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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31 빛을 내뿜는 물고기
페이지2017. 12. 31. 13:39


출처:Reddit

카디널피쉬(Cardinalfish)가 밝은 빛을 뿜는 불을 뿜습니다. 이 작은 물고기가 어떻게 불꽃을 내뿜을 수 있는 것일까요? 사실은 이 물고기가 내뿜는 것은 불꽃이 아니라 패충강(ostracods)에 속하는 작은 생물입니다. 패충강은 작은 갑각류의 종류로 담수와 해수를 가리지 않고 살아가는 동물성 플랑크톤(Zooplankton)의 일종입니다. 종류도 다양해서 약 13000여 종이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패충강을 내뱉는 카디널피쉬: Nature Picture Library/Alamy Stock Photo

이 패충(오스트라코다, ostracod)은 물고기에게 잡아먹히는 순간, 빛을 내뿜어 목숨을 구했습니다. 물고기가 만약 이 패충을 그대로 삼켜버렸다면 이 작고 투명한 물고기도 빛을 내게 될 것입니다. 포식자가 가득한 어두운 물 속에서 빛을 낸다는 것은 '나 여기 있어'라고 알려주는 꼴이 되어버리지요. 물고기는 하는 수 없이 패충을 뱉어내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패충강에 속하는 생물들은 물고기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빛을 사용했습니다.


빛을 내는 해파리: 일본 오사카 가이유칸(해유관)


이 빛은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이라는 이름의 현상입니다. 자연에서는 반딧불이부터 버섯까지 다양한 생명체들이 빛을 낼 수가 있습니다.

 이 빛은 촛불이나 전등과 달리 열을 내지 않는 빛이라 여겨졌죠. 기원전 로마의 정치가였던 플리니우스는 해파리를 두고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빛이 사라지면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물고기, 사람들이 씹거나 만지면 반짝거린다." 


이것은 루시페린(luciferin)이라는 발광물질에 의한 광생성 작용입니다. 루시페린이 ATP에 의해 활성화되면 활성루시페린이 되는데, 이때 루시페라아제(luciferase)에 산화되면서 빛이 발생합니다.


우미호타루 라는 이름의 패충강: cDNA Cloning and Characterization of a Secreted Luciferase from the Luminous Japanese Ostracod, Cypridina noctiluca Biosci. Biotechnol. Biochem., 68 (3), 565–570, 2004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이 현상을 이용하기 위해 우미호타루(Umihotaru)라는 이름의 패충강을 길러 생산했습니다. 지하 깊은 곳의 벙커 속처럼 어두운 곳에서 지도와 서신을 읽기 위해서였죠. 우미호타로에 물을 부으면 배터리가 없어도 빛을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선박들이 지나가면 그 자리에 떠 있던 발광 플랑크톤은 푸른 빛을 내뿜습니다. 이 빛은 은밀하게 이동해야 하는 해군에게는 큰 문제거리였습니다. 독일의 유보트가 비밀작전을 수행하려다가 빛을 내뿜는 바다를 보던 영국해군에게 들켜 침몰당하고 말았죠. 그래서 해군들은 이 발광현상을 이용해 잠수함이나 어뢰를 추적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와편모조류(dinoflagellates)에 의해 나타나는 발광현상: 뉴저지 매너스콴, wikipedia


1954년, 제임스 로벨 주니어(James Lovell, Jr.)는 폭풍우가 치는 밤에 전투기 임무 중 고장 사고를 겪습니다. 계기판이 완전히 꺼져 캄캄한 콕핏 안에서 남게 되었죠. 그는 어두운 밤하늘 위에서 해변에 펼쳐진 발광현상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지표 삼아 착륙하여 무사히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제임스 로벨 주니어는 이렇게 살아남아 훗날 아폴로 13호의 우주인이 되었습니다.


패충강에 속하는 갯반디(Cypridina)를 성공적으로 연구했던 오사무 시모무라(しもむら おさむ)는 미국으로 넘어가 해파리의 발광현상을 연구하게 됩니다. 그는 해파리로부터 청색 빛을 내는 아쿠아린(aequorin)이란 물질을 추출해 냅니다. 그리고 운 좋게 녹색 빛도 내는 녹색형광단백질(green fluorescent protein)도 발견했습니다. 시모무라는 이 공로로 2008년 노벨화학상을 타게 됩니다.


자외선을 쐬여 GFP(녹색형광단백질)을 표지한 체내 물질의 위치를 탐색할 수 있다:wikipedia


현재는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피부이식으로 GFP를 내는 우파루파(axolotl, 맥시코 도룡뇽)도 만들고요. 생물발광을 바이러스에 표지하는 방법도 만들었습니다. 이 방법을 이용해 암세포가 발광하도록 하여 추적하는 방법도 개발되었지요. 형광 태그 방법으로 수술을 하는 방법도 개발되었습니다. 참 신비로운 현상이지요.











Posted by 기도하