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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09 일본 히메지, 고베(고베규, 주조 박물관)
해외 유랑기2017. 12. 9. 19:17

4년전 일본 여행 중.


이건 팁 중에 하나인데, 늦은 것 같지만 지금이라도 이야기 해보면.

난생 처음 가는 관광지를 조사 전혀 안 하고 가는 게 편하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능숙하게 가는 방법은 있다.

무조건 Information 부스를 찾아라.

내 경우엔 대중교통에서 내리면 곧장 여행 안내 서비스를 해주는 Information 부스를 찾아갔다.

여행 안내 서비스는 물론 한국어 팜플렛도 구할 수 있다.

한국인이 많이 드나는 나라엔 한국어 팜플릿도 구할 수 있다.

지역 팜플렛에는 지도, 주요 관광지, 요금, 가는 방법 등이 아주 자세히 나와 있다.

숙소,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얻을 수 있고, 당일 관광지 지하철역이나 기차역, 매표소 등에서 구할 수 있다.

Information 부스는 기차역 등에 꼭 있는데, 찾아가면 영어, 한국어로도 설명을 받을 수 있다.

꼭 팜플렛을 부스에서 점검하고, 목표를 세운 다음, 궁금증이 생기면 바로 information 담당자에게 질문을 해보자. 적어도 영어로 설명 받을 수 있다. 그들의 업무인 이상 무조건 친절하게 설명 해주며, 한국인이라고 밝히면 한국어 책자를 놓고 설명해주기도 한다.

최고의 관광지를 소개해달란 말을 부탁하면 으레 몇 가지를 선택해준다.



오전 8시. 오사카의 숙소에서 나와 신칸센을 타러 갔다.

히메지를 가기 위해서이다.

오사카에서 히메지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는 방법이 따로 있지만, 나의 경우엔 JR패스가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성, 히메지 성을 보러 갔다.


이른 아침.

식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에키벤(에끼벤?)을 샀다.

에키벤은 역에서 파는 도시락(駅売り弁当)의 줄임말로 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이다.

일본은 유난히 지역별로 특색있는 역 도시락을 개발 판매하는 데 열을 올려서 700여 가지가 넘는 에키벤이 존재한다. 각 지역의 특산물로 도시락을 만드는 건 물론이다. 기차를 타는 것 이외에 도시락을 먹는 것도 굉장한 즐거움 중에 하나이다.

가격은 보통 800~1500엔 선.

가성비가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편이다.

무엇보다 여행하는 행복한 느낌이 든다.


도시락 먹으며 룰루랄라 하는 사이에 열차는 히메지 시에 도착했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 도시이다.


이곳에 <히메지 성>이 있다.

역에서부터 멀리 무엇인가 보인다.

아 왔다.

우아한 백로성(白鷺城)으로 우명한 그곳.

근데 뭔가 이상했다.






뭔가 이상한데. 공사중인가?

왜 벽이 쳐져 있고 그림을 그려놨담?

너무 이른 시각이었는지 이 날 사람도 별로 없었다.


히메지 성의 고양이들.

과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아저씨.


가까이 오니 성의 매력적인 모습에 감탄했다.


천수각을 가기 전에 박물관이 있길래 들어섰더니, 성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성벽에는 많은 방들과 복도가 있어 여러 방향의 창으로 내외부를 환히 볼 수 있었다.

채광 이외에도 여러가지 목적(방어)이 있는 창문들인 것 같았다.


좁고 가파른 나무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도 올라가야 한다.

천정이 낮았다.


성의 내외부가 모두 보이는 복도.

이 날 사람이 별로 없어 한가했다.


박물관에는 여러 설명과 함께 모형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여자의 숙사.






내부엔 두 여자 모형이 무언가의 카드 놀이를 하고 있다.

점괘를 본다고 써있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


성벽 내부를 둘러보고 나와 히메지성의 천수각쪽으로 따라 올라간다.

벽의 상태가 아주 높고 좋다.


가는 길에 특별관에서 일본 장수들의 갑옷을 전시했다.

V자의 뿔이 달린 투구와 넓직하고 펌퍼짐한 갑옷 오오요로이(大鎧).

이 형태는 멀리서 쏘는 화살을 막기 위함이라고 알려져 있다.


성에는 큰 우물이 있다.

성에 우물이 있는 것은 오랫동안 전투를 하고 버티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근처의 설명에서 본 건지, 아니면 내 상상일 뿐인 건지. 확실하지가 않다.


가파른 고갯길. 곳곳에 아래를 향해 화살을 쏠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사진에서 우측 창 아래도 성으로 올라가는 길 중 하나다.

돌을 떨어 뜨릴 수도 있고 뜨거운 물을 부을 수도 있겠다. 

각 길마다 쇠를 덧댄 나무문이 있었는데, 얼마나 방어에 신경을 썼는지 잘 알겠다.


다행히 천수각에 다다르자 천수각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입장료를 내고 엘레베이터에 타 히메지 시가도 사진 한 방. 


천수각 공사 현장.

천수각은 일본 성의 가장 큰 누각을 말한다.

천수각이 그대로 남아 보존된 곳은 일본에서 단 12곳, 히메지 성은 그중 천수각이 국보로 정해져 있는 다섯 곳 중 하나이다.

이 당시에 올라가보니 여러 사람들이 수리 중이었다.

히메지의 역사, 수리 및 보존 방법에 대한 여러 자료들을 전시해 두었다.


천수각에서 내려와 본 다른 누각.

과연 그냥 누각도 고풍스럽고 매우 보기 좋다.

천수각은 다음에 좋은 기회 때 찾아와야지하고 마음 먹었다.


신칸센을 기다리며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직원이 마침 전에 먹었던 일본 스타벅스 한정판 메뉴를 시식해보라며 작은 컵에 담아주셨다.

아 먹어봤던 건데.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신칸센을 타고 돌아가는 길에 엄청난 빗방울이 쏟아졌다.

오사카로 곧장 돌아가긴 그렇고, 중간에 고베를 들르기로 했다.

고베하면 뭐가 생각나냐?


그렇다. 일알못이지만 고베 하면 고베규가 유명하지 않은가?

NBA의 유명한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의 아버지가 너무나 고베규를 좋아해서 아들 이름을 KOBE라고 지어버렸고, 그의 이름이 코비가 되었다.(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고베규가 유명해진 것은 고베가 서양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여 육우를 사육했기 때문이란다.

고급 쇠고기를 먹을 수는 없으니 가격이 저렴한 산노미야역의 스테키란도(ステーキランド).

(스테키란도라면 '스테이크 랜드' 란 뜻이겠지?)

가격이 생각이 안나는데 2000엔쯤 썼던 것 같다.


깍둑 썰어주시는 중.

테판야끼 좋죠. 좋아합니다.


스테끼란도의 기본 상차림.

마늘후레이크도 듬뿍 준다.

일본은 샐러드가 맛있다. 특히 토마토는 한국과 비교해서 월등히 뛰어나다.

한국 찰토마토 너무 맛없다.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토마토만큼 질기고 딱딱한 토마토는 먹을 수가 없다.

니 찰토마토 너나 맛있지.


고기를 먼저 구워주신 후 숙주도 후다닥 볶아주신다.


오.... 네 좋군요.

고베규라곤 하지만, 얼마나 맛있는 걸 기대하겠습니까.

일본 쇠고기 맛이나 보자 하며 온 거죠.

사실 이정도 고기는 한국에서도 막 먹어도 찾을 수 있습니다.

항상 주장합니다만, 돈을 쓴 만큼 음식은 맛있어집니다.

음식의 맛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가격'입니다.


역 주변이 재미난 것들이 많았는데, 일본에는 오락실에서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다.

진짜 트레이드 카드를 사서 실물 카드로 게임을 하는 것이다.

플레이하는 사람을 찍을 수가 없어서 빈 게임기만 찍었는데,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뭐가 뭔지 몰라도 정말 신기했다.





이제 어딜 가야 하오?

고베 역에 왔으니 뭐라도 구경해야겠는데 전혀 모르겠다.

그래서 역에 있는 여행안내 팸플릿을 꺼내 보았다.

아. 고베는 양조장이 유명하군요?

주요 양조장들을 지도에 표시해 두었는데, 가장 가까운 양조장에 걸어 가기로 했다.

3km 걷는 건 누워서 떡 먹기(아닙니다. 절대)지.


마침 걷다보니 효고현립미술관이 나타났다.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중간에 길을 이탈했다.

사진은 미술관 옥외 조형물 중 하나인 오시 자킨의 '거처'


옥외 조형물 중 하나인 신구 스스무의 '아득한 리듬'

상당히 큰 미술관 중 하나였는데, 관람을 할까 말까 주저하다가 말아버렸다.

마침 피곤함이 엄습했는데, 원래의 목적을 잃게 될까봐 얼른 빠져나왔다.


사와노츠루 주조 박물관.

1717년 창업한 주조회사 <사와노츠루>의 자료관이다

일본 사케의 주조 방식, 주조 도구 등을 볼 수 있다.

10:00~17:00 개관, 수요일은 휴무이다.(공휴일엔 개관)

고베 지역은 예전부터 주조장이 많이로 유명했다. 고베에는 이 주조장 말고도 다양한 주조장이 있고, 각 주조장마다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입구에는 커다란 술통(으로 보이는 것)들이 쌓여 있고, 입장료는 무료이다.

이곳에 가려 하는 사람은 제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바란다.

지하철 역에서 걸어왔으나 너무 멀다. ㅠㅠㅠㅠㅠ

이 날 너무 덥고 습하기도 해서 고생을 좀 했다.


술을 담는 항아리부터


쌀 씻는 통이었던가?


갖가지 주조 도구들을 전시했다.

이 주조장만 해도 술을 만든 지 300여년이 넘었다고 하니 엄청난 역사이다.

이외에도 술을 만드는 방법 등을 그림으로 친절하게 설명해 두었다.


전시장이 끝나면 이 사와노츠루 주조장에서 주조한 술을 판매하는 매장이 나온다.

할아버지 제사 때 쓸 청주 2000엔짜리를 하나 사가지고 나왔다.

향이 무척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오후가 약간 지나있을 뿐인데, 어깨는 천근만근이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은 왜 이리 먼지.

이 날은 오사카로 돌아가기로 한다.





Posted by 기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