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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04 우포 순천 전주 여행
국내 유랑기2018. 1. 4. 15:28


오래전 친구들과 다녀왔던 순천, 전주 여행.

툭 하면 창녕 출장을 다니던 친구녀석이 창녕 한우가 횡성보다 훨씬 맛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순천에 가기 전에 쇠고기를 사 가자며 창녕에 들렀다.

창녕에 들린 김에 내가 꼭 우포를 가보고 싶었다고 하자 친구가 우포를 안내해줬다.





우포늪은 약 1억 4쳔만년 전에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습지로서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로 이루어져 있다.

우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큰고니, 큰 기러기를 비롯하여 청머리오리, 넓적부리 등 철새의 주요도래지이며, 가시연꽃, 줄, 부들, 생이가래와 같은 각종 수생식물과 어류, 수서곤충, 무척추동물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한다.

우포늪은 그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8년 3월 2일에 국제습지보전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을 뿐만 아니라, 1999년 8월 9일에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외래종인 뉴트리아가 살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

친구가 창녕 일을 하다가 뉴트리아 때려잡는 일을 하시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줬다.

뉴트리아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적되면서 마리 당 5000원인가 만원까지 현상금이 붙었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할아버지가 뉴트리아를 트럭 째로 갖다 주더란다.

공무원들은 이 할아버지가 뉴트리아를 키우고 있나보다 하고 어떻게 잡았냐 묻자, 할아버지는 몽둥이를 가지고 잡았다며 시범을 보이더란다. 공무원들은 잡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그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불쌍한 뉴트리아들.
어쩌다 머나먼 한국 땅에 와서 생태계 교란종이 되어서. ㅠ


수풀 속을 헤매보았지만 별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우포늪은 70여만평, 2.3km^2정도 된다. 

엄청난 규모의 습지가 아닐 수 없다.

(홈페이지에는 습지보호구역이 8500km^2이나 된다고 적혀 있다. 8.5km^2를 잘못 적은 거라고 생각된다. 창녕군 면적이 537km^2다. 홈페이지에 적힌 대로라면 습지보호 구역이 창녕군의 열 배가 넘는다고?)


약간 아침에 안개가 자욱할 때 왔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한 낮에 왔더니 땡볕이...;;;;;


창녕군은 양파로 유명한 지역이다.

당시 창녕은 한창 양파를 수확하던 시즌이라 여기 저기 양파 냄새가 자욱했다.

양파가 맛있는 곳은? 짜장면이 맛있다. (고 친구가 주장했다.)

그래서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 창녕 시내에 있는 <영신반점>.

역시 양파의 산지 답게 짜장면이 맛있다.




그 날 밤은 창녕에서 사온 한우를 구워 먹으며 순천의 펜션에서 숙박을 했다.


전날 민물의 습지를 봤으니 오늘은 바다의 습지다 하고 찾아간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입장료 8000원, 입장시간: 08:00~일몰)

순천만에는 갈대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갯벌에는 온갖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짱뚱어와 게들이 뛰노는 즐거운 갯벌이다.


갯벌은 어패류, 물새 등의 야생동물의 서식지이며 동시에 온갖 오염물질이나 토사를 여과하는 등 환경적인 가치가 큰 곳이다. 순천만에는 5.4km^2의 갈대밭과 22.6km^2의 갯벌이 있다.



순천만을 가로지르는 갈대숲탐방로와 데크를 걸어 지나면 용산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순천동천 건너 <용산>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약간만 올라가도 풍광이 제법이다.


전망대 끝에 가면 넓게 펼쳐진 순천만을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순천동천이 바다에 닿는 곳까지 보인다.


생태공원에는 갈대밭과 갯벌만큰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박물관도 많아 구경하기 좋은 듯 하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할 것 같았다.

(순천만 지도를 찾았더니 조류독감으로 임시 폐쇄했다.)





순천을 뒤로 하고 친구들과 전주로 향했다.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베테랑 칼국수>를 방문했다.

전주에 맛있는 음식이 많지만, 내가 좋아하는 식당 중 <베테랑 칼국수>는 단연 톱 순위권이다.

(나는 칼국수를 무척 싫어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먹기 좋아하는 칼국수 집들도 있다. <베테랑 칼국수>는 내가 인정하는 칼국수 집 두 군데 중에 한 곳이다.)

이 집은 칼국수도 맛있지만, 가쓰오부시가 아닌 멸치로 맛을 낸 메밀 국수(메밀 소바)도 맛있다.


뒤에 작은 주차장이 있어서 잠깐 차를 댈 수 있다. 혼잡하니까 걸어서 가는 것이 좋다.






이미 전주는 여러번 방문했던 곳이라 시내를 빠져나와 한가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를 마시기 위해 방문한 까페 <하루>.

전주시 근교 옥정호 인근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전주에서 27번 국도를 타고 임실군 근처까지 와야 한다.


한옥건물이 운치를 더해준다.

마침 도착하자마자 소나기가 쏟아진다.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진다. 툇마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매우 멋지다.


녹차 스무디와 쿠키. 

달지않고 녹차의 향을 아주 잘 표현한 것 같다.

쿠키 아래에는 녹찻잎.

씹어먹어보니 잎이 쌉싸름하면서 향긋하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던 녹차,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통에 까페 구석구석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참 분위기 좋은 까페.

웨딩 촬영도 심심치 않게 온다는 것 같았다.

까페 내에 울려퍼지는 피아노 연주곡에, 한옥 건물에서 마시는 녹차라니.

정말 분위기 최고였던 곳이다.




전주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전일갑오>


<전일갑오>는 '전일 갑오징어'의 약자겠지. <전일슈퍼>라고도 한다.

전주에는 <가맥집>이 유명하다.

이른바 가게 맥주집인데, 동네마다 가맥집이 있다. 아마도 슈퍼마켓에서 맥주를 사다가 가게 앞에서 술을 마시던 문화가 <가맥집>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슈퍼는 전국 어디에 가도 있었으니까. 이 전일갑오는 수퍼마켓 사장님께서 맥주를 팔며 말린 갑오징어와 황태를 구워 안주로 내오던 것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전주에서 가장 유명한 가맥집이다보니 이렇게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는다. 안에도 테이블이 있지만, 나와 친구들은 숙소에 가서 한 잔 하자며 테이크 아웃을 했다.


근처에도 가맥집이 많고 모두 황태와 갑오징어를 판다. <전일갑오>와 같이 다른 가게들도 특별히 조제한 간장소스를 함께 주는데, 맛이 약간 다른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일갑오> 쪽 간장소스가 더 맛있다고들 하지만, 사실 나는 소스 말고 다른 걸 더 쳐준다. 전일슈퍼의 황태는 얼마나 때려댔는지, 황태에 보푸라기가 잔뜩 일어 있다. 이 상태에서 황태를 구우면 보푸라기가 그대로 바삭하게 익으면서 특이한 식감을 가지게 된다. 스펀지 상태에서 구워졌달까? 정말 특이한 별미이다.


쫀득쫀득한 말린 갑오징어 맛도 일품이다. 그냥 오징어와 다른 향을 가지고 있고, 묘한 감칠맛이 돈다. 가맥집에서 주는 MSG 섞인 간장과 함께 찍어먹으면 소맥이 목구멍으로 콸콸 들어간다.







전날 과음한 상태로 정신을 못차리다가 해장을 하기 위해 나섰다.

전주에서 해장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역시 콩나물국밥이다?

3대 콩나물국밥집으로 손꼽히는 곳은 <왱이집>, <현대옥>, <삼백집>이 있다.

이 날은 <삼백집>으로 갔다.

왜 이름이 삼백집이냐? 예전에 사장님께서 국밥을 만들어 하루에 딱 300그릇만 팔았다고 해서 삼백집이다.


왱이집과는 다르게 수란 대신에 달걀후라이가 나왔다.


<삼백집>의 콩나물국밥.

달걀후라이에 김을 찢어 넣는 동안 국밥이 나왔다.

3대 콩나물국밥집들은 각자 특색이 있다.


왱이집이 칼칼하고 약간 맵다면 삼백집은 은은하게 감칠맛이 돈다.

세상에 많은 국물 요리 중 전주 콩나물국밥만큼 이해 안갈 정도로 맛있는 국물 요리는 없는 것 같다.

다른 음식들은 먹어보면 딱 어느정도 식재료가 떠오르는데, 이 콩나물국밥은 어디서 이런 시원하고 맛있는 맛이 나오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MSG는 곁다리가 분명하고, 이 시원함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 콩나물로 즙을 낸 걸까? 콩나물+무+다시마... 그 다음은 모르겠다. 너무 깔끔하고 시원하다.

이 날 최고의 음식 당첨.






이날 오전 관광은 완주 근처의 <송광사>로 향했다.


본래 백제 때 백련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하는 절이다. 


송광사 입구에서 보이는 금강문.



입구에 있던 4천왕 상. 용과 여의주를 들고 있는 서방광목천왕(좌)과 창과 보탑을 들고 있는 북방다문천왕(우).

사천왕은 사방을 수호하는 방위신이다. 불교에서는 불법과 사찰을 수호하는 호법신이다. 대게 천왕문에 설치된다.

이 사천왕은 진흙으로 만들어졌는데 인조 27년(1649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보물 1244호 종루.

1814년이나 1857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는 건물이다. 일반적인 종루는 사각형으로 지어지는 것에 반해 송광사의 종루는 십자 형태로 지어져 있다.


절에 갈 땐 늘 종루를 눈여겨 보곤 하는데, 종루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들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범종을 치는 것은 천상과 지옥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고, 법고를 치는 것은 짐승을 비롯한 각종 육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며, 운판을 치는 것은 공중을 날아다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천도하기 위함이고, 목어를 치는 것은 수중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다.



나한전은 1656년에 건립되었다. 오래된 건물인 것처럼 처마의 칠이 벗겨지고 있었다.

나한전엔느 석가삼존상과 16나한, 500나한이 봉안되어 있다.

송광사에서 가장 유명한 기도장소라고 하는 것 같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송광사. 주차장도 바로 옆에 있어 나들이 가기 좋다.





송광사를 들리고, 근처의 유명한 맛집 중 하나인 <화심순두부> 본점에 방문했다.



순두부 집에 가서 굳이 두부돈까스를 시키는 친구.

두부만 들어간 줄 알았는데 고기도 있었다는 듯.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두부전을 시키니 커다란 동그랑 땡이 나왔다.

퍼석퍼석할 것같은 기대와는 달리 촉촉하고 야들야들했다.

갓 부친 두부전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내 몫이었던 버섯 순두부.

원래 순두부 찌개는 좋아하지만, 이날 먹었던 순두부 찌개도 특별하게 맛있었다.

호남에선 어느 식당, 뭘 먹어도 맛있다.(치킨 빼고)





전주를 자주 방문하니 갈 곳이 <덕진공원>과 동물원밖에 남지 않았더라.

그래서 찾은 <덕진공원>.

전북대학교 커플들이 비밀연애를 하다가 꼭 이곳에서 들통이 난다고 하는 전설을 들었다.

덕진호에는 온통 연꽃이 심어져 있었다. 


아쉽게도 연꽃이 핀 것은 보지 못했다. 연잎이 둘둘 말리고 펴진 것만 보인다.

철을 맞춰서 오면 장관일 것 같은데....


친구 한 녀석이 일정이 있어서 빠지고 간단하게 저녁은 회로 때우기로 했다.


생선튀김이 무척 맛있었는데... 이게 우럭튀김이었던가.




이튿날 해장을 위해 방문한 <현대옥> 분점.

현대옥의 슴슴한 콩나물 해장국도 좋다.



함께 나온 수란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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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