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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07 일본 나라(사슴공원, 도다이지), 오사카(교세라 돔)
해외 유랑기2017. 12. 7. 20:28

4년 전 일본여행.

JR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오사카에서 나라와 교토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사카-교토-나라만 여행하는 여행객이라면 간사이 쓰루 패스(스룻토 간사이 패스) 2일권이나 3일권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또 오사카 시내만 구경할 경우 오사카 주유 패스가 간사이 쓰루 패스보다 유리하다.

(사실 각 패스들은 '여행을 싸게 잘 다니는 사람들의 여행비'보다 비싼 편이다. 

그러나 잦은 길헤맴이나 변덕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다. 여행 초보자들이 쓰면 시간과 감정 소모를 훨씬 줄일 수 있다. 

특히 패스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의 감정적 부담감은 엄청나게 차이 난다.)


숙취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9시에 출발.


나라에 왔습니다.

숙취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날.


뭐가 유명한 건지(하나도 모름)

일단 도다이지(동대사)로 이동을 합시다.

나라역에서 30분 넘게 엄청 걸어야 한다.


가는 길마다 보이는 사슴들. 

그리고 곳곳에 사슴 센베(사슴이 먹는 과자)를 팔고 있다.

사람이 먹어도 되는 과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슴은 정말 좋아한다.

사람에게 별 관심을 안 보이던 사슴들도 센베만 사면 가까이 온다.


사슴이 엄청 많다.

길도 막는다. 완전 깡패다.

사슴똥도 많다. 밟아도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피해서 걸었다.


삥 뜯기 위해 만만한 관람객들을 물색하는 사슴들.

이 사슴들이 얼마나 영악하냐면 약해보이는 사람들에겐 가차 없이 달려들어 사슴 센베를 뜯어간다.

물고 들이받는 등 엄청나게 위험하니 절대로 주의할 것.

센베를 파는 상인에겐 접근하지 않는데, 센베를 산 관람객에겐 가차없이 달려든다.

사슴은 어떻게 구입한 센베만을 노리도록 훈련받았을까? 

상인과 사슴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는 걸까?






사슴 공원을 지나면 일본 화엄종의 본산인 도다이지(동대사)가 나온다. 

사진은 대불전. 높이 47.5m,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로 커다란 비로자나불이 안치되어 있다.



비로자나불(盧舎那仏像),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모두 설법을 전하는 부처이다.


허공장보살상(虚空蔵菩薩)



도다이지를 보고나니 몹시 배가 고팠다.

이날 아침을 안 먹었던가?

근처의 시장골목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기분 좋은 아케이드


시원한 냉소바를 먹고 싶었다.

그런데 소바집에 들어가 튀김소바를 달라고 하니 따뜻한 온면이 나왔다.

 날씨도 후덥지근 한데.... ㅠ

알고보니 냉소바가 따로 있었는데, 내가 온소바를 시킨 모양이다.

국물은 우동국물, 튀김도 맛나고 시소잎도 향긋하고 면도 맛있었다.


나라에서 유명하다는 감잎스시(카키노하스시) 집을 발견했다.

감잎으로 초밥을 감싸 포장을 한 음식이다.

초고등어를 넣은 초밥이 유명하다.

이날 한 팩을 사다가 야구장에 가서 먹었다.

도시락처럼 가지고 다닐 수가 있는 초밥이라 시큼한 맛이 일반 초밥보다 쎄다.

일본의 옛 스시와 맛이 흡사하지 않을까?







이 날 너무 지쳐서 숙소에 돌아가 낮잠을 조금 잤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께서 하시는 크레이프집을 발견해서 망고크레이프를 먹었다.

처음 보는 음식이라 신나게 먹고 사진도 찍었는데, 지금 한국에서 찾아보면 흔해 빠졌다. ㅋㅋㅋ


한숨 낮잠을 자고 야구장으로 향했다.


오릭스 버팔로즈의 홈구장인 교세라 돔.

버팔로즈는 퍼시픽 리그에 속해있다.

그러나 오사카의 많은 시민들이 오사카 인근의 한신 타이거스 팬이다.

심지어 한신 팬이라고 하면 엄청나게 친하게 대우해준다는 듯.

한신 난바선을 타고 왔는데, 그 날 한신 저지를 입은 어린 아이를 봤다.


이 곳에 왜 왔냐 하면은 (내가 야구를 좋아하지만...) 이대호 선수를 만나러 왔다.

무려 갑자원(한신 타이거즈 홈구장)을 포기하고 이곳을 왔다는 거.

이대호 선수의 경기를 두 눈으로 똑바로 보기 위해서!!


이곳이 바로 관서 유일의 돔 구장이다.(관동에는 도쿄돔이 있다)

허구연 선생님께서 앉으나 서나 그렇게 바라마지 않으셨던 그 돔구장(한국에는 2015년 고척돔이 개장했다.)!!!

하지만 사실 이대호 선수 아니면 찾아와 볼 생각도 안할 구장.....


마침 버팔로스의 팀 잡지에 이대호 선수가 표지를 장식하였다.

정확하진 않은데, 당시 이대호 선수가 14타석 연속으로 안타가 나오지 않아 부진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맥주를 따라주는 여자직원에게 맥주 한 잔을 샀다.


오 이대호 선수.

제가 당신을 보러 왔어요.


타석에 들어서는 이대호 선수. 이 날 2회 말 이대호 선수가 첫 타자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이 날 오릭스의 첫 안타였다.

어떤 한국 사람이 '쌔리라!' 하고 소리쳤다.

이 날 이대호는 4타석 2안타, 1볼넷, 1 우플.

그간 부진을 씻어내는 좋은 경기였다.

부진은 뭐. 이 날 3할 2푼에 15홈런인가 그랬는데. 솔직히 이대호가 다 했지.

경기는 오릭스가 이겼던 걸로 기억한다. 2:4였던가.


재미있는 응원을 봤다.

중간에 풍선을 나누어주는데, 바람을 넣어서 들고 음악에 맞춰 흔들다가, 음악이 끝나면 풍선을 공중으로 날린다.

풍선이 바람 빠지면서 공중으로 솟구치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응원이었다.






오릭스 버팔로즈만 이렇게 응원하는지?

응원단이 외야에 있고, 끝없이 악기를 가지고 응원을 한다.

일반 관중은 가끔씩 노래를 따라부르지만, 전체적으로 자기 할 일을 하며(먹을 걸 먹고) 경기를 보며 떠든다.

한국에서 관중들이 소리지르며 응원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9회는 보지 않고 나왔다.

한국에서도 야구를 9회까지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왜냐면 한화는 늘 일찍 대량실점하고 공격을 접으니까)

숙소 가서 술 마실 생각으로 ㅋㅋㅋ


전날 왔던 도톤보리에 다시 왔다.

구리코상 근처에 있는 커다란 게딱지.


오사카에서 유명한 음식으로 다꼬야끼가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흔해빠진 게 다꼬야끼지만, 본토의 타코야끼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난바까지 찾아갔다.

호객행위에 끌려 비교적 한산한 가게에서 한 판을 포장했다.


이날 집으로 가는 길을 못찾아 난바에서 엄청 헤맸다.

포켓 와이파이가 없는 여행자의 슬픔 ㅠ


551 호라이 만두와 함께 다코야끼와 함께 저녁식사, 그리고 하루를 마감했다.


다꼬야끼라고 부르는 게 편한데, 어디는 타코야끼라고 부르기도 하고.....

아무튼.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