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싶긴 하지만, 때로는 재료를 급하게 처분해야 할 때도 있다. 유통기한은 임박했고, 빨리 먹어치워야겠는데, 그럴려면 없어야 할 것이 주재료가 되어야 한다.
두부의 경우 탕이나 찌개에 쓰고 남은 것이 있는데, 대개는 그 다음날 즉시 처리를 해야 한다. 어제와 똑같은 음식을 먹기엔 질리고.. 색다른 음식으로 단번에 처리할 수는 없을까?
문득 마파두부가 생각이 났다. 자취생이니까 메인요리도 되고, 마침 녹말이나 굴소스같은 부재료들은 구비되어 있었다. 간단하겠다싶어 두반장을 구해왔다. 두반장을 구해야 하는 순간 간편하게 해먹긴 글렀다. 갑자기 구하기도 어렵고..
사실 두반장은 중식 된장이나 다름 없다. 없으면 된장, 된장이 없으면 쌈장을 써도 좋다. 자취생이 두반장을 구입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두반장 한 봉지를 샀지만, 도무지 쓸 곳이 없다. 맨날 마파두부만 해먹을 순 없는 노릇이고... 두반장 한 스푼은 된잔 반 스푼으로 대체할 수 있다. 아니면 쌈장 한 스푼이면 된다.
두부 150g, 돼지고기 약간(3~50g), 대파 반 개, 양파 1/4개, 당근 두어 슬라이스, 두반장 한 큰술, 굴 소스 한 큰술, 식용유, 스리라차 소스 두 큰술, 설탕 반 큰술, 녹말 1 티스푼,
먼저 양파 당근, 파를 썰어놓고, 두부는 깍둑 썰어놓는다.
대파를 썰어 기름에 볶다가 양파와 당근을 넣고 볶는다. 양파가 물러지면 돼지고기를 볶고, 돼지고기가 익으면 굴 소스와 두반장, 스리라차 소스를 넣고 볶는다.
소스가 골루 섞이면 물 한 국자정도를 넣는다. 그리고 두부를 넣고, 두부가 으깨부서지지 않도록 잘 섞어 볶는다. 설탕 반 큰술을 넣고 잘 섞어준 후 녹말을 푼 물을 둘러준다.
녹말물이 섞여 끈적해지면 불을 끄고 따뜻한 밥과 함께 그릇에 올린다.
원래 파기름을 처음에 낼 때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하게 볶다가 다른 재료를 넣어 맵게 만드는 것이 맞다. 하지만 매운 맛을 내는 고춧가루가 없어서 스리라차를 대신 썼다. ㅠ개인적으로는 두부를 작게 썰어 넣는 편이 좋은 것 같다. 돼지고기도 이왕이면 칼로 썰어 넣는 것보단 간 고기를 넣는 편이 맛도 좋고 간편했다.
평소엔 고춧가루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구비를 해놓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에는 스리라차 소스등으로 매운 맛을 냈지만...
어느날 스리라차를 빼고 마라탕 소스를 반 큰 술 넣었더니 최고의 맛을 가진 마파두부가 탄생했다. (고춧가루를 볶는 대신 마라소스를 볶는 것이다.)
마라소스 반 스푼으로 그 어떤 중식당에서도 맛보지 못한 강렬한 맛의 마파두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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