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설렁탕이나 곰탕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국물에 고기 몇 점 올라가지도 않는 국밥을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지 않았다. 아주 가끔 갈비탕을 먹기도 하지만, 그 경우엔 갈비가 먹고 싶어서 먹는 거였다. 특히 설렁탕은 싫어하는 편이다. 설렁탕에는 뭐가 없어도 너무 없다. 소면따위나 넣어 배를 채우라는 건 더더욱 싫다. 그런 것들은 집에서 해먹는 곰국보다 나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반면에 나는 <하동관>을 무척 좋아한다. 국물도 국물이지만 고기도 굉장히 좋다. 이상적인 곰국의 형태랄까? <하동관>은 7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노포 중 노포이다. 늘 갈 때마다 사람이 붐비는데 어르신들이 많다.
기본 상차림, 특곰탕.
차린 게 뭐 없다. 게다가 곰탕집이라 사이드 메뉴다위도 없다. 하지만 국물을 그릇에 거의 꽉 채워 내어 놓는다. 서빙하시기 힘들 것 같다.
특곰탕의 고기들. 살코기와 차돌박이, 소 내장등이 들어가 있다.
곰탕, 특곰탕, 15공, 20공 순으로 가격이 올라가고 담기는 고기의 양이 올라간다. 그냥 곰탕이라면 서너 점 정도의 고기가 올라간다. 특곰탕부터는 소의 내장(천엽따위)이 들어간다.
어렵게 명동 교자에 왔으니 특곰탕 이상을 먹어야 한다. 보통이 12000원이고 특곰탕이 15000원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파를 수북히 담는 것을 좋아한다. 서울식으로 담근 김치와 깍두기와 함께 먹는다.
깍두기 국물(깍국)을 달라고 하면 주전자로 갖다가 따라주시는 것 같다. 나는 깍두기 국물까지 넣어 먹을 정도로 비위가 좋지 않다.
국물이 미지근 하다. 어떤 사람들은 곰국 펄펄 끓는 것을 내오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사람의 미각은 체온과 비슷할 수록 잘 느낀다. 차고 뜨거운 것은 나름의 매력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가장 좋은 맛과 향은 미지근할 때 느낄 수 있다. 밥을 토렴해 놓았으니 식은 국밥을 먹을 일은 없다.
국물이 깔끔하고 고소하다. 내장이 들어갔지만 잡내도 하나 없다. 특곰탕을 먹으면 고기도 푸짐하니 너무나 만족스럽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이렇게 장사하고도 매일 남는 국물이 없단다;;;; (매달 첫째, 셋째주 일요일 휴무)
저녁 장사를 하지 않아 명동 본점을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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