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효돈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12.30 제주도 서귀포 쇠소깍, 매일올레시장
국내 유랑기2017. 12. 30. 12:12

4년 전 제주도 여행 중,

광치기 해변과 김영갑 갤러리를 둘러본 후 서귀포로 향했다.

도중에 먹을만한 곳이 없나 검색하던 중에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했다.



하효동 근방의 <아서원>은 짬뽕과 탕수육으로 유명하다.

수요미식회니 3대천왕이니 여러 방송에 나온 듯 하다.

당시에는 현지 주민들이 많았는데, 으레 중국집이 그러하듯 짜장면을 시켜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장 압도적인 것은 역시 짬뽕이었는데, 오징어와 새우, 홍합살, 돼지고기를 넣고 숙주와 호박등 야채도 듬뿍 들어간 푸짐한 짬뽕이었다.


강릉의 X동짬뽕과 굳이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각자 입맛이 다르니...) 나의 경우엔 시뻘건 국물보다는 이렇게 약간 연하고 담백한 국물이 더 좋다.

음식을 맵게 만드는 것은 음식재료의 감칠맛이 부족할 때나 하는 짓이다.





뚜벅이에게 가장 고달픈 것은 동선을 잘 짜야 한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을 때도 다음 여행지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정해야 했다.

마침 <아서원>은 내가 가려고 했던 <쇠소깍>에서 걸어서 이동 할만한 거리에 있다.






쇠소깍으로 향하는 길에 건천이 있었는데, 이 냇가를 효돈천이라고 한다.

효돈천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효돈천은 백록담 남벽과 서벽에서 흘러내린 물이 효돈해안까지 흐르는 하천이며 계곡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부분 건천(비가 오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이다.

바위는 조면암질 용암류로 이루어져 있다.

내심 효돈천이 말라서 쇠소깍을 볼 수 없을까 걱정을 했다.

사실 쇠소깍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멀리 쇠소깍의 푸른 물이 보였다.



쇠소깍은 올레길 5코스와 6코스에 걸쳐져 있다.

비교적 잘 정돈된 숲 속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쇠소깍 근처에 당도하자 투명카약을 탄 구조요원이 보였다.

물이 얼마나 깊은지 바닥이 새카맣게 보인다.






관람객들이 투명카약을 타고 여기저기 둘러본다.

바닥에 바위가 보이는 걸 봐서는 분명히 물은 깨끗한데, 얼마나 깊을 지는 상상도 가질 않는다.


커플이 정답게 페달보트를 타는 모습도 보였다.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깊은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쇠'와 '소'는 효돈의 옛지명인 '쇠둔우둔'에서 유래했고, '깍'은 제주말로 '하구'(끝지점)를 뜻한다.

효돈천에서 내려온 물에 의해 오랫동안 하식작용을 거친 결과 이와 같이 깊은 웅덩이가 형성된 것이다.

전설에는 이곳에 용이 살고 있다 믿어 가뭄이 들 때마다 기우제를 올렸다고 한다.


손으로 밧줄을 끌어당겨 이동하는 뗏목도 있다. 가족단위로 오면 이용하기 좋을 것 같았다.


쇠소깍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는데, 약 350여 년 전 하효마을 어느 부자집의 무남독녀 딸과 그 집 머슴이 사랑하다가 결국 머슴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쇠소깍 상류의 담내소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이를 늦게 안 부자집 딸이 머슴의 죽음을 슬퍼하며 시신이라도 거두게 해달라고 쇠소깍에서 빌었는데, 마침 큰 비가 내려와 머슴의 시신이 떠내려와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부자집 딸은 시신을 끌어안고 울다고 기원바위에 올라가 '쇠소'에 몸을 던져 자살하게 된다.

그 이후로 하효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기우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쇠소깍 부근엔 검은색 현무암 자갈로 된 해변이 있다.

상류의 현무암이 떠내려오고 풍화작용으로 깎이면서 이렇게 해변에 검은 모래와 검은 자갈이 되었다.







쇠소깍에서 버스를 타고 서귀포 시내로 들어갔다.

벼르고 별렀던 이중섭미술관에 찾아갔다.

위 사진은 이중섭 동상, 그의 유명작을 조형물로 표현해 뒷편에 장식했다.

조형물 하단에 그의 어린아이 그림이 표현되어 있다.

이중섭은 소를 그리기로 유명한데, 그가 첫째 아들을 잃은 후 뛰어노는 어린아이를 많이 그렸다.



서귀포에는 이중섭 작가의 산책길이 있는데, 서귀포 시내를 구석구석 도는 루트의 길이다.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볼 거리도 많다고 했지만 오전부터 김영갑갤러리와 쇠소깍을 도느라 힘을 다 빼버렸다.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습했고...)



이중섭미술관만은 고즈넉하니 분위기가 좋다.

너무 감동하여 미술관을 보았지만, 사진 하나를 남기지 못했다.

사실 이중섭미술관의 작품들은 모두 복제된 작품이다.

이중섭 작가는 본래 평안남도 평원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제주도에 피난을 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작품들은 그의 노모에게 맡기고 오게 된다. 남아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보니 그의 위작도 상당히 많다.



이중섭 작가가 생활했다는 집도 그대로 남아있다. (옆에 개가...)

이중섭 작가는 피난시절 서귀포에서 매우 고생하며 살았다고 한다.

못쓰는 엽서나 담뱃갑의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은박지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에도 전시될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아쉽게도 그의 죽음 이후였다.

이중섭 작가는 살아생전에 인정받지 못하고 불우하게 살다가 떠난 빈센트 반 고흐와 비슷한 예술가였다.







마침 이중섭미술관 근처에 예술가 벼룩시장이 열렸다.

제주도 예술가들이 각자 자신들이 만든 작품들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벼룩시장에서 넋을 잃고 쳐다보게 만들었던 분이 있었다. 바로 목각인형을 깎는 분이셨다.

완성된 작품을 수 십 여가지 깔아놓고 열심히 작업을 하시고 계셨는데, 그 분이 깎고 계셨던 고래 조각이 너무나 탐이 났다.

미완성이라며 팔지 않겠다는 고래조각을 억지로 구입하고 덩달아 고양이 커플 인형도 구매했다.

고래와 고양이 조각은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다.



이중섭미술관에서 매일올레시장까지는 가까운 편이다.

이곳에는 관광객들이 즐길만한 먹거리들이 굉장히 많다.

(대신에 일반 마트에서 살 수 있을만한 것들은 사기 어렵다.)


제주도 떡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오메기떡>.

원래 오메기떡은 차조) 가루를 반죽해 삶은 떡에 콩고물이나 팥고물을 묻혀 먹는 제주도의 향토 음식이다. 

차조는 찰기가 있는 조인데, 밥을 지어먹을 때 섞기도 한다.

오메기떡은 뜨겁게 만들어져 구입 당시에도 살짝 온기가 남아 있었다.

이 떡의 최대 단점은 쉽게 상한다는 것이다.

떡 3개를 집어먹고 나머지는 그 다음날 먹으려고 남겨두었는데 모두 상해버렸다.







게스트 하우스 근처의 식당에서 60000원쯤 하는 백반을 먹었는데 진수성찬이 나왔다.

돔베고기와 옥돔구이, 게장이 나오고 잔반찬이 깔렸다.

식사가 맛있어 소주를 마시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주도에선 항상 이렇게 식사를 잘해서 늘 좋은 기억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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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