이 좋긴 하지만, 다음번에 날 맑은 날 다시 찾아오고 싶었다.


<복자씨 연탄구이>의 제주돼지 근고기(600g, 42000원) 쫀득쫀득한 돼지고기에 꼬릿한 멜젓(멸치젓)을 찍어먹는 맛이 그만이다.

제주도에 왔으니 흑돼지를 먹는 것이 어떠냐며 노래를 불렀지만, 제주도민 친구에게 까였다. 까였다기 보단, 흑돼지가 맛있기는 한데 맛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제주도민의 평가가 있었다. 

제주도 돼지고기는 육지에 비해 맛있다. 굳이 흑돼지를 먹지 않아도 그냥 돼지로도 맛있다. 아무 식당에 들어가 돔베고기를 먹어봐도 아무렇게나 구운 앞다릿살을 먹어봐도 그냥 맛있다. 그렇다면 굳이 흑돼지를 먹을 필요가 있나.... 싶지만.

제주도민은 그냥 가격이 비싼 것이 불만인 것 같았다. (서울 살다 제주로 간 친구는 제주도 음식이 맛이 없단다.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흑돼지 근고기는 54000원으로 좀 더 비싼 편이다.



돼지고기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2차를 했는데, 밤새 먹은 것이 채해 고생을 좀했다. 약을 좀 먹으니 나아져 제주도민 친구를 서귀포에 내려놓고... 서울에서 함께 온 친구들과 함께


<제주 오설록 티 뮤지엄>에 왔다. 배가 고파 일단은 까페로 가 커피와 롤케이크를 시켰다. 친구 하나가 녹차를 시켰는데, 녹차 맛이 진짜 좋았다.


고즈넉해보이지만 사실 전혀 고즈넉하지 않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오설로 티 뮤지엄>은 곧잘 찾는 곳이 되었는데, 주차장이 넓어도 어쩔 땐 주차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기도 하다. 중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 되어버려 더더욱 혼란스럽다.


티 뮤지엄 근처 가까이에 차밭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선 좀 더 깊숙히 가야 할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오설록 티 뮤지엄>의 깨알 재미는 '녹차비누 만들기 체험'인 것 같다. 비누에 녹찻가루를 섞어 손으로 주물주물 주물러 모양을 내는데,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 친구들이랑 세트를 사 나눠 만들어 비누를 각자 가져갔다. 비누도 씻을 때 잘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제주공항을 가던 중에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삼성혈해물탕> 해물탕 대(4인, 70000원)

꿈틀꿈틀 다소 충격적인 비쥬얼의 해물탕.... 나는 살아있는 거 좀 부담스러워.

엄청나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다. 낙지맛도 좋고 국물 들이키기도 좋다.


영업시간 11:30~22:30 연중무휴



숙소를 옮겨다니면 피곤하기만 하다란 사실도 깨닫게 되었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혼자하는 여행과는 많이 다르단 사시로 깨닫고.... 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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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