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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26 코코
영감/영화2018. 1. 26. 16:04

(주의: 약한 스포일러)


오랜만에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다. <코코>는 음악도 좋고 영상미도 화려하다. 멕시코의 문화를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도 좋았다. 멕시코인들이 죽은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사후 세계를 어떻게 상상하고 있는지 정말 잘 표현해 냈다. 이야기의 흐름도 매끄럽고, 정말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음악이 가정불화를 상징하기 때문에' 음악하는 것을 끔찍히 반대하는 집이 있다. 그런 집에서 태어난 꼬마 미구엘은 공교롭게도 음악을 사랑한다. 음악을 반대하는 집안 어른들 속에서 미구엘은 뮤지션이 되기 위해 어떤 일을 꾸민다. 현대의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이 거의 모두 그렇듯이 주인공 미구엘이 하는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음악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정에서 미구엘은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갈까? 자신의 영웅이 그러했듯이, 집을 나가 뮤지션으로 성공하는 것이 정답일까?

미구엘이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모험을 하게 되면서, 모든 가족들이 결국 음악 하는 것에 해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악이 가정불화인 줄 알았던 것은 그 뒤에 숨어 있던 악의 음모를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뿐이다. 음악은 가족사랑이고, 가족사랑은 음악이다. 정반합을 도출해 낸 것이다.



<코코>가 그리는 가정불화는 일종의 재난이다. 아무도 원하지 않았고, 모두가 가족을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제 3자의 악의 음모로 인해 불화를 겪게 된다. 그 불화에 휩쓸리면 주인공 미구엘처럼 난관에 빠지게 될 것이다. 큰 위기가 닥쳐올 때 미구엘을 구해주고 도와주는 것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미구엘이 원하는 것을 반했던 가족들이었지만, 결국 위기상황에서는 미구엘을 전적으로 보호한다. 그리고 결국에 가정불화의 원인이 된 '악의 음모'를 밝혀낸다. 이제 음악은 더이상 가정불화를 상징하지 않는다. 음악이 '가족사랑'을 실현한다.

하지만, 현대의 가족은 어떤가? 비혼주의자도 많고 아이를 낳지 않는 가정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은 큰 모험이고 어려움 중 하나이다. 수 많은 가정불화들이 있고, 각자의 사정이 있다. 안타깝게도 현실 가정 불화 속에는 애니메이션같이 제 3자의 악의 음모같은 게 없다. 오히려 사랑이라는 허울로 폭력을 감추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고도 미구엘처럼 자신의 욕망을 잠시 접고 가족의 사랑을 믿으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코코>가 제안하는 방법은 '양보'다. 가족들은 '네 맘대로 해라'라며 가족을 내버리지 않았다. 미구엘은 말 하나 듣지 않지만, 미구엘이 바라든 바라지 않든 가족들은 기어코 찾아내서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한다. 결국 가족들이 서로 양보를 하기 시작하면서 가정불화의 원인이 다른 악인에게 있음을 찾아냈다. 

현실로 해석하면 가정불화를 남탓으로 해결하라 이건가?(꽤나 효과적일 것 같은 해결방식이긴 하다.) 현실이 동화같지 않다는 것이 마음에 자꾸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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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