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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04 일본 오사카(덴덴타운)
해외 유랑기2018. 1. 4. 18:27


홀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가 오랜만에 재 방문한 오사카.

가족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야겠다 마음 먹고, 어딜 가볼가 고민하다가 가까운 일본에 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길도 대충 아니까 부모님 안내도 해줄 수 있을테고. 무엇보다 예전 일본 여행 때 미처 가보지 못한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들은 하루 뒤에 출발하라고 하고, 나는 혼자 하루 일찍 오사카에 도착했다.



혼자 있는 하루 동안, 오사카 덴덴타운에 눌러 앉을 생각이었다.

이전 여행 때 마주쳤던 통천각(通天閣, つうてんかく)이 보이니 매우 반가웠다.

덴덴타운은 신이노미야 인근부터 시작해서 난바 옆의 닛폰바시까지 길게 뻗어있다.

아예 작정하고 덴덴타운을 구경할 목적으로 이 근처로 숙소로 잡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려고 에어비앤비(airbnb)에서 도미토리(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는 방)를 예약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게스트 하우스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며, 2인실을 사용하라고 단독 방을 주셨다.

게스트하우스는 아무래도 더 크고 청소할 곳이 많으니, 좁은 2인실을 내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신 듯 했다. 영어로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것도 너무 좋았다.


숙소 바로 옆에 덴덴타운이 있어서 실컷 구경했다.

뭘 살까 고민도 많이 했다. 특히 FSS(파이브 스타 스토리) 레진킷을 살까 말까 결정내리기 힘들었다. FSS 리부트 사태로 작가가 구 FSS의 디자인을 포기함에 따라 구 디자인을 구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돈을 아끼기로 결정...


몇 년 사이에 덴덴타운은 크게 바뀌었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가 여러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다. 대부분의 가게가 촬영금지 딱지가 붙어 있었다.

촬영은 하지 않고 열심히 구경했다. 몇 개의 프라모델 부품도 구입했다.


점심은 대충 도토루 커피에서 때웠다.

도토루 커피는 커피도 무척 저렴하고 와이파이도 되고 충전도 할 수 있고 여러모로 좋다.

일본 여행 때마다 요긴하게 이용하는 듯.


유명한 건프라 건물.


도시락 구입할 곳도 미리 찾아놨다.

덴덴타운 인근, 숙소 가는 길에 있던 <타마데 슈퍼>(スーパー玉出)이다.

저녁 8~9시가 되면 조리된 모든 식품들이 할인에 들어간다. 각종 도시락, 반찬이 반값!



덴덴타운 근처에는 오락실이 많다. 그 중 타이코스테이션에 들어가 보았다.

한국에서는 오락실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일본에선 대기업들 위주의 대형 오락실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인형뽑기 기계가 절반 넘게 있지만, 그 외에도 아케이드 게임류가 많이 있다.


한국에 들여와도 잘될 것 같이 보이는 드래곤볼 게임.

이런 건 수입해도 잘 팔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아케이드 시장은 리듬게임을 편향되어 있어 어떨지는 잘 모른다.


일본은 아케이드가 잘되니 특이한 형태의 조이스틱도 많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컨트롤러인지;;;;


이날 술은 난바역 근처의 로컬 선술집.

포장마차같이 생겼는데, 가게를 물색하던 중에 차 있던 두 테이블이 비어 사람이 없었다.

한쪽 구석에 들어가 사장님께 추천메뉴를 여쭈어봤다.

"오스스메와 도꼬데스까? - 추천메뉴는 무엇입니까?"

"오스스메 구다사이 - 추천메뉴 부탁해요."

짧은 일본어지만 이정도쯤은...


뭔가의 술을 추천받았지만 이름을 모르니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신한다.



토실토실한 연어 사시미.

상태도 좋고 간장과 와사비도 좋았다.

바닥에 시소잎(차조기)를 깔아주었다.

일본 선술집은 이렇게 1인분 정도 되는 적은 양의 안주를 많이 판다.

직장인들이 퇴근하면서 잠깐 들러 간단한 요깃거리와 함께 잔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처럼 회식자리니 뭐니 해서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술도 한 잔 더 시키고, 문어 튀김도 한 접시 시켰다.

일본어 메뉴판을 읽을 줄 아니까 이렇게 술집에서 주문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소금과 함께 내놓았는데, 찍어먹어보니 꽤 괜찮은 조합이었다.

보니까 옆집에서 튀김을 주문해서 옆집 고객에게도 제공하는 것 같았다. 이런 방법의 장사도 있군.

나는 이런 일본 선술집이 너무 좋다.



숙소로 돌아가다가 타마데 슈퍼(スーパー玉出)에서 몇 가지 도시락과 맥주를 샀다. 크으 정말 내가 사랑하는 조합의 저녁이다.



이튿날 아침.


오사카 덴덴타운 옆 동네의 유명한 맛집중 하나인 <야마토 우동>을 찾았다.

<야마토 우동>은 키츠 시장에 있었다. 아침 일찍 가니 줄 서있는 팀이 내 앞으로 둘이나 있었다. 이렇게 아침일찍....

그러나 현재는 폐업상태로 나온다.

오전 5시에서 오후 2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현재 영업시간이 아니라서 그런 건지 어떤 건지.

한 달전 평가도 나왔는데....


이렇게 푸짐한 튀김 우동을 판다.  (새우 튀김 고기 우동이었던가..)


옆자리에선 어떤 사람이 재털이를 달라고 하더니 담배도 피우고. (ㅋㅋㅋㅋㅋ)

할머니께서 맛 보시라며 키츠네(유부)를 한덩이 넣어주셨다.


우동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키츠네 우동과 타누끼 우동은 이름이 재미 있다. 키츠네는 여우이고 타누끼는 너구리인 셈인데, 키츠네 우동에는 간장에 졸여진 유부가 들어가고, 타누끼 우동엔 튀김가루가 들어간다. 여우 우동, 너구리 우동이라니 재미있는 이름이다.



무척 나이드신 할머니께서 장사를 하시던데 건강이 안 좋아지셨나. 폐업이 사실이라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위치는 아래




덴덴타운 옆에 텐노지(천왕사)가 있으니 좀 멀더라도 걸어서 가볼까 하고 천왕사에 갔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공사중으로 닫은 상태...;;;;

이른 아침이라 천왕사 학교에 가는 학생들만 구경했다.


테미즈야(手水舎).

테미즈야는 쵸즈야라고 하기도 한다. 손과 입을 물로 씻는 행위를 하는 곳이다.

국자(히샤쿠)에 물을 떠서 왼손, 오른손 순서로 헹구고, 왼손에 물을 담아서 입에 넣고 헹군다. 입을 다 헹구면 왼손에 한 번 물을 붓는다. 마지막으로 국자에 물을 담아 쳐들어 물이 국자의 손잡이를 적시도록 한다.


한적한 천왕사 앞 공원에서 산책이나 했다. 덴노지동물원쪽으로 걸었는데, 문도 열지 않았다.



모두들 출근하고 가게는 문을 닫아 한적한 통천각 거리.


통천각 앞에는 24시간 영업한다는 쿠시카츠집도 있다. 이 근방에는 로컬 음식점들이 참 많다.

가보지 않아서 맛은 장담할 수 없지만...



오전의 번화한 쿠로몬 시장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유명한 곳이 <마구로야 쿠로긴>(まぐろや黒銀), 참치회로 유명한 가게다.

참치회를 사서 안쪽의 식당에서 사먹을 수도 있다.

먹을만한 회가 2000엔 수준인데, 가격이 싸다는 느낌은 안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혼마구로(참다랑어)는 정말 비싼 음식이다. 일본 혼슈 북방에서 잡히는 참다랑어만이 혼마구로라는 이름을 달 수 있다. 흔히 먹을 수 있는 눈다랑어나 황새치 수준이 아니다.


이 날은 홀로 먹을 수가 없어서 가족과 함께 먹기로 하고... 패스.



마구로야 쿠로긴의 위치는 아래... 쿠로몬 시장을 걷다보면 한 사거리에 사람이 드글드글한 곳을 발견할 수 있다. 그곳이 바로 쿠로긴.





이 날 점심은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천지인> 부타동(돼지고기덮밥), 1000엔정도 한다.

어마어마한 양에 압도당한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맛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듯.

사실 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점심으로 먹기에는 나름대로 괜찮은 메뉴인 것 같았다.

대만인들과 한국인들이 참 많았다.




이날 가족들이 오사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 먼곳을 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전날 봐뒀던 프라모델을 사기 위해 돌아다녔다.


프라모델을 사면서 그중에 사진 찍어도 될만한 곳에서 사진 한 장.

일본의 피규어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로봇들. ㅠㅠㅠ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전철..

해가 늬역늬역 진다.


이날 무사히 간사이 공항에 도착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생과 카톡으로 위치를 주고받은 덕분에 지루한 입국심사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다음날부터 가족들이 사용할 스룻토 간사이패스를 미리 구입했다. 가족들의 여권이 필요해 미리 사둘 수는 없었다.


아버지께서 일본 최고의 음식을 드시고 싶다는데 뭘 선택해야 할까.



그러다 선택한 것이 <시장초밥> 난바점 (市場ずし, 시장스시라고 안적혀 있고 시장'즈'시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 오사카에서 벌어진 와사비 테러가 발생했던 그 집이다. 테러 파동이 발생하기 4달 전에 방문했던 것이다.

초밥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아주 싸거나 아주 비싼 집도 아니고, 이정도 가격이면 적당한 수준이랄까? 방문객 중에는 한국인도 많겠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일본인들이 훨씬 더 많았다.


아버지께서 두 피스에 만원짜리 마구로(참치) 대뱃살 초밥을 드시고 엄지를 치켜세우셨다. 한평생 먹어본 초밥 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하셨다. 네에. 네.

나는 아버지 시중을 드느라 거의 먹질 못했다. 신경질이 다 날 지경. 혐한이고 뭐고 아버지 미워 못살겠네.

아버지가 밥 다 드시고 가자 하실 때, 나는 한 개도 못 먹었다. 으 성질나.


뒤늦게 내가 좋아하는 초밥 위주로 주문...

성게알이 너무 먹고싶어 성게 초밥을 시켰는데, 완적 낙제 수준이었다.

꺼내기는 캘리포니아 산 성게라고 적힌 그릇에서 퍼왔는데, 캘리포니아가 성게는 맛이 없나?


연어알 초밥은 그런데로 합격.

터진 알도 조금 보였지만, 맛은 그럭저럭 있었다. 그 외의 초밥들도 맛있게 먹었다. 아무래도 100엔 초밥집들보다는 나은 듯. (물론 한국 초밥집들보다 나았다.)



도톤보리 천.

가족과 함께 번화가를 돌아다녔다.



역시 가장 유명한 곳은 보여드려야겠지 싶어 구리코 상에 잠시 다녀왔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해 둔 숙소로 이동했다.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